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同行)의 미학
동행(同行)의 미학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12.02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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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선/나라사랑 보훈 강사
▲ 나라사랑 보훈 강사 허만선

새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있고 묵은해 새로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사람들은 쫒기 듯 분주해 진다.

아쉬움과 소망을 동시에 간직하고 가족이나 친구 연인과 여행을 간다.
해외로도 가고 젊은 날의 낭만을 떠올리며 경춘선이나 동해안 일주 전라, 경상, 충청 어느곳이라도 훌쩍 떠나가서 재충전도 하고 추억도 쌓으며 인생을 살찌운다. 그러나 해가 떠고 지고 세월의 수레바퀴가 돌도 돌아도 감흥도 없이 무미건조한 삶의 창살에 갇혀 지내는 사람도 상상외로 많다.
모 TV방송에서 동행이라는 프로를 방영했었다. 가장 밑바닥 인생들의 치열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담고 있는데 필자가 이 방송만은 꼭 보는 이유는 그 절망의 깊이가 천길 이나 되는데도 절대 좌절하지 않고 가족을 지켜내는 휴머니즘이 눈시울을 뜨겁게 하기 때문이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불치의 병이나 암을 선고 받으면 자지러지게 놀라고 낙담한다.지푸라기라도 잡기 위해 발버둥 치고 요즘 유행하는 힐링 치유를 위해 동원할 수 있는 방법을 다해본다.
좋다는 약, 방술도 엄청나게 많고 교묘하게 사기꾼도 등장한다. 자칫 패가망신 하고 우후죽순으로 늘어난 요양병원에 쳐 박혀 인간의 자존감을 완전 잃어버린 채 저승 초대장만 기다린다.
시행착오를 수없이 겪은 필자의 40여년의 투병생활에서 터득한 진리는 소식이 좋다. 식이요법이다 정신요법, 대기요법, 힐링 치유의 자연요법 등 갖가지 남의 말 어설픈 지식으로 더 망가지지 말고 자신에 맞는 방법으로 현대의학의 도움을 적절히 받으면서 암이나 불치병을 원수로 여기지 않고 친구처럼 감싸 안고 가라는 것이다. 절로 짜증이 나지만 동안거 하안거 하는 고승들처럼 성냄을 내려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순리를 깨달아야 한다.
90년대 중반 필자의 다큐멘터리가 전국 에 방영되어 고엽제 피해의 지독함을 세상에 알린바 있다.
그때 공정함을 위해 3차 종합병원 검진을 했는데 근위축 등 근골격계 두가지 중추, 비골, 말초 등 신경계 3가지 만성폐기종등 순환기 내과, 신장내과, 심장내과 등 내과계 지루성 피부염 등 피부계 전립선의 비뇨기계 등등의 십 여 가지가 넘는 질병들이 청산염보다 천에서 삼천배 독하다는 다이옥신이 함유된 고엽제 휴유증을 말해 주었다.
수시로 뒤틀리는 육신 때문에 목, 몸통, 허리, 하지에 보조기를 차야만 한다.
근대엔 노쇠증상의 합병증과 불면, 통증의 강도가 심해져 병원가는 일이 잦아지고 있지만 생각은 긍정이다.
“새꺄! 먼저보고 먼저 쏴야 뒈지지 않지 전우들 피해도 안주고” 열 일곱달의 정글의 사선에서 동료를 닥달하고 수 없이 자신에게 최면술을 걸며 십자포화의 불벼락을 쏟았었다. “그래, 꼭 살아가서 부모님과 순이랑 잘 살아야지” 인생의 황혼 고엽이 떨어져 발밑에 바스락 거리고 기억들은 하나 둘 신기루처럼 멀어져 간다.
고통과 절망 속에 있는 힘든 사람들 모두에게 새로 떠오르는 태양의 축복이 있으라 낮은 사람들과 동행하는 새 정부가 되기를 고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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