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상행정과 소음공해
탁상행정과 소음공해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07.06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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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은(창원시 진해구 경화동)
진해 경화동으로 이사온지 1년 반이 지났습니다. 아침마다 안민고개길을 조깅하면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굵은 땀방울을 흘릴때마다 개운한 느낌과 참 이사 잘 왔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토요일이나 휴일에는 아이들과 함께 걸으며 새소리, 물소리 들으면서 작은 아이가 "아빠, 저기 물소리"하고 서툰 발음으로 소리내면 쪼르르 같이 달려가서 물튀기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곤 했습니다.
그러나 6월 말부터 갑자기 이 조용한 숲속 산책로 가로등 밑에 스피커가 두대씩 달리더니 새벽부터 라디오 방송을 줄기차게 틀기 시작했습니다. 현대인은 항상 소음에 시달립니다. 원하건 원하지 않건 TV소리, 라디오 소리, 차량, 전화벨 어디서나 울리는 이런 일상에서 벗어나 조용한 숲속 길을 걷는 즐거움을 창원시 산림과 공무원의 탁상 행정이 뺏어갔습니다. 심지어 항의 전화에 대해 진해구청 민원과 공무원은 "네, 담당과에 연락하겠습니다"라고 한뒤 그 다음날에도 여전히 틀어대고, 다시 전화 했을때에도 같은 대답, 마지막으로 3일 째 담당자를 바꿔달라고 했을때는 계속, 여기 저기 돌려서 겨우 겨우 알게된 것이 창원시 산림과에서 틀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 담당자의 말, 여론조사도 해서 이것을 틀기를 원하는 사람도 있으므로 곤란하다는 어투의 대답을 들었습니다. 
공공 장소에서 그것도 시민이 낸 세금으로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일반 라디오 방송을 거의 듣는 사람도 없는 안민고개 숲속 길에서 하루 종일 틀어야 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여론조사 운운 하는 것조차 제 상식에서 이해하기 힘듭니다. 그 여론조사가 얼마나 객관적으로 다수에게 홍보된 채 이루어졌는지 알수 없고, 여론조사와는 상관없이 공공장소에서 그것도 조용한 숲속 산책로에서 주민이 조용히 사색하며, 새소리, 물소리 자연의 소리를 들어며 산책할 권리는 무시해도 되는 것인지 알고 싶습니다. 진해에서 잘 가꾸어진 목재 문화 체험장을 가도 이런 소음없이 숲속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창원시의 명소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이 곳에 자연과 함께 누리는 고요함을 찾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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