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시민의 대변자
진정한 시민의 대변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9.12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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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자/양산시의원(민주당)

 
의정활동은 민원 해결만을 하다보면 정작 해야 할 일을 간과하게 된다. 전과 후가 명확한 일은 결과가 빨리 드러나 스스로 성취감에 도취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담당공무원이 충분히 해결 할 수 있는 일을 민원인의 말만 듣고 의원이 섣불리 개입하게 되면 공무원은 무능력한 사람으로 낙인 되어 관계형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물론 행정력이 미치지 못해 적극적 개입이 필요한 경우에는 충분한 협의를 이끌어 내어 함께 협력하여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다.

민원인 앞에서 공무원에게 고성을 지르고 죄인 다루듯 하는 그런 행위를 접하다보면 부끄럽다못해 참담하기까지 하다. 4년짜리 선출직이 20년 행정가를 힘으로써 제압하려 드는 것은 자신의 무능을 인정하는 것과 다름없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법률적으로 타당한지를 파악하여 민원인이 억울해하는 것이 있다면, 논리적으로 접근해 해결해 나가야 한다. 공무원은 힘없는 서민을 무시해서 힘있는 의원 내세우니까 꼼짝 못하더라는 인식을 우리 스스로가 심어줘서야 되겠는가. 공무원이나 의원이나 시민을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다. ‘백성은 가난한 것에 분노하는 것이 아니라 불공정한 것에 분노한다’라고 했다. 그 불공정이 있다면, 그럼에도 공무원이 모른체 한다면, 그 불공정이 공무원으로 인해 빚어졌다면, 시민의 대변자인 의원의 개입이 필요하며 행정은 그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 순리이다.

기초의회는 예전과 달리 전문성을 갖춘 의원들이 늘고 있다. 그렇지 못 한 의원은 상대적으로 실력보다는 힘으로 승부를 걸려고 한다. 그러다보니 의원간에도 다툼이 잦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윤리강령 1호에 ‘주민의 대표자로서 인격과 식견을 함양하고 예절을 지킴으로써 의원의 품위를 유지하며, 주민의 의사를 충실히 대변한다’라고 조문에 명시되어 있는 것처럼 의원은 인격과 식견은 기본이다. 지방자치 관련 법령집이나 예산편성 기준 등은 필독하여야 함에도 책장에 장식품으로나 자리하고 있다면, 시민들의 신뢰를 과연 얻을 수 있을까.

작년인가 동료의원이 충고삼아 던지는 말이 ‘정의원 일 잘하고 열심히 한다고 재선 되는 줄 아냐 그렇게 아등바등 밤낮없이 뛰어봤자 아무 소용없다. 표되는 일만 해라’ 등등... 충격적인 말에 그 자리에서 분노 한 적이 있다. 설사 현실은 그렇다하더라도 의원 스스로가 이런 잘못된 발언을 한다는 것은 지탄받아 마땅하다. 해야 할 일을 망각한다면 똑똑한 유권자들은 분명히 표로서 심판 할 것이라 믿는다. 재선을 생각하고서 선심성 예산을 남발하다보니 선출직들로 인한 예산낭비가 심각한 수준인 것은 전국의 지자체가 같은 입장일 것이다. 누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묵묵히 시민편에서 대변인 역할을 충실히 하며 일을 찾아서 해야 하는 것이 기본 자세이다.

또한 의원 한사람 개인으로서는 할 수 있는 일에 한계가 있다. 의회 구성원인 동료의원들과의 공감대 형성에 힘써야 하고, 상호 예의를 지키고 합의점을 이끌어 내어 하고자하는 일에 탄력을 불어 넣어야 된다. 어떤 정책에 의견이 다르다하여 또는 토론조차 하지도 않고서 덜컥 언론을 이용하여 자신의 논리만을 앞세운다면 결국 그 피해는 제대로 된 정보를 접하지 못한 시민에게로 돌아간다.

이미 예산을 편성하여 진행하려 한 사업을 압력에 의해 하는 것처럼 그것으로 자신의 성과로 삼아 버리는 어이없는 현상으로 허탈해 질 때도 간혹 있다.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준비 단계에서 생기는 파열음을 좀 더 완화시키고, 부족한 부분은 충분한 자료를 수집하여 보완하고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시민들에게 드리기 위한 과정 속에 놓여 있는 것을 갑자기 터뜨려 버리면 의도된 결과가 아닌 반쪽짜리가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임기 2년을 남기고 있는 시점에서 좀 더 성숙된 의회상 정립을 위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 듯하다. 의회가 견제해야 할 대상은 의원 상호간이 아닌 집행부이다. 그럼에도 흑백을 구분하지 못한 채 집행부 거수기 노릇에 여념이 없어 의회를 분열의 상태로 치닫게 버려둔다면 거꾸로 가는 지방자치로서 오점을 남기는 우를 범하게 됨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때론 집행부와 동행하고, 때론 집행부의 잘못된 결정을 질타하며, 시민의 복리증진에 오류없는 의정활동으로서 시민들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형성에 앞장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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