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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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12.25 13:06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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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곤/밀양동명고 교사ㆍ경남국학원 이사

우리말에는 선도(仙道)의 의미를 포함하는 단어가 유난히 많다. 그 중에 어른들께서는 “이 놈 철 좀 들어라” “언제 철들래!” 아직 철이 들지 않은 사람을 철부지(철을 모른다)라며 항상 시절(時節)을 알고 깨어 있으라는 의미로 철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했다. 지금 철이 봄인지 여름인지 가을인지 겨울인지 알고 있고 겨울 중에서는 지금이 입동에서 대한까지 어느 때인지를 항상 깨닫고 있으라는 뜻이었으며, 더 나아가서는 내가 왜 태어났으며, 무엇을 생각하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스스로 느끼고 생각하고 있으라는 뜻이었다.

1년에는 24절기가 있는데 봄(春), 여름(夏), 가을(秋), 겨울(冬)에 각각 6절기가 있다. 봄에는 입춘(立春):2월4일경, 우수(憂愁):2월19일, 경칩(驚蟄):3월6일경, 춘분(春分):3월21일경, 청명(淸明): 4월5·6일, 곡우(穀雨):4월20일경이고 여름에는 입하(立夏):5월5·6일경, 소만(小滿):5월21일경, 망종(芒種):6월6·7일경, 하지(夏至):6월21일경, 소서(小暑):7월7·8일경, 대서(大暑):7월23일경, 가을에는 입추(立秋):8월6~9일경, 처서(處暑):8월23일경, 백로(白露):9월9일경, 추분(秋分):9월23일경, 한로(寒露):10월8일경, 상강(霜降):10월23일경 겨울에는 입동(立冬):11월7·8일경, 소설(小雪):11월23·24일경, 대설(大雪):12월7·8일경, 동지(冬至):12월22일경, 소한(小寒):1월5일경, 대한(大寒):1월20일경으로 나누어지는데 하나하나에 조상님들의 생활지혜가 숨겨있어 특히 농사철에 맞게 시시때때로 할 일을 알아서 하도록 했다. 올해 대설에는 경남에도 눈이 많이 왔다. 지난주에 동지(冬至)가 지났는데 동지는 크게 3가지로 나누어진다. 음력11월 초에 들면 애동지(兒冬), 중순에 들면 중동지(中冬至), 그믐에 들면 노동지(老冬至)라 했는데, 애동지에는 팥이 들어간 시루떡을 먹고 노동지에는 팥으로 죽을 해서 먹는데 중동지에는 둘 중 하나를 쑤어 먹었다. 올해는 애동지였다. 팥죽은 붉은 팥을 물에 불려 갈고, 찹쌀을 새알로 만들어 심을 넣고 죽으로 만드는데 새알은 태양을 뜻하고 검붉은 팥죽은 어두움을 나타내는데 즉 새해가 밝아 옮을 반기는 뜻으로 조상들은 동지를 작은설, 아세(亞歲)라 해서 새해만큼의 의미를 부여했다. 그래서 자기 나이만큼 새알을 먹었다. 팥의 붉은색은 벽사(辟邪)의 기운을 몰아내는 효험이 있어 음귀(陰鬼)를 쫓아낸다고 믿었다. 그래서 어머니들은 팥을 집안을 돌며 군데군데 뿌려서 집안에 나쁜 액운이 들어오지 못하게 했던 것이다. 역사적으로 중국에서도 동지를 새해로 보았고 서양에서는 알 수 없는 예수의 탄생일을 동지 근방으로 보았다.
눈을 크게 돌려보면 우리는 지구라는 별에서 살고 있는 지구인이다. 올해는 세계 58개 국가의 원수가 바뀌는 해이다. 우리나라 주변을 보더라고 러시아, 중국, 일본의 지도자가 바뀌었다. 마야에서는 12월21일을 새로운 지구의 기운이 시작되는 날로 보아 달력이 없었다. 하루에는 아침, 점심, 저녁, 밤이 있고 인간에게는 생로병사가 있고 1년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듯이 지구도 생명이 있는 생명체이기에 이와 같은 원리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 조상들의 깨어있는 지혜였다. 누구든지 쉽게 생각해보면 어릴 때보다 인구도 늘어났고 문명도 발달되었고, 인구도 증가되었다. 그래서 조상들은 철이 들으라고 했던 것 같다. 이런 우리의 동이(東夷)족을 얼마나 부러었는지 공자(孔子)는 다시 태어나면 동이족에 태어나고 싶다고 했다. 시와 때를 아는 철이든 사람으로 살아갈 때 진정한 홍익인간 지구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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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성 2013-01-03 14:45:59
철부지는 되지 말아야 하겠군요

대통영인 2013-01-03 13:33:55
올해는 철이 들어야 겠습니다.^^

복짓는 사람 2013-01-02 12:24:06
철든다는 말이 이렇게 의미가 큰줄은 몰랐습니다.
올한해 철이드는 한해가 되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