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생공영의 길
공생공영의 길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03.19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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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금인산 여래암 주지

우리에게는 감탄할만한 건강한 육체와 넘치는 힘, 굳건한 의지와 담력이 있다.굳센 용기와 깊이 있는 사고와 포용력, 몰두하는 정신과 조직적인 치밀성도 있다.그리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빛나는 창의력과 슬기로운 지혜도 있다.

극심한 경제 불황의 늪에 빠져있다 하더라도 비양심적 영리추구에는 휩쓸리지 말아야한다.

어려울수록 직장과 개인의 발전을 동일시하는 자세로 공동의 발전을 위해 헌신적 노력으로 행복을 창출하여 나누겠다는 의지가필요하다. 불가에는 하안거(夏安居)란 수행기간이 있다.

스님들이 여름장마철의 90일 동안 한곳에 모여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우기(雨期)의 계절에 길을 다니면 많은 곤충이나 생명들을 밟아 죽이게 된다. 이것을 피하기 위하여 기간을 정하고 한곳에 모여 조용히 옥내 수행을 한 것이다. 또한 물을 마실 때도 작은 생물을 보호하기위해 채로 걸러서마셨다. 모든 중생의 공동체 삶으로 공생공영을 위한 수행이다.

아픔 없는 시대는 없다. 너나없이 힘들고 고통스러운 건 똑같다. 눈앞의 이익에만 집착하면 낚시 바늘의 미끼를 문 물고기처럼 더 큰 아픔과 암흑의 소굴로 빠져들게 된다.미끼를 문 물고기나, 쥐약을 먹은 쥐는 어리석게도 살기위해 먹지만 결국은 죽고 만다.

이처럼, 힘들이지 않고 쉽게 얻은 소득은 위험한 것이다. 답답할수록 앞뒤좌우를 잘 살펴보며 한걸음 뒤로 물러나 숨겨져 있는 현재의 진실을 정확하게 파악한 후 다음과 같은 결심이 필요하다. 첫째, 고요한 명상 속에 착하게살 결심부터 하라. 둘째, 소박하게 살 것을 굳게 결심하라. 셋째, 격어야 할 시련은 꼭 격어 나갈 결심을 하라. 급할수록 긴장을 풀고 푸근한 태도로 사물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라. 자신이 지금 어느 길을 가고 있는지, 왜 이 길을 가는지, 이 길을 이대로 가도 문제는 없는지 살펴봐야한다. 자신의 실상과 본래의 모습만 사실대로 파악하고 이해하면 길이열리고 희망이 있다. ‘삶은 일(事)이고 죽음은 휴식(休息)’이다.

현실을 직시하고 자신을 객관적 입장에서 바라보면 모든 문제는 해결이 가능한 것이다.

인간에게는 두 가지 죽음이 있다. 첫째, 숨이 끊어진 것은 큰 죽음이다. 둘째, 실패나포기, 실의, 좌절, 이런 것들은 작은 죽음이다. 큰 죽음은 부활할 수 없지만 작은 죽음은 부활할 수 있다. 난관을 뚫고 일어서는 것이 부활이다. 어려울수록 신뢰와 포용으로서 순간순간을 새롭게 소생시켜 나가야한다. 남들의 삶을 흉내 내지 말라. 자신의 삶을 살아가야한다.

삶이란 오직 자신의 마음에 의지한 채 사자처럼 홀로 앞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

서둘면 번뇌 망상이 일어나고 탐욕과 분노, 어리석음과 거만심이 격발된다. 자신만을 위한 단기적 이익에 눈을 뜨면 미끼를 문 물고기처럼 결국 후회할 일들만 감행하게 된다. 우리는 위치와 여건만 다를 뿐 똑같은 길을 동행하고 있다. 난관극복을 위해 모든 문제를 상호대화와 소통으로 심혈을 기울여 해결해나가야 한다. 중국의 고사 성어가운데 ‘아자득몽(啞子得夢)’이라는 말이 있다. 벙어리(啞子)가 꿈을 꾼다는 뜻이다. 벙어리는 꿈을 꾸고 나서도 꿈속의 일들을 표현하고 싶지만 벙어리라서 불가능하다. 냉난자지(冷暖自知)로 말 못하는 벙어리가 혼자만 알뿐이란 뜻이다. 꿀 먹은 벙어리처럼 혼자 고민하고 있지 말고 자기분야의 전문가를 찾아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배우도록 하라. 취침전의 고요한 명상시간을 가져보면, 옳고 바른길, 크고 넓고 떳떳한 분명한 길을 찾을 수 있다. 그리고 그 길을 가면 숨 쉴 때마다 오장육부의 모든 조직기능이 눈부신 활력과 위력에 차 있을 것이다.

그러면 무한의 정신이 요동치게 되고 끊임없이 기적을 행하여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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