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유불급(過猶不及), 누구를 위한 말인가?
과유불급(過猶不及), 누구를 위한 말인가?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11.01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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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을/제2사회부 국장(하동)

누군가 “완벽함이란 더 더할 것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더 뺄 것이 없는 상태라고 했던가?” 사실 말은 쉽지만 이 상태를 이루어 내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잘 만들어진 보고서를 보면 대부분 쉽게 이해되고 문장도 짧고 명료하다. 유명한 식당들은 대부분 가장 잘 하는 음식 하나로 승부를 건다. 백화점식의 식당들은 그저 그런 식당들이다. 주변에서 대를 이어온 식당들의 면모를 보면 모두들 동의 할 것이다. 오늘날 문명사회에 사는 사람들은 배고픔 보다는 배부름에 대한 염려로 살아가고 있다. 못 먹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 많이 먹어서 생기는 문제로 병들고 힘들어한다. 그래서 자기만의 방식을 동원하여 다이어트에 온갖 힘을 쏟고 있는 사회가 아닌가?

말이 많은 사람들을 보면 사실 핵심은 없다. 남의 말을 듣기 보다는 내 말을 쏟아 놓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과묵한 사람들은 그 말수는 적어도 한 마디 한마디에 힘이 있고 메시지가 있다. 18대 대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세 유력주자가 매일 정책을 쏟아 놓고 있다. 하지만 간결한 메시지, 나만의 정책이 없어 보인다. 나만의 칼라 나만의 스타일이 필요하리라 본다.
어린아이들이나 청소년들에게 꿈을 물으면 한가지의 꿈을 뚜렷이 얘기하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수없이 나열하는 아이들도 있다. 꿈이 많기 때문에 좋다고 할 수 있지만 꿈은 꿈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현이 목적이기 때문에 꺾을 수 없는 강한 의지가 곁들여진 명료한 꿈이 꿈의 실현을 가져오게 할 것이다.
근래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경관이니 디자인이니 하면서 정책의 가장 핵심으로 내 세우고 일을 추진하고 있다. 어지간한 읍내 거리만 가보더라도 제법 정돈된 간판과 거리를 볼 수 있다. 하지만 뭔가 어눌해 보이는 구석이 없잖아 있어 보인다. 간판을 통일시킨다는 의미에서 획일에 가깝도록 비슷한 스타일의 간판들로 거리를 메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그나마 이해될 수 있다. 하나의 과정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관광지를 만든다고 하면서 온갖 안내간판과 편의시설물을 설치함으로써 오히려 경관을 훼손하고 있는 모습에 가슴이 터질 듯한 기분을 느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냥 그대로 두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
필자는 디자인이나 경관에 대하여 사실 문외한이다. 그래서 일종의 상식정도로 느낀 점 밖에 할 말이 없다. 하지만 이는 덧셈의 법칙 보다는 뺄셈의 법칙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무엇을 더 붙여야 할 것인가? 얼마만큼의 화려함을 유지할 것인가? 모양을 어떻게 하면 더 예쁘게 할 것인가? 라는 생각 보다는 심플하지만 편리함, 안전함, 안락함을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이라는 평소 생각이다.
요즘 자치단체마다 경관조성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경관전문가를 초빙하고 직원도 채용한다. 어지간한 강과 개천, 도로에는 데크로드가 설치되고 있다. 주요 관광지에도 방향표지판, 관광지 안내판들이 걸여지고 있다. 많은 조형물들도 관광지의 주요 양념이다. 하지만 하나같이 아쉬운 것은 시쳇말로 ‘오바’했다는 것이다. 순간의 선택이 10년이 아니라 100년을 좌우하고 영원을 좌우하는 것이 경관조성사업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은 고사성어에나 있는 말이 아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초 현대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화두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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