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들의 벗 대통령
백성들의 벗 대통령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11.13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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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판/전 고교교사·서울대성학원장

 
대선을 한 달여 앞둔 시점이라 티비나 인터넷을 켜면 지겹도록 나오는 앞뒤를 가리지 않는 막무가내식 대선공약과 독설들... 가뜩이나 힘든 살림에 마음의 큰 상처를 안고 한숨짓는 백성이 어찌 나 하나 뿐이 겠는가? 이를 때면 생각나는 사람이 디오게네스와 맹사성이다.

고대 희랍의 철학자 디오게네스(Diogenes)는 평생을 남루한 옷차림으로 백주 대낮에도 항상 등불을 차고 다녔다고 한다. 그에게 등불은 정직한 사람을 찾기 위한 하나의 도구였던 것이다. 당시도 요즘 우리와 같이 대낮에도 등불을 켜고 다닐 만큼 정치적 사술과 음모가 난무하는 혼돈의 시대였던 것 같다.

어느 날 알렉산더는 디오게네스가 불러도 오질 않자 몸소 찾아간다. 기다란 통나무에 기대 일광욕을 즐기고 있던 디오게네스에게 알렉산더는 “나는 알렉산더요. 그대가 무엇이건 원하는 것이 있으면 한 가지만 말해보시오. 반드시 들어주리다.” 디오게네스는 평생 먹고살 연금도 아니요, 아늑하고 따뜻한 집도 아닌 이 한마디 “거기서 옆으로 몇 걸음 비켜 주시오. 당신은 지금 나의 행복, 햇빛을 가리고 있다오!”라고 대답했다.

훗날 많은 사상가들은 이날의 두 사람의 만남을 일컬어 “얻으려는 자와 버리려는 자, 있는 자와 없는 자의 절묘한 만남”이라 표현하기도 했다. 세상이란 이와 같이 서로 상대적인 음양의 조화로 이루어진 유기적 결정체가 아니겠는가? 거지였지만 마음만큼은 황제로 살았던 디오게네스와 황제였지만 모든 걸 구걸하러 다녔던 거치처럼 산 알렉산더대왕

디오게네스는 평소 사람들은 좋아 보이는 것만 바라고 기원하지, 진실 된 것을 바라고 기원하지 않는 것을 나무랐다. 그는 자신의 관점에서 사람 같지 않은 사람을 싫어했고, 그런 사람들을 비판하였으며 또한 자신의 안일만을 추구하는 당시의 지배층을 냉소하듯 부(富)를 싫어해 평생을 통나무 속에서 방랑하며 거지처럼 살았다.

그는 풍요와 쾌락을 일삼던 당시의 귀족들을 맹렬히 비판했다. 동서고금의 국가의 초석은 이같은 기성세대의 잘못을 바로잡고, 만인에 대한 정직하고 검소한 삶을 몸소 실천함으로서 그 나라 젊은이들에게 교육 지표를 심어주었으리라 본다. 이럴 때 비로소 국가와 백성은 다시 번영과 행복을 얻게 되리라 믿는다.

조선의 명재상 고불(古佛) 맹사성은 우리 역사를 대표하는 청백리로 효를 근본으로 삼으며 홀어머니를 극진히 모신 것으로 유명하며 검소하기로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요즘 말로 빌리자면 그는 국무총리이면서 자전거를 타고 다닌 일화는 모두가 다 아는 이야기다.

다음은 맹사성이 열아홉에 문과에 급제 파주 군수로 나가기 전 어느 유명한 선사(禪師)를 찾아가 자문을 구하는데, 선사는 “나쁜 일은 말고, 착한 일만 하라.”하였다. 선사의 말이 못마땅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려던 찰나, 선사가 차나 한잔 하고 가라고 권했다. 못 이기는 척 자리에 앉자 선사가 찻물을 따르는데, 찻물이 넘치는데도 멈추지 않고 계속 따라 붓는 것이었다. 맹사성이 찻물이 넘쳐 방바닥을 적신다고 소리치자 선사가 일갈(一喝)했다.
“찻물이 넘쳐 방바닥 적시는 건 알면서 지식이 넘쳐 인품을 망치는 것은 어찌 모른단 말이오” 선사의 말에 맹사성은 얼굴을 들 수 없을 정도로 부끄러워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서둘러 방을 나서다 그만 문틀에 이마를 부딪치고 말았다. 그러자 선사가 빙그레 웃으며 “고개를 숙이면 부딪칠 일이 없소이다.” 이후 맹사성은 겸양지덕을 몸에 익히고 실천하는 삶을 살았다고 한다. 맹사성은 공무가 아닌 일에는 소를 타고 다니거나 걸어 다녔다고 한다.

대선에 즈음하여 디오게네스와 맹사성의 교훈을 다시한번 되새겨 백성과 함께 따뜻한 햇살마저도 배려할 줄 아는 그런 사람, 대한민국이란 나라를 벗 삼을 줄 아는 그런 친구를 우리는 진정한 벗으로 맞이해야하지 않을까? 백성을 벗으로 삼고 백성과 함께 살아가는 그런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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