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목일, 화재방지 위한 조상의 지혜를 배우자
식목일, 화재방지 위한 조상의 지혜를 배우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04.03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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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민/밀양소방서 소방행정과장

4월 5일은 식목일이고 청명, 한식이다.
식목일은 나무를 심는 날인데, 해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날 산불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이 무렵이 1년중 가장 대기가 건조하고 바람이 강하게 불며 산림내 낙엽 등이 매우 건조한 상태로 불씨만 있으면 산불이 바로 발생할 수 있는 환경이고, 또한 매년 식목일과 청명 한식은 거의 같은 날이라서 산에 성묘하러 가는 사람도 많아 자연히 부주의 등으로 인한 산불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예로부터 우리조상은 식목일 무렵인 한식날에, 불사용을 금지하여 음식을 조리하지 않고 찬 음식을 먹는 옛 풍습이 있었다. 한식(寒食)날을 한자로 풀이하면 찰寒 밥食, 즉 찬밥을 먹는날이다. 그래서 이날을 금화일(禁火日), 숙식(熟食), 냉절(冷節)이라고도 한다.

또한 한식(寒食)을 설날, 단오, 추석과 함께 4대 명절로 삼아 조상께 제사를 올리며 성묘를 하고, 또한 ‘손 없는 날’, ‘귀신이 꼼짝 않는 날이다’ 하여 조상 산소를 손질하는 중요한 날로 여겼다.

한식의 유래에 대해서는, 중국 진나라 충신 개자추를 애도하여 찬밥을 먹는 풍속이 생겼다 하기도 하고, 나라에서 임금님이 청명날 새불을 일으켜 한식날 백성들에게 나누어주었는데 이 때 일정 기간 동안 불사용을 금하여 밥을 지을 수 없어 찬밥을 먹는다는 풍속으로 해서 한식(寒食)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우리 ‘형초세시기’에는 화재 방지의 목적으로 ‘한식날은 바람이 급하기 때문에 3일 동안 불을 금했다’고 전하고 있으며, 세종도 재위 13년 한식날 불이 났다는 보고를 듣고 앞으로는 아침에 저녁밥까지 짓고 오후에는 불을 쓰지 말라고 명했다고 하는 등 우리조상은 한식날 화재방지를 위하여 불 사용을 금지하였다.

오늘날도 한식은 조상을 추모하여 묘를 돌보는 날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옛날과 다른 것은 불을 금하는 풍속이 없다는 것이다.

몇년전 한식과 식목일을 전후해서 발생한 산불로 강원도와 동해안 일대의 귀중한 산림과 천년고찰 등을 붙태웠던 것을 비롯해 해마다 많은 화재가 발생하고 있으며, 올해들어 지난 3월 9일에는 갑작스런 기온상승과 ‘건조주의보’, ‘강풍주의보’ 등 위험한 기상여건 속에 전국적으로 21건의 산불이 발생하였으며, 특히 포항의 산불은 도심 산지에서 발생하여 가옥 56동이 소실되고 인명 15명(사망1, 부상 14)의 피해가 발생하였고, 또한 울주 산불은 야간에 발생한 불이 강풍을 타고 급속히 확산되어 산림 50ha와 가옥 23동을 태우는 등 산불이 민가로 번져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올해 식목일은 한식날과 겹치면서 주말과 이어져, 입산객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며 담뱃불이나 제를 지내고 쓰레기를 태우는 등 사소한 부주의가 예기치 않은 강풍에 산불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이 발생할 수 있고,  또한 농가에서는 건조한 날씨 속에 논. 밭두렁 소각이 인접 산불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우리 모두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소한 부주의가 큰 산불의 불씨가 되고 엄청난 재앙이 된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명심해야 할 것이다.
4월은 바람의 계절이고, 대기가 건조해서 불이 일어나기 쉽다.

올해 식목일과 한식날은, 찬 음식을 먹으며 불 사용을 금지한 조상의 지혜를 배워서, 단 한건의 화재도 발생하지 않는 식목일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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