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웅/한국국제대 석좌교수/지리산막걸리학교 교장
불교의 13개 종파가 나중에 10개 종파로 병합되면서, 구사종(俱舍宗), 성실종(成實宗), 율종(律宗), 법상종(法相宗), 삼론종(三論宗)까지는 지난번 칼럼 ‘중세 중국의 불교사상(Ⅱ)’에서 기술한 바 있다. 본 칼럼에서는 그 이후의 종파인 천태종(天台宗), 화엄종(華嚴宗), 밀종(密宗), 정토종(淨土宗) 그리고 선종(禪宗)에 대해서 기술하기로 하겠다.
① 천태종(天台宗) : 중국이 스스로 제창한 가장 큰 불교 종파로서 북제(北齊) 때의 혜문(慧文)과 혜사(慧思) 등 대승이 ‘법화경(法華經)’을 근거하여 그 대강(大綱)을 제자인 지의(538~597)에게 전수하여 이를 절강성 태주(浙江省台州)의 천태산(天台山)에서 이룩했으니, 지의가 천태대사가 되었다.
많은 비유와 인연의 고사를 망라한 ‘법화경’은 불교 문학의 꽃이라고도 불리는데, 거기엔 만물 연생(緣生)의 근원과 그 발전 상황을 밝힌 연기(緣起)를 설명한 ‘제법실상(諸法實相)론’으로 일관되었다. 우주만유는 안으로 인(因), 밖으로 연(緣)이 모여 구성된바, 그 인연은 항상 생생멸멸(生生滅滅)하여 실재가 없는 공(空)이라고 했다.
불도를 대오(大悟)하는 수양과정을 화엄시(華嚴時)·아함(阿含)시·방등(方等)시·반야(般若)시·법화열반시 등 5기(五期)로 구분했는데, 설법의 입문에서 소승 및 대승의 교리 습득을 거쳐 반야경·법화경·열반경을 설하는 상향식 교육과정이다.
이상이 실천법이라면, 이론으로는 ‘삼체원융(三體圓融)설’과 ‘일념삼천(一念三千)’을 들 수 있으니, 우주만물의 현상인 가체(歌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진체(眞諦: 혹은 工諦), 존재하면서도 존재치 않는 중체(中諦) 등 3체가 한가지로 밀접하게 융통된 원리를 3체원융이라 하니 현상은 곧 실재(實在)라는 것이다.
② 화엄종(華嚴宗) : 수(隋)말 종남산(綜南山)의 두순(杜順, 557~640)이 화엄경을 경전으로 삼아 신앙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화엄경의 연구를 위해 발족된 학파로서, 두순은 이를 그의 제자 지엄(智儼)에게, 지엄은 다시 현수(賢首)에게 전수함으로써 집대성했다.
③ 밀종(密宗) : 당(唐)초 용수(龍樹)·용지(龍智)와 용지의 제자 금강지(金剛智)·선무외(善無畏)·불공(不公) 등이 인도로부터 대일여래(大日如來)의 설법인 ‘대일경(大日經)’을 비롯, ‘소실지경(蘇悉地經)’·‘금강정경(金剛頂經)’ 등 경전에 의거산 진언(眞言)을 수입하여 원(元)대 라마교가 중국에 들어오기까지 자못 성행했다.
밀종은 석가모니불이 말한 경전을 밖으로 드러나는 현교(顯敎)라 보고, 비로차나불(毘盧遮那佛), 즉 법신불(法身佛)의 비밀법을 밀교로 보거늘, 우주를 이 법신 내증경(內證境), 즉 부처 스스로가 안으로 성찰하여 얻은 묘경에 의하여 보는 것으로 그 비법을 쉽게 전수할 수 없다 하며, 그 수행(修行)엔 실천을 강조했다.
④ 정토종(淨土宗) : 중국인이 당(唐)대 이후 가장 보편적으로 신봉하는 정토종은 염불(念佛)을 통해 극락세계의 청정한 불토(佛土)에 가겠다는 염원의 정화로 이룩되었다.
선(禪)종과 함께 실천적인 신앙의 대표종파인 본종은 ‘무량수경(無量壽經)’·‘관(觀)무량수경’·아미타경(阿彌陀經)’ 등 3부정토경을 경전으로 삼은바, 특히 ‘아미타경’에 먼서 염불의 방법과 공덕을 설명했고, 위에 정토의 장엄한 쾌락을 그렸다.
⑤ 선종(禪宗) : ‘중국선(中國禪)’으로 불릴 만큼 중국 불교를 대표하는 선은 양무제(梁武帝)때, 달마(達磨)에 의해 전도된 뒤 그 2조(二祖)에 혜가(慧可), 3조에 감지(鑑智), 4조에 도신(道信), 5조에 홍인(弘忍)을 거쳐 일자무식인 초부(樵夫) 출신의 6조 혜능(慧能)에 이르러 크게 완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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