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내셔널리즘
일본의 내셔널리즘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12.13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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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수/서양화가

2012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와있다. 한해가 시작 할 때만 하여도 벅찬 기대감으로 차 있던 그때와는 달리 연말에 이르러서는 머리가 어지러울 지경이 되고 말았다. 하루도 빠지지 않는 대선 후보자들의 공약과 상대방에 대한 네거티브 등으로 피곤한 국민들은 머리가 편히 쉴 틈이 없다. 그리고 우리 주변국을 둘러보면 미국은 재선에 성공한 오바마 대통령, 중국의 새로운 지도자 시진핑 주석의 등장, 12월 16일에 있는 일본 총선, 북한 김정은 정권의 1주년, 대한민국은 19일에 대통령을 뽑는 대선이 있다. 그 어지러움 증 중에 유독 눈에 띄는 일본의 집단적 형태인 ‘내셔널리즘’이 더욱 나의 증세를 부채질 한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일본은 위안부 문제나 교과서 역사 왜곡 문제 외에는 주변국들과의 마찰이 별로 없었다. 그때만 해도 늘 그러려니 말았을 뿐이다. 일본의 깊고 몹쓸 병은 언제부터 점점 밖으로 도출되기 시작한 것일까. 아마도 ‘2012 런던 올림픽’ 이후가 본격적이었을 것이다. 자국의 경제 상황이 오랫동안 침체 되어 있는 와중에 올림픽에서의 부진 등이 직접적인 열등감으로 표출 되었다고 짐작 할 수가 있다. 한국은 미국, 중국, 영국, 러시아에 이어 세계 5위를 하였고 일본은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헝가리, 호주에 이어 11위를 하였다. 거기에다 눈에 가시 같은 북한도 선전하여 금메달 4개로 20위를 하였으니 분노는 자괴감으로 바뀌었을 것이다. 곧 이어 한국과는 또 다시 독도 문제로 대치를 하게 되었고 북한과는 탄도미사일 발사 후유증으로, 중국과는 댜오위다오 분쟁을 벌리다 결국에는 심하게 얻어맞는 꼴이 되고 말았다.

이러한 일들로 말미암아 일본 유신회의 오사카 시장 하시모토 도루와 막말 제조기 이시하라 등이 “현명하고 강한 일본을 만들기 위하여 ‘자주헌법’ 제정이 필요하다”라고 외치며 동맹국을 빌미삼아 ‘집단적 자위권’을 주장 하고 나섰다. 더불어 총선을 앞둔 자민당 총재 아베 신조는 개헌, 국방비 증액, 군대 보유 등과 같은 극단적인 공약도 내 세웠다. 오랜 경제 불황과 고령화, 국제적인 냉대 등을 일본 정부는 차분히 해결 할 생각도 없이 무 개념적이고 즉흥적인 방식으로 현 상황들을 벗어나려고 무리수를 두고 있는 것이다.

어느 도쿄대 교수의 말을 인용해 보면 “쇠퇴하는 사회에서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으로 인해 극단적인 주장이 지지를 얻기 쉽다”라고 분석 한 적이 있다. 그렇다면 “일본에서 태어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일본을 되찾아야한다” 라고 외치는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와 일본 유신회의 인기와 지지율은 얼마나 될까. 12월 초 조사에 의하면 자민당 20%, 민주당 12%, 일본 유신회 9%로 집계 되고 있다. 세 당을 합친 지지율은 대략 41% 인 셈이다. 즉, 극우 ‘내셔널리즘’의 지지는 29% 정도로 집계된다. 여기에 무당파는 36%며 나머지는 기타 23%에 포함 된다. 그나마 양심적인 가슴을 가진 자들의 수도 상당히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변국들의 걱정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일본인 스스로가 찾아야 하며, 또 올바른 양심을 가진 사람들의 목소리가 많이 모아져 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것도 중요하다 하겠다. 일본은 2차 대전을 일으킨 전범 국가 중 한 나라다. 위험한 발상은 스스로의 늪에 빠져 올라 올 수 없는 지경에 도달 한다는 것을 옛날의 예에서 보았듯이, 그것은 공생이 아니라 자멸이라는 것도 알아야겠다. 일본이 진정한 자세로 국제 사회의 일원이 되고자 한다면 지금부터라도 과거사에 대한 반성과 ‘내셔널리즘’과 ‘국수주의자’와 같은 극단적인 정치가가 더 이상 나오지 않겠다는 일본인들의 깊은 각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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