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과 인간의 유익
로봇과 인간의 유익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8.27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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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상/한국교원대 컴퓨터교육학과 교수

 
30여년 전 스타워즈에 나오는 움직이는 로봇이 사람들에게 ‘R2-D2’라는 뒤뚱거리며 굴러다니는 로봇이 제법 사람 목소리를 흉내 내었던 것이 신기하게 여겨지던 때였다. 약 1m 정도의 키에 사람의 머리나 두 팔과 다섯 손가락을 갖고 있어서 인간의 모습과 흡사하도록 보이게 만들었었다. 이 로봇에는 특수 카메라와 많은 센서를 갖고서 우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으로 설정되어 영화에 등장했었는데 당시 많은 사람들에게 로봇에 대한 꿈을 심어주는 역할을 단단히 했었다.
알려진 바와 같이 로봇(robot)의 어원은 1921년 체코슬로바키아의 극작가 카렐 차페크(Karel Čapek)의 희곡 R.U.R에서 처음 사용되었다고 한다. 원래 ‘로봇’이라는 단어는 체코어의 노동을 의미하는 단어 'robota'에서 나왔다고 알려지고 있는데 차페크는 이 희곡에서 로봇이 작업 능력면에서는 인간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활동을 하면서도 사람이 지는 감정이나 혼과 같은 것을 지니지 않은 인조인간을 지칭하였다. 이후에 로봇을 설계하고 제작하는 학문 분야인 로봇공학을 지칭하는 ‘로보틱스(robotics)’라는 단어는 미국의 과학자이자 작가인 아이작 아시모프(Issac Asimov)가 1942년에 발간한 단편에서 최초로 사용하였다. 아시모프는 이 소설에서 로봇의 긍정적인 면도 많이 부각시켰는데, 여기에서 로봇공학의 3원칙이라는 것을 제시하였다.
원칙1은 로봇은 인간을 다치게 해서는 안 되고, 게으름으로 인하여 인간에게 해가 되어 돌아와서도 안 된다. 원칙2는 첫 번째 법칙과 상충되는 명령을 제외하고는 로봇은 인간에 의해 주어진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원칙3은 로봇은 첫째 법칙과 둘째 법칙에 상충되지 않는 한도 내에서 그 자신의 존재를 보호할 수 있다는 이러한 원칙들이 자칫 말장난에 그칠 것 같지만 여러 가지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먼저 로봇은 인간이 만들었으므로 인간의 유익을 위해 일해야 하는 것은 자명하다. 그렇지만 인간이 서로 싸우는 경우에 그 로봇은 누구를 위해야 하는 지 판단을 내릴 수 없게 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인류 보편적인 가치와 인류애를 바탕으로 로봇이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는 로봇의 제반 법칙들은 인간간의 반목과 다툼에서는 난처한 입장에 빠지게 되고 마는 것이다. 군사용 로봇을 개발하여 사람대신에 전장에 투입하는 연구가 미국을 중심으로 많이 이루지고 있고, 관련 영화도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이런 경우가 해당되겠다.
로봇끼리의 전쟁이 이루어진다면 로봇은 자기를 보호하기 위하여 다른 로봇을 공격하는 것이 원칙2와 원칙3에 의하면 타당할 수도 있겠지만, 로봇이 인간을 공격하도록 명령받는다면 로봇은 과연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까? 사실 이 문제는 로봇이 지능을 가진 사람과 같이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질 때까지는 의미 없는 논의가 되겠지만, 로봇 그 자체도 사람이 목적을 가지고 만들기 때문에 결국은 인간의 책무성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람은 계속해서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하여 노력을 쏟게 되는데 그것이 비즈니스의 발전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고, 비즈니스는 재화를 발생시킴으로 인간이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을 멈춘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술의 발달에 따라 생성되는 새로운 기술들이 인간을 해치지 않고 인간의 유익만을 도모하는 사회는 결국 인간이 인간을 이롭게 하는 사회가 만들어질 때만이 가능해 지는 것이다.
미국의 한 지역에서 중동의 특정 지역으로 무인비행체를 보내서 살상을 하는 것이 가능해지는 이런 로봇기술 사회에서 로봇이 인간을 위한 섬김의 도구로서, 또 자신의 존재를 유지하기 위한 자구책을 사용해도 그것이 인간을 해지치 않은 상황은 남을 이롭게 하며 살겠다는 변화된 인간만이 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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