줄어드는 아이들 넘치는 보육시설
줄어드는 아이들 넘치는 보육시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7.25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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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길선/진주시의원(새누리당)

 
지난 5월 4일 진주시 보육정책을 심의하고 결정하는 진주시 보육정책위원회 위원단 위촉식이 있었다. 이 날 이창희 진주시장은 좋은 교육도시의 전제 조건이 좋은 보육도시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는데, 저출산으로 미래 동력을 상실하고 있는 보육 현실을 생각해 볼 때 보육정책위원들의 어깨가 무거울 것 같다. 우리 진주시만 보더라도 2012년을 앞두고 조사한 보육시설 수급현황에서 저출산 시대가 얼마나 무섭게 다가오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총 335개 보육시설 정원은 1만 5천명을 넘지만 현원은 1만 1천명 수준으로 충원율이 75%에도 이르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유치원의 경우는 총 56개소 5,300명 정원에 현원은 3,500명으로 충원율이 66% 정도 밖에는 되지 않는다. 본의원을 비롯한 많은 정치인들과 지역사회 보육관련 전문가들이 무차별적인 보육시설 난립을 막아야 한다고 여러 차례 역설한 데에는 이러한 진주의 어려운 보육 현실이 있음을 말하고 싶다. 그러나 진주 망경동의 c사찰에서 이러한 진주의 사정에 아랑곳하지 않고 대형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설립한다는 소식은 많은 사람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망경동 일대는 소규모 보육시설들이 많고 보육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정원 충족률이 60%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하는 곳이다. 이런 곳에 대형 보육시설이 들어서게 되면 소규모 보육시설들은 과당경쟁으로 인해 경영압박을 받을 것이고 보육 교사에 대한 처우도 나빠지게 되며 이는 결국 우리 아이들에게 질 낮은 보육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현재 망경동 지역의 어린이집 과다 공급과 경영 위기를 생각해 볼 때 앞으로 c사찰이 대형 보육시설을 열게 되면 소규모 보육시설들이 차례로 쓰러지게 될 것은 불 보듯 훤한 일이다. 이 또한 우리 아이들로 하여금 친숙해진 공간과 친구들, 사랑하는 선생님을 모두 앗아가는 최악의 결과로 돌아갈 것이다. 이미 여러 차례 보육시설 관계자들이 c사찰을 방문했지만 사찰 측의 대형시설(500명이상규모) 설립은 계속 고수하고 있으며 유치원, 어린이집 신설이 영리목적이 아니라 포교목적 이라고만 강조했다고 한다. 그러나 지역사회에 불교를 포교하고 아이들을 위한 순수한 마음으로 현재 시설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면 이는 잘 못 짚어도 한 참 잘못 짚은 것이다. 대형 시설을 설립하는 순간부터 망경동 일대에 보육.교육시설 과당경쟁이 시작되는 것이며 이는 앞서 말한 듯이 결국 우리 아이들을 피해자로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보면 중소상인들이 쓰러지는 것도 외면하며 골목골목까지 대형마트(SSM) 설립하는 데 정신이 팔려있는 대형 유통 기업의 횡포가 생각나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아마도 c사찰은 이러한 무시무시한 결과까지는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더더욱 소통과 대화의 장을 만들고 상생 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얼굴을 맞대고 만나야 한다. 생계유지를 위해 처절한 몸부림으로 오늘도 일인 다역을 마다하지 않는 어린이집 원장들의 밥그릇을 완전히 뺏어버리는 일만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부처님의 자비실천을 몸소 가르치고 행동하는 사찰이라면 힘없는 소규모시설 원장들의 생계를 위한 하소연과 아이들을 생각하고 진심으로 걱정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진주시와 보육정책위원회도 이러한 상황에 적극 나서야 한다. 영유아보호법과 시행규칙은 지자체로 하여금 보육시설의 수급현황을 분석하여 보육계획에 반영토록 하고 보육시설이 난립하는 경우에는 보육시설 인가에 제한을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 영세한 보육시설들이 생계에 위협을 받게 되어 우리 아이들이 최종 피해자가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매년 보건복지부가 지침으로 내리는 보육사업 안내 지침서에 명시된 보육시설 사전상담제가 바로 이번 c사찰의 보육시설 설립건에 딱 해당된다고 본다. 불교 정신을 지역사회에 전파하고 실현하는 것이 진정한 목표라면 c사찰은 지금이라도 마음을 열고 서로 상생하는 길로 협의에 나서야 할 것이다. 유관선사께서 하신 말씀 중에 “도는 항상 바로 눈앞에 있다”라고 하셨다. 도를 구하고 중생을 구제하는 것이 부처님의 진리 일진대 우리가 존경하고 따르고자 하는 그 자비심으로 바로 이 문제부터 지혜롭게 대처해 주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진정한 불심이 무엇인지 행동으로 보여 주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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