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없는 청명·한식을 만들자
산불없는 청명·한식을 만들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03.31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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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규/산림청 양산산림항공관리소장

우리나라에서는 청명과 한식을 아주 뜻 깊은 날이자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날로 인식하여왔다. 조상의 묘를 찾아 성묘를 하고, 농민들은 논과 밭둑의 손질을 위해 가래질을 시작하는데 이것은 논농사의 준비 작업을 의미하였다.

청명은 하늘이 차츰 맑아진다는 뜻으로 음력으로 3월에, 양력으로는 4월 4~6일 무렵에 든다.
한식은 설날, 단오, 추석과 함께 4대 절사(節祀)라 하여 산소에 올라가 성묘를 하였으며, 이날은 ‘손 없는 날’, ‘귀신이 꼼짝 않는 날’로 여겨 산소에 손을 대도 탈이 없는 날이기에 산소에 개사초(改莎草-잔디를 새로 입힘)를 하거나 비석 또는 상석을 세우고, 이장을 하기도 하였다.

청명과 한식은 같은 날이거나 아니면 청명 다음날이 한식이 되며 일년 중 하늘이 가장 맑은 날이다. 이렇듯 청명과 한식은 유서 깊은 날이지만 한편으로는 화려한 금수강산이 산불로부터 고통 받는 날이기도 하다.

청명·한식을 전후하여 4월 3일에서 7일까지 5일간의 지난 10년간의 기록을 살펴보면 평균 30건의 산불로 193ha가 소실되었고, 산불발생의 주요원인으로는 입산자실화(33%), 논·밭두렁태우기 등 소각행위(27%), 성묘객실화(20%)순이며, 100ha 이상 대형 산불만 3건이나 발생하는 등 산불이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여 산림피해를 키웠다.

봄철 산불확산의 주요 원인으로는 맑고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고 강한 바람으로 인해 산불이 발생하면 걷잡을 수 없이 순식간에 확산되는 특징이 있으며, 특히 불씨가 강풍을 타고 날라 다니는 비산화가 될 경우에는 대형 산불로 이어지게 된다.

이러한 산불발생을 줄이고자 산림청에서는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산불의 위험성과 경감심을 고취시키는 공익광고와 계도활동을 통해 농번기를 맞은 농민들을 대상으로 논밭두렁 소각의 무익함을 알리고 농산폐기물의 소각을 금지 시키는 한편 필요시에는 마을단위로 일자를 정하여 진화인력과 장비를 배치하여 소각 할 수 있도록 허가제를 운영하고 있다.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단말기를 산불감시원에게 보급하여 산불발생지역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여, 산불진화헬기가 위치 정보를 바탕으로 현장에 신속하게 출동하고, 기계화 시스템을 활용한 전문진화대가 구성되어 산불현장에서 진화활동을 벌인다.

산림당국에서 산불방지에 총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9일 울산과 포항에서 발생한 산불은 강한바람에 의해 비산화되어 순식간에 산과 산을 넘어 도심을 감싸는가 하면, 민가와 축사 등 산림 수백ha를 한순간에 잿더미로 만들어 버렸다.
이는 이정도면 괜찮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과 부주의한 화기물 취급으로 인해 발생한 인재이며 평소에 산불에 대한 위험성과 경각심을 갖고 관심과 주의를 가졌더라면 생기지 않았을 재난이었다.

머잖아 우리 모두에게 유서 깊고 뜻 깊은 날인 청명·한식이 다가온다. 이번 만큼은 산불조심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한번 상기하여 과거와 같이 해마다 발생하는 산불이 한건도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 모두의 노력과 실천이 중요하다.

성묘를 하거나 등산을 하거나, 봄나들이를 할 때도 항상 산불조심을 염두에 두어야 하며, 산에서는 화기물 소지를 금지하고, 논·밭두렁이나 농산쓰레기 소각을 하지 말 것을 당부 드리며, 온 가족이 다함께 경건한 마음으로 조상의 음덕을 기리며 성묘를 하고, 풍년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농사 준비를 하실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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