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무더위의 시작으로 학교 교정에 신록의 물결이 넘실대기 시작한다. 지난 겨울 건물 뒤쪽의 응달에는 꽁꽁 얼어붙어 커다란 나무마저도 추위를 잘 이겨낼 지가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어김없이 응달에도 여러 가지 식물들이 싹을 틔우고 무성하게 자라나고 있다. 수선화, 맥문동, 꽃창포, 비비추 등 나름대로 자기 할 일을 하기 위해 아침에는 이슬을 받아들이고, 저녁에는 함초롬히 양분을 모으고…응달이지만 그러한 모습들은 아이들에게는 호기심의 대상이 된다.
요즘 아이들은 잘 놀 줄을 모른다. 짧은 쉬는 시간 10분 동안에 운동장에서 축구하기, 야구, 농구하기 정도이다. 그 옛날 우리들은 계절마다 다른 놀이가 있었다. 봄이면 버들피리 만들어 불기, 술래잡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여름이면 고무줄놀이, 사방치기, 공기놀이, 냇가에서 수영하기, 물고기잡기, 가을, 겨울이면 말타기, 자치기, 스케이트 타기 등 종류도 많았는데 지금은 거의 바깥놀이가 없고 실내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거나, 컴퓨터 게임을 하는 정도이다.
이런 아이들의 눈에는 작은 달팽이 한 마리도 손으로 만져 볼 수 있다는 것이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달팽이를 잡아서 빈 페트병에 풀을 뜯어 넣고 달팽이를 키우겠다고 물을 뿌리고, 넣었다가 꺼냈다가 손으로 만져서 기절을 시킬 정도로 아이들의 장난감이 되어 버리는 달팽이가 학교에 많다.
이제 어릴 적 심신을 발달시켜 주던 다양한 놀이들이 잊혀져가고 있다. 놀이는 방법이나 규칙을 잘 모르면 재미가 없어진다. 옛날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놀이의 방법을 잘 모르고 놀이도구가 구하기가 쉽지 않아 자연적으로 우리 곁에서 멀어져 가고 있다. 달팽이는 자연 속에서 그들과 살아가며,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즐겁게 놀 수 있는 자연적인 환경이 되었으면 좋겠다. 건전한 놀이를 통하여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가지고 행복하게 생활하는 어른으로 성장해 갔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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