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북(從北)세력은 억울해하지 말라
종북(從北)세력은 억울해하지 말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03.12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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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선태/경상대 축산학과 교수

 
최근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하자 유엔은 중국까지 찬성하는 만장일치로 추가제재에 나섰다. 그리고 지난 11일부터 한-미 연합 연례 방어훈련인 ‘키 리졸브’ 연습이 시작되자 북한은 정전협정의 효력을 백지화하고 남북 간 불가침 합의들의 전면 무효화를 발표했다. 이처럼 한반도는 그 어느 때보다 군사적 충돌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진보·보수단체들이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고 상반된 목소리로 충돌하고 있다. 진보단체들은 남북한 모두에 군사행동 중단을 요구하고 있고, 보수진영은 한반도 안보위기 해결을 위한 국정 정상화와 북한의 위협 중단 등을 촉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통합진보당의 이정희 대표는 수구 보수 세력이 통합진보당에 또다시 색깔론을 들이대고 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전쟁연습 그만하고 평화로 가자는데 수구 보수 세력이 북한 편을 든다면서 통합진보당을 사냥하는 저열한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통합진보당은 북한이 정전협정을 파기할 것이라고 선언한 다음날인 6일 긴급 성명을 발표했는데, 북한에 대한 비판 내용 없이 한국과 미국만 비판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게다가 한미 연합훈련을 ‘북침 전쟁훈련’이라고 표현했다가 논란이 일자 ‘북한공격 훈련’으로 바꿔 ‘북한 감싸주기’ 논란을 키웠다.  

보수진영이 통합진보당을 종북(從北)세력으로 규정하고 공격하는 것에 대해 통합진보당은 색깔론 운운하며 억울해 할 필요가 없다. 그 동안 통합진보당은 북한의 주장을 공공연하게 대변하고 비호해왔기 때문에 모든 국민이 통합진보당을 종북세력이라고 알고 있는데, 굳이 종북세력이 아닌 척 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국민들은 종북세력, 다른 말로 친북좌파 세력인 통합진보당이 북의 핵실험이나 미사일 시험발사를 옹호하면서 미국만 줄기차게 비난해 온 것을 지켜보았다. 다른 나라 전문가까지 참여해 북의 소행으로 결론을 내린 천안함 폭침 조사 결과도 외면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따라서 통합진보당은 종북세력이 아니라고 주장할 필요도 없으며, 그렇게 불리는 것이 색깔론이라고 억울해 할 필요가 없다. 통합진보당을 종북세력이라고 이름 붙여준 것은 수구 보수 세력이 아니라 국민들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통합진보당은 자신들이 종북세력임을 당당하게 밝히고 국민들이 수긍할 수 있는 주장을 펴는 것이 보기 좋을 것이다. 통합진보당이 어떤 당인가? 지난해 4·11 총선에서 비례대표 정당 득표율 10.3%에 달한 저력의 당이 아닌가. 그리고 지난해 대선 때 27억원에 이어 올 1분기에도 7억원에 가까운 국가보조금을 받고 있는 공당이다.

그러므로 통합진보당은 종북세력의 공당다운 정치활동을 펼쳐야 한다. 북한이 아무리 ‘제2의 조선전쟁’, ‘서울을 핵 불바다로 만들 것’ 운운하며 도발 협박 수위를 높이더라도 종북세력답게 당당하게 북한을 대변하고 비호해야 한다. 속마음을 숨기고 대다수 국민들의 눈치를 보며 말 바꾸기를 할 필요도 없다. ‘키 리졸브’ 연습은 ‘북침 전쟁훈련’이라고 말하고, 유엔의 대북(對北) 제재 결의 제2094호도 ‘평화를 팽개치고 위기를 부추기는 것’이라고 북한의 주장을 더 큰 목소리로 복창해주어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이 헷갈리지 않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통합진보당이 이번 ‘키 리졸브’ 훈련을 북한공격 전쟁훈련이라며 전쟁반대 결의대회를 열고, 또 연습기간 동안 전국 동시다발 촛불집회를 연다고 하니 여간 다행이 아닐 수 없다. 한미동맹은 남북관계를 극도로 약화시키는 동맹이라고 생각하는 통합진보당다운 행동이기 때문이다. 이제야 비로소 북한 정부를 대변하는 대한민국 종북세력의 공당, 통합진보당의 진면목을 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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