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 소망하는 국제협력 모델
새해에 소망하는 국제협력 모델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01.1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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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상/경남과기대 식품과학부 교수

개인적으로 계사년 새해에는 그동안의 국제농업협력에 대한 성과들이 한층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부탄과의 농업협력이 있게 된 계기와 성과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설계하고, 그 꿈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그래서 내년에도 최빈개도국의 국제협력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놓을 수 있게 기대해 본다.

2007년 부탄 농림부 장관(Sangay Negdub)이 방한해 당시 박홍수 장관과의 양국 간 실질적인 교류협력 방법을 모색하던 중 ‘녹차가공기술’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본 대학에서는 2008년 농림수산식품부의 국제농업협력사업에 참여해 당해년 사업으로 부탄 농림부 공무원 3명을 본 대학과 지역의 녹차 생산 현장에서 4주간 현장중심의 교육훈련을 수행했다.
그해 11월에는 부탄 삼촐링 마을의 농민을 대상으로 한국에서 교육받았던 공무원들이 직접 녹차생산 교육을 재현했다. 이 성과를 성공적으로 판단한 부탄 정부에서는 ‘부탄 농촌개발 모델마을 조성사업(FVRD)’의 5개년 프로그램을 제안했지만, 사업은 매년 평가를 통해 지난해까지 수행되었다.
낙후 농촌개발을 위한 사업의 실천항목은 녹차다원조성, 묘목생산용 그린하우스, 채소생산, 소가축, 버섯재배시설, 위생화장실, 제다용 기구, 오일착유기계 및 그린티하우스 건축물 등의 지원이었다. 그리고 이 기반을 토대로 참여하는 농가들의 생산활동이 자발적으로 지속성을 갖추게 하기 위해 농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술교육을 현장에서 수행했다.
지금은 유기농 녹차 잎의 생산과 더불어 생산기술 및 품질이 수준급이다. 32회원 농가에서 각자 농지를 공동으로 증여해 1차로 19에이커의 공동다원을 조성했다. 울타리 공사는 1차년도에 완성했으며, 매년 어린 묘목을 식재하고 있다. 향후 10년을 내다보면서 2차 조성지는 약 10에이커 규모로 확정되었다. 참여 농가를 중심으로 녹차생산자협회를 만들었으며, 이에 중앙정부에서는 1차 시드머니를 출자 및 기증했고, 이를 기반으로 50g 녹차 1팩을 판매할 때 마다 10%를 적립하고 있다.
이 사업의 가장 큰 성과로서는 부탄 제2번 고속도로변에 우뚝 선 ‘녹차하우스’ 개관이다. 3년여에 걸친 부탄정부와의 협력으로 3층 건축물(건물명 SAMCHOLING GREEN TEA HOUSE, 연면적 450㎡)이 완공되었고, 그 개관식이 지난해 6월 부탄 농림부 Sherub Gyaltshen 차관의 주관으로 기념식을 가졌다. 1층은 공동 녹차제다시설, 오일착유시설, 2층은 6개의 게스트 하우스, 3층은 전망대, 녹차시음실 및 판매장 등이 배치되었다.
특히 본 대학에서는 삼촐링 지역 학생들의 20여km의 등하교를 도와주기 위해 스쿨버스 1대와 유치원, 초등 및 중등학교에서 사용할 컴퓨터, 복사기 및 도서 등을 기증했다. 이는 본 대학과의 상호협력(MOU)을 근간으로 대학발전기금을 지원했다.
대한민국은 OECD 국가로서 최빈개도국을 대상으로 국제원조사업을 필수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KOICA는 우리나라의 국제원조사업을 총괄하는 기구이다. 최빈개도국에 해당하는 부탄은 불행하게도 그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 이유는 작은 나라여서 대사관이 설치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명단에 없다.
따라서 어떤 형태의 KOICA로부터 공식적인 지원은 배제되고 있어 안타깝다. 그 틈바구니에서 다행이도 농림수산식품부의 국제농업협력사업으로 4년간의 지원을 해 그 기틀을 마련하고 있으나 그 마저도 일반사업은 종료되면서 지금까지 수행한 일들이 중도하차 되는 상황이라 참으로 안타깝다.
부탄 농림부에서는 본 사업의 지속적인 필요성을 인정해 인도 한국대사관을 통해 대한민국 정부에 제2차 FVRD 프로그램(2012~2016)을 제안하고 있으나 현재 우리 정부에서는 수용을 하지 못하고 있다. 낙후 농촌개발의 모델을 만들기 위해 농림수산식품부의 국제농업협력사업이 시작되었고, 지금부터 5개년만 더 지원을 한다면 가장 효율적인 투자 효과를 나타내는 ODA사업의 모범적인 사례로 국제사회에 본보기가 될 것이다. 다시 한 번 농림수산식품부와 KOICA의 적극적인 협조를 촉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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