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산업 공정혁신 통한 청년실업 해소 방안
뿌리산업 공정혁신 통한 청년실업 해소 방안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11.15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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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철수/부산폴리텍대학 교수

 
전문계고교 및 대학의 졸업예정자들이 학교에서 배우고 익힌 기술과 지식을 바탕으로 자신의 능력을 선보일 취업처를 고르고, 기업에서는 자신의 기업의 미래를 책임질 인재를 구하기 위해 구인공고를 내는 등 본격적인 취업 전쟁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세계경제 침체로 기업들은 실적부진을 이유로 채용의 문을 닫거나 좁히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청년실업의 심각한 상황인데 학교 졸업을 앞둔 졸업예정자들의 취업고통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이와 같이 한쪽에서는 직장을 구하지 못한 청년층들이 심각한 구직난을 겪는데 반해, 다른 한쪽에서는 일을 할 수 있는 근로자들을 구하지 못해 구인난을 격고 있는 기업체들이 있다. 이른바 3D(Dirty, Dangerous, Difficult)산업이라고 청년층들이 취업을 기피하는 뿌리산업 관련 기업체들이다.
뿌리산업은 주조, 금형, 용접 등을 통해 소재를 부품으로, 부품을 완제품으로 생산하는 기초공정 산업으로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으나 최종 제품에 내재되어 제조업의 경쟁력의 근간을 형성하고 있고, 특히 자동차산업의 경우 차량 1대 생산 시 6대 뿌리산업 관련 비중이 부품 수 기준 90%, 무게 기준 86%에 이르고, 조선 산업의 경우 선박 1대당 용접 관련 비용이 전체 선박건조 비용의 35%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뿌리산업은 전형적인 중소기업형 산업으로 전반적인 기술력이 미흡하다. 전통 제조업 및 로봇, 정보통신, 환경·에너지산업 등 신성장동력 산업의 경쟁력 우위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그 기반이 되는 뿌리산업의 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실정이다.
뿌리산업은 빠른 기술 확산에도 불구하고 경험에 의해 몸에 쌓인 지식으로 체화되는 공정 기술 특성상 개도국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선진국의 마지막 기술 프리미엄 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산업이다.
3D산업으로 인식이 강한 뿌리산업을 새로운 첨단 신3D(Digital, Dynamic, Decent)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IT융합기술과 자동화 기술이 접목된 기업 생태계 조성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특히, 뿌리산업에 IT융합기술과 자동화 기술을 적용하는 것은 기업 생존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필수 요건으로 인식이 확대되고 있으며, 뿌리산업의 구조적 문제인 인력 고령화, 기술인력 부족, 외국인 노동자 증가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다.
한국폴리텍대학에서 뿌리산업 관련 기업체의 CEO, 재직자 및 전공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뿌리산업의 CEO나 재직자들은 자신의 회사에서 가장 시급히 필요로 하는 채용 분야를 64%가 생산직으로 응답했다. 그만큼 뿌리산업의 현장 근로인력이 부족하고 심각한 구인난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뿌리산업 관련 전공 학생들의 83%가 뿌리산업이 기초산업에 대한 기여도가 중요하다고 응답하였고, 82%가 뿌리산업 분야로 취업을 희망하였다. 그러나 90% 정도가 임금 수준, 고용안정, 쾌적한 근무 환경 등의 이유로 중·대규모의 기업에 취업을 희망하고 있다. 학생들이 소규모 회사를 기피한 이유는 나쁜 근무 환경, 불안한 고용, 낮은 임금수준의 순이었다. 그러나 중·대규모 기업 취업희망자 중의 70%가 IT융합기술과 자동화 기술을 도입하여 작업 공정 및 작업환경이 개선된다면 소규모 기업에 취업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청년층이 3D 산업이고, 소규모 업체라고 뿌리산업에 취업을 기피한다고 비난할 것이 아니라, 청년층이 뿌리산업에 취업을 희망할 수 있도록 기업 근무 환경을 개선하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서는 심각한 청년실업 문제 해결과 전통 제조업 및 신성장동력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뿌리산업에 시설환경개선 자금과 기술인력을 시급히 지원하고, 뿌리산업 기업체에서는 정부의 지원만을 기대지 않고 자체적으로 생산인력 재교육과 과감한 시설투자와 같은 노력을 병행하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들이 병행되었을 때만이 청년층 특히, 마이스터고, 특성화 전문계고 및 전문대학 출신 인력을 뿌리기업으로 취업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며, 외국인 근로자가 자리잡은 취업처를 청년층으로 대체가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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