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교사제 보완 시급하다
수석교사제 보완 시급하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7.29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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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갑/뉴시스 교육·학술 전문기자

 
학교운영은 학생을 잘 가르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 그러나 우리 교육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학교운영은 관리·감독 기능에 치중했고, 교원인사행정도 가르치는 교사보다 교감, 교장이나 교육연구사(관), 장학사(관) 등 교육전문직이 우대받는 구조였다.

많은 교사가 학생 교육보다 교장승진에 관심을 더 쏟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관리직 중심의 교직풍토 때문이다. 학교에서 학교폭력이 발생했을 때 공개를 꺼리는 것도 학교가 학생보다는 관리·감독 책임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그간 교사는 근무평정, 능력개발평가, 성과상여금평가 등 각종 평가에서 가르치는 일보다 공문서 처리 등 행정업무를 잘해야 좋은 평가를 받았다. 관리직 중심의 교직구조가 권위주의적인 교직문화를 확산시키고, 교원과 학교의 자율성을 위축시켜 교육의 다양성을 해친다는 지적도 끊이질 않았다.

이러한 교직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1년 전 수석교사제가 법제화됐다. 올해 3월1일부터는 1144명의 수석교사가 학교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다. 교총은 25일 '수석교사 법제화 1주년 기념식'까지 개최했다. 그러나 수석교사제가 정착하기 위해 보완할 과제가 적지 않다.

교원의 양성과 연수, 평가, 보수제도 등과 종합적으로 연계하여 관련 인프라를 지원해야 한다. 수석교사 양성과정을 별도로 설치하고 연수를 더 내실화해야 한다. 수석교사의 역할과 직무에 맞는 평가체제도 정교하게 마련하고 교감, 교장에 상응하는 보수체계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

수석교사의 질과 자격을 엄격히 관리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국가 수준에서 수석교사의 자격과 전문성에 대한 기준과 방법을 명확히 해야 수석교사의 권위가 확보되고, 학교 내외로부터 우대받고 존중받는 분위기가 확산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수석교사제 도입 당시부터 요구되었던 ‘선임교사’를 신설해야 한다. ‘2급 정교사, 1급 정교사, 선임교사, 수석교사’로 연계되는 4단계 자격발달단계를 구축해야 교직 생애에 맞는 교원자격체계가 실현될 수 있다.

영국에서는 법적 근거와 별도의 보수체계를 마련하고 전문기관의 엄격한 자격 및 심사기준을 적용하면서 자격을 관리하고 있다. 호주에서는 교사 전문성을 기준으로 교사직에서 4개의 교사 자격체계(신규교사-역량교사-성취교사-전문 지도자급 교사)를 구축하여 교사자격의 지속적인 발달을 유인하고 있음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수석교사가 학교별로 배치되기 위해서는 교사 증원은 필수적이다. 합리적인 배치기준도 마련해야 한다. 특히 수석교사 확대를 위한 재정확보가 중요하다. 학교단위에서 수석교사가 제 역할을 하도록 교감, 교장과의 명확한 직무 구분도 필요한 일이다.

수석교사제는 2급 정교사, 1급 정교사, 수석교사로 이어지는 교수(敎授)중심의 교직구조이다. 수석교사는 교육경력 15년 이상 교원 중에서 학교에서 추천하여 시도교육청의 선발, 연수, 자격부여, 임용의 과정을 거친다. 수업시수는 2분의 1이 경감되고 연구활동비 40만 원이 지원되며 4년마다 재심사를 받는다.

수석교사는 높은 교육 전문성을 바탕으로 수업활동과 학생지도, 인간관계, 학급운영 등에서 탁월한 지도력을 발휘하는 최고의 교사이다. 학교와 교육청에서 수업컨설팅, 교육과정·교수학습·평가방법 개발보급, 신임교사 멘토 등 해당 교과의 수업지원 활동뿐만 아니라 학교폭력 등에 대응하여 생활지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사를 대상으로 생활지도 컨설팅도 병행한다.

수석교사의 역할에 따라서는 학교에 많은 변화가 기대된다. 30년 만에 현실화된 수석교사제가 이제 걸음마를 시작했다. 정부는 학교현장 관점에서 시행 과정상 제기된 문제를 진단하고 보완에 적극 나서야 한다. 정책을 낳기만 하고 기르지 못하면 아무런 쓸모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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