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산스님 산중일기
범산스님 산중일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02.11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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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산 여래암 주지

 
계사년 새해이다. 뱀이 묵은 허물을 벗고 성장해가듯이 교만과 잡념, 고정관념의 허물을 벗어던지고 새롭게 태어나 날마다 좋은 날, 복된 한해가 전개되기를 기원한다.
부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잘사는 방법을 네 가지로 설해주셨다. 첫째, 자신의 직업 속에서 최선을 다하여 최대의 능력을 발휘하며 근면 하라. 둘째, 정당하게 벌어들여서 소중하게 간직하라. 셋째, 성실하고 덕망 있으며 자신을 바른길로 이끌어줄 친구가 있어야한다.
넷째, 분수에 맞게 생활하라. ‘아함경’에 나오는 아주 쉽고 평범한 말씀이다. 이런 것은 누구나 다 알고는 있지만 행동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다. 이렇게만 살면 누구나 행복하게 살 수 있다. 그러나 인간들은 더 갖고자하는 욕망 때문에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함정에 빠지게 된다. 자신의 가는 길이 정확한 궤도인양 착각을 일으켜서 이런 저런 위험한 일들을 벌리며 몸부림치다가 결국은 재앙을 불러오고 인생을 실패로 이끌게 된다. 조금만 차분해지면 어떤 상황을 만나더라도 쉽게 분노하지 않게 된다. 분노의 마음이면 화를 내고 남들을 원망하게 된다. 형편이 조금만 나빠도, 진급이 늦어도, 봉급이 적어도 화를 낸다. 화난 사람은 다른 사람을 해치기 쉽다. 늘 부족하다는 것에 대한 집착이 과거지향의 인간을 만든다. 집착하면 묶인다. 집착이 강할수록 삿되고 비겁하게 살다가 인간 사회에 흠집을 남기게 된다.
그것이 바로 쓰레기인생이다. 눈앞에 닥친 어려운 문제와 여러 가지 도전에 감사하라.
우리는 여러 가지 도전에 응할만한 능력이 있기에 문제가 닥친 것이다. 문제에 걸려 넘어지는 장애물이 아닌 진창을 건너가는 디딤돌로 만들어가자. 자신의 할 바를 알고 부끄럽지 않게 살아가자. 모든 사람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 그들을 이익 되게 하며살자. 일자천금(一字千金)이라 하였다. 책속에 있는 말보다 더 좋은 말을 해주는 사람에게 한 글자에 천금을 주겠다는 ‘고사’로써 훌륭한 언구나 문장을 뜻하는 말이다. 좋은 사람과 어울리라는 뜻이다.
겉치레는 허황한 것이다. 자동차는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고 운전자에 의하여 움직인다.
그런데 대부분이 사람은 보지 않고 차만 본다. 나쁜 사람도 좋은 차를 굴리면 좋은 사람으로 착각하고 성인이라도 낡은 차에서 내리면 비루하게 여긴 것이 세상인심이다. 분명사람이 주인인데도 어리석은 자들은 자동차를 주인으로 여긴다. 잘살기 위해서는 그 행동이 모범이 되어야 한다. 모범적 행동이란 모범이 되는 생활을 하는 것이다. 우리는 아무리 어려운 일을 당하더라도 그것을 모두 긍정적인 원력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그리고 모든 상황을 자연스레 받아들여야한다. 봄에는 새 싹이 나고 여름에는 태양이 작열하고 가을에는 열매 맺고 겨울에는 얼어붙는 것, 이런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물은 그릇의 형태를 가리지 않고 그릇에 따라 형태를 바꾸어 가면서도 물의 본성을 잃지 않는다. 사람도 변화하는 인간사의 본질을 꿰뚫어 볼 줄 알아 변화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참다운 사람이 되어야 한다. 마음먹기에 따라 극락과 지옥으로 갈라지고 부처와 중생으로 갈라진다. 좋다 나쁘다 시비분별 망상 때문에 세상의 고통이 생긴다. 선한 인연을 많이 맺고 보시 복덕{福德) 많이 지으면 가는 곳마다 환영받고 존경 받으며 다른 사람들을 교화하는 귀한 인물이 될 것이다.
우리는 자의든 타의든 남에게 도움도 주지만 피해를 주기도 한다. 그래서 업보중생이다.
좋은 인연을 심고나면 마음이 편하고 즐겁다. 그 마음이 쌓이고 쌓이면 장애가 오지 않는다. 혹 장애가 오더라도 능히 이겨낼 지혜가 열린다. 편안한 마음이 법력이고 장애를 이기는 힘이다. 꿈과 생각이 맑고 넓어서 거칠 것이 없도록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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