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과의 눈높이
상대방과의 눈높이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9.1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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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인숙/진주보건대학교 관광계열 교수

세대 간 차이에서 시간상으로는 흔히 10년 주기를 말하지만 감성적인 소통 면에서는 2년이나 3년 주기로 변화되고 있다고 한다. 이런 변화는 해마다 신입생들과 상담을 할 때마다 느낄 수 있다. 그들은 ‘좋다, 싫다’ 구분이 명확하다. 그리고 무엇이라도 쉽게 얻으려는 태도가 엿보인다. 이런 모습들은 부모세대인 우리 교수들과 많이 부딪히게 하고 학생지도에서 고민에 빠지게 하는 부분이다.

얼마 전 교수법관련 연수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다. 대학에 근무하는 교수들이 모여 토론해보니 이것은 우리 모두의 공통문제였다. 먼저 성장배경을 두고 원인분석을 해보았다. 지금의 대학생 세대 부모는 1960년대 초중반에 출생하여 핵가족에서 제대로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많다. 고학력자들이 많아 자신의 아이들에게 최고의 교육환경을 제공해주고 아이들은 부족하지 않은 환경 속에서 성장했다. 또한 부모세대보다 형제자매가 적다 보니 더욱 많은 관심을 받으며 자랐다. 그리고 이 아이들은 ‘20년 평생’을 그저 공부하고 시험 보는 일에만 매진해 온 세대이다. 이들의 생활은 학교, 학원, 과외, 수능, 입시의 연속이었고, 자기주도적인 경험은 부족했다고 볼 수 있다. 더욱이 인터넷이나 휴대전화를 유아기부터 자연스럽게 접하다보니 그런 매체에 의존적이다.
학생들의 성향에 대해 구체적으로 연구하면 더 많은 특징을 알아낼 수 있겠으나 대략적으로 나열하자면 이와 같았다. 교수들이 서로 자신의 경험들을 이야기해보니 나 혼자만의 고민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전국적인 경향이기 때문에 이것을 단순히 세대차이로만 볼 일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우리가 그들을 이해하기 위해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일까.
우선 학생들의 상황에 공감할 필요가 있다. 일단 그들은 엄청난 지식과 정보제공에 지쳐있다. 사회가 매우 경쟁적이다 보니 정신적으로 고달프다.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은 알지만 피하고 싶다. 이런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학생들도 많지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일이면 쉽게 포기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여 우리 학과에서는 신입생들의 학교 적응을 돕기 위해 첫 학기에 실시하는 수업이 있다. 관광과의 특성을 살려 ‘관광안내실습’이라고 명명하여 진주 시내에 있는 관광지를 방문하고 소개하는 과목이다. 이 수업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팀을 구성하여 지정된 관광지 조사를 하고 마치 관광안내원처럼 나머지 급우들을 인솔한다. 수업 후반부에는 일주일 동안 학교생활을 돌아보며 서로를 칭찬해주는 시간을 가진다.
이 수업은 두 가지 목적을 가지고 진행된다. 하나는 지도력을 기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타인의 긍정적인 면을 보도록 유도한다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 앞에 서서 특정지역에 대해 설명해주고 이끄는 과정에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또한 작은 일이라도 칭찬받으면 학교생활을 더욱 신나게 할 수 있게 된다. 이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매우 좋다. 일단 일방적인 강의에서 벗어나는 점도 장점 중 하나이다.
중등시절 수동적이고 목적의식이 뚜렷하지 않은 학생들이 대학으로 들어온다. 그런데 사회는 취업과 동시에 사용가능한 명품인재로 만들어 내보내라고 한다. 그 사이에 대학이 끼어있다. 그렇다면 대학은 인성, 지성, 그리고 도전의식까지 갖춘 인재를 정해진 시간 안에 만들어낼 수 있을까. 주어진 시간 안에 완성품을 만들기는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작은 목표라도 달성하여 성취감을 얻는 연습을 거듭한다면 어려움을 감당해내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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