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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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07.05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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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삼희/시인
지난 휴일 모처럼 부부동반 지인들과 가까운 삼천포 바다 나들이에 나섰다. 아침부터 장맛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하더니 서서히 비가 그치고 안개가 자욱하여 해무를 물고 있는 삼천포 해안 경치는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준다.
경남에서 가장 먼저 개장한 사천의 남일대해수욕장은 흐린 날씨라 그런지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별 눈에 띄지 않는다. 모래알은 여전히 은조개빛으로 눈이 부실 지경이다. 아득한 수평선 끝자락 안개로 인해 가려진 풍광은 무릉도원을 연상케 한다. 신라 말 고운 최치원 선생이 지나다가 경치에 반해 남쪽에서 가장 빼어난 경치를 가진 곳이라 해 이름이 붙여진 남일대해수욕장은 예로부터 조개껍데기가 부서져 생긴 모래로 유명하다.
시선을 끄는 동선이 하나 있다. 남여 한쌍이 뭔가 공중에 매달려 줄을 타고 있다. 친환경 레저 스포츠인 ‘에코라인 어드벤처(Eco-line)’라고 매점사장님의 친절한 설명이 이어진다. 어드벤처사가 남일대해수욕장에 길이185m짜리 에코라인을 동쪽상공에서 서쪽으로 이동 설치해 운영 중인 것이다.
에코라인은 코스타리카나 하와이 등 열대우림 정글지역 원주민들이 이동하기위한 교통수단에서 유래됐으며 짚 라인, 짚 와이어, 플라인 폭스 등으로 불린다.
팽팽한 줄에 달린 손잡이를 잡고 위에서 아래쪽으로 내려가는 것으로 짧은 순간 스릴을 즐기는 스포츠다.
호기심이 발동해서 계단을 타고 정상의 위치까지 올라가서 타보기로 했다. 높은 곳에서 올라 바라보는 해수욕장은 별천지처럼 높게만 느껴져 공포가 몰려온다. 200m하늘을 가르기를 통한 최강의 스릴을 즐기려면 용기를 내어 볼만도 한데 자꾸 다리가 후들거리고 있다. 유격 훈련처럼 장비를 착용하고 출발소리와 함께 눈을 감았다 뜬 순간,  해수욕장 맞은편 코끼리 바위가 눈앞에 다가와 있다. 바다 냄새가 물씬 창공으로 올라올 즈음 도착지에 발이 닿는다.
스릴은 너무 짧아 좌우를 바라 볼 수 있는 기회뿐인 것이 단점이다. 이런 짧은 거리를 타고 9000원이라는 이용료는 너무 비싼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현재 운영 중인 통영 케이블카는 국내 최장 길이 1975m로 남해일대 해수욕장 에코라인 보다 10배가 넘는 길이에다 안전성은 물론 통영 항과 한려수도 비경을 10여 분 간 한 눈에 아름다운 경치를 조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친환경 레저라고 보기에는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수 년 전 번지점프가 유행을 하다 사라지게 된 것도 이용료가 비싸고 안정성이 떨어지는 불확실한 장비로 인해 사라졌다. 요즘처럼 무더운 날씨에는 이열치열로 은빛 모래가 반짝이는 해변으로 나가 열기가 모인 모래찜질로 장마철 더위를 가볍게 날려보면서 삶의 재충전을 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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