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중국의 불교사상(Ⅱ)
중세 중국의 불교사상(Ⅱ)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01.21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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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웅/한국국제대 석좌교수/지리산막걸리학교 교장

본 칼럼에서는 불교의 종파중심으로 각 파의 특징을 기술하기로 한다. 13개 종파로 나뉘었던 것이 그 중 열반(涅槃)이 천태(天台)로 지론(地論)이 화엄(華嚴)에게, 섭론(攝論)이 법상(法相)에게 각각 병합되었으니, 구사종(俱舍宗 : 一名眞言) ․ 성실종(成實宗) ․ 율종(律宗) ․ 법상종(法相宗) ․ 삼론종(三論宗) ․ 천태종(天台宗) ․ 화엄종(華嚴宗) ․ 밀종(密宗 : 一名 眞言) ․ 정토종(淨土宗) ․ 선종(禪宗) 등 10개 종파로 축소되었다.

① 구사종(俱舍宗) : 인도의 세친(世親)을 종조(宗祖)로 하고 그의 구사론(俱舍論)에 근거한 본종은 563년 진(陣)때 인도 중 진체삼장(眞諦三藏)이 한역(漢譯)한 바 있지만, 이는 실전되고 당대 현장(玄壯)법사가 중역(重譯)한 30권이 전래되고 있다.
인생 전부가 고통의 집단인 바, 이 고통의 세계에는 욕계(欲界) ․ 색계(色界) ․ 무색계(無色界)와 지옥 ․ 아귀(餓鬼) ․ 축생(畜生) 등으로 구분된다 하였으며, 우주의 현상 분석에서 불교의 본의(本義)인 무아(無我)의 경지까지 아홉 등급, 즉 구품(九品)으로 나누어 설명했으니, 우주만유의 현상과 인과(因果)의 법칙이 여기에 모두 종결되어 있다.
우주만유의 성립을 분석하는 육근(六根) ․ 육식(六識) ․ 육경(六境) 등 18계(界)를 계품(界品) ․ 색심(色心)의 제법에 갖춘 능력을 근품(根品)이라 하니, 이는 현상을 기초적으로 분석하는 데에 쓰이거니와 미혹[迷], 즉 유루(有漏)를 표준한다면 유루의 결과로 세간품(世間品 : 現世), 유루의 원인으로 업품(業品), 유루의 연(緣)으로 수면품(隨眠品:煩惱) 등이 되며, 깨달음(悟) 즉 무루(無漏)를 표준한다면 무루의 결과로 성현품(聖賢品), 무루의 원인으로 지품(智品), 무루의 연(緣)으로 정품(定品) 등이 된다. 그러나 이러한 수양의 최후 역정은 무아품(無我品)에 귀결된다는 본종은 소승불교인 「유부(有部)」의 마지막 발전이었다.
② 성실종(成實宗) : 인도의 중 가리발마(訶利跋摩)가 지은 성실론(成實論)을 경전으로 삼았던 바 구마라십(鳩摩羅什)이 이를 20권으로 한역했으나, 구사종과 함께 사원(寺院)도 세우지 않았고 전도도 없었다.
우주만유를 모두 공(空)으로 보는 본종은 5근(五根 : 眼 ․ 耳 ․ 鼻 ․ 舌 ․ 身)과 5경(5경 : 色 ․ 聲 ․ 香 ․ 味 ․ 觸)을 다시는 분해될 수 없는 극미(極微)의 집합체로 보았고, 극미는 결국 공(空)의 세계라 했다. 따라서 인간의 실상이나 심법 두 가지가 모두 실체(實體)가 아닌 공(空)으로서 이 우주만유의 공을 깨달아야 생사윤회의 고통에서 해탈되고 비로소 수양의 극치에 다다른다는 교리였다.
삼론종(三論宗)이 나오면서 소승으로 쇠퇴하였지만, 그 교리가 고원하여 대승(大乘)에 가까웠다.
③ 율종(律宗) : 석가가 재세시 수시로 말했던 계율을 「80송률(誦律)」로 집성했는데, 그 중 일부가 위(魏) 명제(明帝) 때 담마가라(曇摩迦羅)에 의해 중국에 번역되었다고 한다.
경전의 내용을 정(定) ․ 계(戒) ․ 혜(慧) 등 3장(藏)으로 치는데, 그 중 사비(邪非)를 제어하는 계는 계법(戒法) ․ 계체(戒體) ․ 계행(戒行) ․ 계상(戒相) 등 4과(科)로 나뉘는바, 실행상의 규정으로 비구(比丘)에게는 250계, 비구니(比丘尼)에게는 348계의 「구족계(具足戒)」가 제재되었었다.
④ 법상종(法相宗) : 당(唐) 현장(玄奘)이 인도 세친(世親)의 유식론(唯識論)을 전입하여 스스로 유식론을 지었던바, 그의 제자 규기(窺基)에 의해 널리 폈다.
불교에서는 모든 우주만유의 성립이나 방생에 있어 모두 인연에 의해 발생된 결과라는 연기법(緣起法)에 기준하는데 그 만물연기의 원인이 되어 모든 씨를 낳게 하는 것은 아뢰야식(阿賴耶識), 즉 제8식 때문이라 하겠다. 곧 만유(萬有)의 종자(種字)라는 뜻의 아뢰야식은 인심(人心)의 본체일 뿐 아니라 우주만유의 본체가 된다 했다. 곧 만유는 오직 「마음」의 변현(變現)에 불과하다는 순전한 주관적 유심론적인 논리를 폈는데 실재론적 경향이 짙은 중국에서 발전하기에는 알맞지 않았다.
⑤ 삼론종(三論宗) : 구마라십이 인도 용수(龍樹)의 중론(中論), 12문론(門論)과 제파(提婆)의 백론(百論) 등 3부론집을 번역소개한데서 비롯되었는데 3부분집의 요지는 「공(空)」의 뜻을 밝히면서 대승(大乘)의 가르침을 발양한 것이다.
그 방법으로 먼저 세간법(世間法)인 속체(俗諦)와 세간을 초탈한 진체(眞諦)를 천명하고, 동시에 소승(小乘)과 외도(外道) 같은 사도(邪)를 쳐부수고, 제법개공(諸法皆空)이나 팔불중도(八不中道)의 진의(眞義)를 드러내는 파사현정(破邪顯正)의 과정에서 일체의 망집(妄執)을 버리도록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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