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는 상상과 현실을 구분할 수 있을까
뇌는 상상과 현실을 구분할 수 있을까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07.06 18:3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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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래혁/

한국뇌과학연구원 선임연구원
잡지 '브레인' 편집장

우리가 느끼는 감정과 생각, 기억 등 모든 것들은 실상 뇌에서 일어나는 작용이다. 심장이 뛰고 숨을 쉬는 자연스러운 생명현상에서부터 꿈을 꾸고 그 꿈을 현실 속에서 이루어나가는 의지와 용기, 노력과 인내 등의 정신작용 또한 마찬가지이다.
뇌에 담긴 정보의 질과 양에 따라 그 사람의 삶이 현실 속에 각기 다른 모습으로 투영된다. 인체의 총사령탑이자 오늘날 인류문명을 만든 창조성의 근원인 뇌에게 있어 무척이나 재미난 사실은 우리의 뇌가 상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인간은 외부로부터 받아들이는 정보의 약 70%를 시각으로 받아들인다. 망막을 통해 맺혀진 시각정보는 여러 전달경로를 거쳐 뇌의 시각영역에 해당하는 후두엽에 도착한 후 뇌 속에서 전체적인 이미지로 재구성된다. 반면, 상상의 이미지는 외부에서의 입력이 없이 뇌 속으로부터 형성된 이미지이다. 두 개가 입력된 경로는 다르지만, 뇌 속에서 재구성된다는 점과 결과적으로 뇌 속에서 하나의 영상으로 존재한다는 점은 동일하다. 그러면, 그 차이를 뇌는 인지할 수 있을까. 그 차이를 판단하는 의식의 주체는 누구일까.

우리는 꿈을 꿀 때 마치 현실처럼 느끼는 경우가 있다. 꿈인지 현실인지 그 차이를 인지하지 못한다. 의식이 깨어나고 외부환경과의 교류가 일어나면서 그 영상과 체험이 꿈이라고 깨닫는다. 따라서, 우리가 정보를 받아들일 때 의심 없이 믿게 되면 뇌는 상상과 현실을 구분하기 어렵다. 중요한 것은, 상상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지라도 뇌는 그 차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반응하기 때문에 현실에서도 많은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뇌의 몽매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셈이다.
상상의 힘을 쉽게 알 수 있는 것이 바로 "플라시보" 효과이다. "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는 간단히 말하면 약물효과가 없는 가짜 약으로 얻는 치료효과를 말한다. 플라시보란, "마음에 들도록 하자"는 뜻의 라틴어로 위약(僞藥;가짜약)을 뜻한다. 실제 내복약으로는 유당 녹말 등으로 형태 색깔 맛 등을 실물과 똑같이 만들고, 주사약으로는 식염용액 등을 써서 환자에게 진짜 약이라고 투여하면 실제 약 30% 정도가 유효한 작용을 나타낸다.
재미난 것은 심리적 반응으로만 여겼던 이 플라시보 효과가 실제 뇌에서 일어나는 작용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미국 미시간 대학 의과대학의 욘-카르 주비에타 박사는 의학전문지 "신경과학저널(Journal of Neuroscience)" 에 발표한 논문에서 가짜 진통제를 진짜라고 속여 먹였을 때 뇌에서 자연진통물질인 엔도르핀이 분비된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플라시보 효과가 단순한 심리적 반응일 뿐 실체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학설을 뒤엎은 것이다. 현재 신약개발시에는 플로시보효과를 기반으로 한 이중맹검사를 기본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어느 쪽이든 생각하는 대로 뇌가 반응한다는 사실이다. 긍정적 생각이 긍정적인 인체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 뿐 아니라, 그와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기쁘고 즐거운 심리상태가 되면 엔도르핀과 세로토닌이 분비돼 몸이 좋아지고, 괴롭고 힘든 심적 스트레스 상태에서는 코티졸과 노르에피네프린이 분비돼 실제 몸도 그와 같은 영향을 받는다는 것도 어렵지 않게 받아들여진다.
어느 쪽이든 뇌는 생각하는 대로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뇌의 메커니즘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명확하다. 긍적적 마인드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 강렬한 믿음이 함께 할 때 상상의 힘은 현실로 이어진다. 신체의 긍정적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시작해서, 삶 속에서 그러한 에너지는 고스란히 투영되어 나타나기 때문이다. 실제 삶이 변화하는 것이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브레인스크린’은 구체적 방법론과 원리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효과적이다. 
"창조는 상상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그 상상은 언젠가 현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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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환 2011-07-12 19:18:09
참 좋은 정보이군요...경남도민신문의 발전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