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샤프의 제휴
삼성과 샤프의 제휴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03.28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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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봉진/수필문우회 회장

삼성은 2011년에 세계에서 처음으로 대형 OLED 패널 공장을 완공한 후, LCD 패널 생산에 대한 국내외 투자를 축소하고 미래시장에 선제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각 분야 특히 TV에서는 LCD 제품에서 OLED 제품으로의 전환이 예상보다 느리게 진행되고, 오히려 LCD 패널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NPD디스플레이서치 조사자료에 따르면 2012년 삼성은 세계 TV 시장 점유율이 27.7%, 휴대폰 점유율도 25.1%에 달해 모두 세계 1위의 실적을 달성했으나, 하이엔드 스마트폰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LCD를 장착한 제품들이다. 2013년도부터 세계시장의 삼성제품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더 많은 LCD 패널 확보가 필요하다. 그렇다고 현 단계에서 LCD 패널 생산시설을 대폭 확충할 수는 없다. 따라서 고품질의 LCD 패널을 필요할 때 안정적으로 공급해 줄 수 있는 생산업체를 확보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당면과제가 되었다.

반면에 샤프는 2005년까지는 세계굴지의 액정 패널 및 평판TV 메이커로 군림했으나 무모한 생산라인 확장으로 2008년부터 심각한 적자경영 상태에 놓였다. 어려운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2011년도 카메야마(龜山) 제1공장을 애플로부터 약 700억엔의 자금지원을 받아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사용할 중소형 LCD의 생산라인으로 개조해서 제품을 생산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자구책에도 불구하고 10세대 라인인 사카이(堺) 공장 시설을 정상적으로 가동시키지 못해 2012년 3월기 결산에서는 3760억엔의 결손을 냈다. 이 결과로 회사가 파산 위기에 몰리자, 애플의 제품을 중국 본토에서 조립하는 대만의 홍하이(鴻海)정밀공업 회장 궈타이밍(郭台銘)이 개인자금 약 660억엔을 출자해서 사카이 공장의 별도 법인 ‘사카이 디스플레이 프로닥트(SDP)’의 지분 46.5%를 장악했다.

그러나 같은 시기에 홍하이 법인이 샤프 본사에 투자하기로 한 지분 9.9%의 대금 670억엔은 투자집행이 되지 않고 있다. 당초에 주식을 1주당 550엔으로 인수하기로 했는데 계속 주가가 떨어져서 한때 200엔 이하로 폭락하자, 홍하이는 주당 평가액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면서 그것보다 더 샤프가 수용하기 어려운 요구조건을 공식화했다. 즉 홍하이의 투자에 대응해서 신형액정인 IGZO 등 샤프의 첨단기술을 홍하이에 이전해줄 것을 요구하고, 회사 경영에도 참여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샤프는 이러한 홍하이의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홍하이는 이달 26일이 교섭마감일이라 그날까지는 투자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작년 12월 샤프 오사카 본사를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이 방문을 했다. 삼성 측에서는 사카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대형 LCD 패널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고, 이를 위해 조건 없는 자본 참여도 할 용의가 있다는 점을 밝혔다.

타도 삼성을 외치며 샤프에 투자를 해 온 홍하이가 버티고 있는 SDP에 삼성의 자본 참여를 수용할 방법이 없는 샤프는 카메야마 제2공장에서 생산하는 32인치 IGZO 패널 구입을 권하며 본사에 대한 자본 참여를 역으로 제의해왔다. 결국 삼성은 샤프 본사의 지분 3.01%를 1주당 290엔에 인수하는 것으로 104억엔을 투자한다는 것을 3월 6일 발표했다. 납입일은 28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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