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 재미있는 그들만의 세상
숲 속 재미있는 그들만의 세상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07.07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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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숙/가야산국립공원사무소

자원보전과

최근에 산은 우리 국민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여가활동이나 휴식의 장소가 된 듯하다. 필자의 일터인 가야산국립공원에도 주말이면 사랑하는 가족 또는 직장동료들과 함께 많은 탐방객들이 찾아온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산의 멋진 풍경과 울창하게 솟은 숲에 환호하며 그 겉모습만 보고가기 일쑤다. 하지만 산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우리가 알지 못하는 더 큰 세상이 거기에 존재한다.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산에서 손톱만한 야생화를 오랫동안 관찰한 적이 있을 것이다. 필자는 직업 특성상 야생화를 모니터링 할 기회가 많다. 이런 일을 하면서 산에서 카메라 렌즈를 통해 작은 야생화를 들여다보며 촬영을 하고 있노라면, 다른 생각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
세상의 근심은 사라지고 작은 생명 속에 숨겨진 우주를 만나는 듯한 착각에 빠져든다. 그럴 때마다 '참으로 행복하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이뿐이 아니다. 우리의 산에 피는 야생화 하나하나의 소중함과 가치를 알게 된다. 이들 야생화 즉 자연이 나를 가르친다는 느낌을 받는다.
야생화에는 사연 많고 예쁜 이름도 너무나 많다.

줄기나 잎을 자르면 노란색 유액이 어린애기 똥 같다하여 ‘애기똥풀’, 잎이 돋아날 때 그 모습이 노루의 귀처럼 보여서 ‘노루귀’, 스님을 기다리다 얼어 죽은 동자를 묻은 곳에서 피어나 ‘동자꽃’, 복(福)과 장수를 가져다주는 꽃이라 하여 ‘복수초’, 꽃의 모양이 부인들 머리에 쓰는 족두리와 닮아서 ‘족도리풀’ 등 사연도 많고 이야기도 많은 것이 참으로 재미있기 그지없다.
새벽 이슬을 머금고 연분홍의 꽃을 떨구고 있는 청조한 모습의 솔나리, 아직 필자도 실물을 본 적 없는 기생꽃, 이들은 가야산국립공원에 서식하고 있는 멸종위기식물로서, 그 모습을 쉽게 보여주지 않으며 예쁜 아가씨처럼 성격 또한 예민하고 까다롭다.
혹시 산을 찾는 사람들이나 사진동호회 여러분이 이들을 발견한다면 기쁜 마음을 안고 그냥 그대로 보고, 느끼고만 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우리나라 국립공원에서는 각 지역마다 깃대종을 지정해 놓고 있다. 특히 가야산 분취는 가야산에서 최초로 발견됐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며 그래서 국립공원에서는 그 지역을 대표하는 종인 가야산의 깃대종의 지위를 부여해 놓고 있다.
이처럼 인간사보다 훨씬 복잡하게 그들만의 세계를 꾸리고 있는 자연을 우리가 조금이라도 찬찬히 그 속내를 들여다보고 이해한다면, 그들은 우리에게 더 큰 감동과 치유를 줄 것이다.
다시한번 당부하고 싶은 것은 우리의 소중한 동식물들을 아끼고 보존해 영원히 이 땅에서 뿌리박고 살수 있도록 우리 모두 마음과 정성을 다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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