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 녹차 부탄왕국으로 초대 받아
하동 녹차 부탄왕국으로 초대 받아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04.08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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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상/경남과기대 식품과학부 교수

부탄왕국은 히말라야 산맥의 동쪽에 위치하고 있다. 면적은 스위스와 비슷하고 수도는 팀푸, 인구는 통계상으로 70만 정도이다. 50%가 보태족으로 우리나라 사람들과 흡사한 몽골계통이다. 나머지는 네팔계와 토착부족으로 구성돼 있다. GDP(국민총생산)는 2007년 14억 달러로서 세계 160위 수준이다. 100여년 전 왕축(Wangchuck) 왕조가 여러 부족을 통일해 현재의 부탄(Bhutan)에 이르고 있다. 요즘은 가끔 우리나라 방송에서 가보고 싶은 나라로 국민들의 행복지수가 높다고 소개하기도 하며, 인터텟을 통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하동의 대표 브랜드인 왕의 녹차가 부탄으로부터 초대를 받은 배경을 간단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부탄 농림부는 농업, 원예, 산림, 축산 및 CoRRB의 다섯 국으로 구성되어 있다. CoRRB국은 농촌지역의 활성화로 행복지수를 높이는 지원을 위해 설립됐다. 농가 수입증대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던 중 경남과학기술대학교와 인연이 돼 부탄의 제2대 왕의 궁궐 주변에 자라고 있는 녹차나무를 특성화 하고자 사업 제안서를 작성했다. 우리나라 농림수산식품부가 주관하는 국제농업협력에 경남과학기술대학교가 ‘부탄 낙후농촌개발 모델마을 조성사업’을 주제로 해 응모했고, 매년 평가를 통해 3년간 사업을 수행했다.

현재까지 수행된 사업의 주요결과로는 총건평 450㎡ 규모의 3층 건물이 지난해 6월 부탄 농림부 차관과 필자가 참여해 개관식을 가졌다. 이 건축은 정부가 삼촐링 지역 녹차생산자단체(27농가, 2012년 6월 현재)에 기증했다. 마을단위 농민들의 자조, 자립을 위한 기반시설로서 모범사례가 되고 있다. 아홉동의 녹차묘목생산 온실이 갖추어졌고, 여기에서 생산된 묘목은 약 6만평의 녹차 다원에 이식을 하고 있다. 삼촐링 마을은 약 35도의 산지형 경사지로서 남향의 지세를 이루고 있다. 이런 지형적인 특성으로 계단형의 띠를 이루며 차나무가 식재되고 있다. 이렇듯 기반시설은 갖추어 지고 있으나 아직 준비해야 할 여건들이 무척 많다. 건축물 내부의 시설 보완, 제다용 설비보완 그리고 운영을 위한 방법 등, 이제 농민들이 자체적인 힘으로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걸음을 떼기 시작한 셈이다. 그래서 그들이 자립의 기반을 구축하기까지 우리나라 정부에서 3개년만 더 관심을 기울이면 명실상부한 국제농업협력사업의 우수모델로서 귀감이 될 것이 분명하다.

부탄 정부에서는 녹차제다의 고급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하동군과의 교류협력을 위해 조유행 하동군수와 김진태 군의회 의원을 비롯한 관계자를 초청하는 행사가 이뤄진 것이다.
부탄 농림부 회의장에서 현재까지 대한민국의 지원으로 현지에서 진행된 FVRDP(낙후농촌개발사업)의 현황과 SAP(학교농업교육)에 대해 타시국장이 소개했다. 하동녹차연구소 이종국 소장은 하동녹차의 장점으로 천혜의 차나무 재배조건, 전국 최고의 수제녹차 생산, 하동녹차발전협의회 및 연계 관광자원 등을 발표함으로서 부탄 정부가 향후 진행해야 할 목표를 세우는데 좋은 자료가 됐다.

특히 한국에서는 행정구역상 가장 작은 단위인 하동군의 발전상(경제자유구역, 광역 교통망 확충, 하동 브랜드 인지도 상승 및 하동군의 강력한 육성의지)등이 소개되면서 부탄 정부 관계자들도 어떻게 이런 많은 사업들이 가능한가에 대한 질문들에 대해 10년 이상의 행정을 이끌어 온 조유행 군수의 명료한 답변을 듣는 기회가 됐다.

또한 부탄 농림부 페마 기암초(Lyonpo Pema Gyamcho) 장관은 지난 2월 부탄의 모든 농산물은 유기농법으로 생산할 것을 세계에 공포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현재 제초제와 살충제의 판매를 법으로 금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부탄 농림부와 하동군은 유기농법에 대한 기술적 및 인적교류를 통한 실질적인 협약(MOU)을 체결할 것을 협의했다. 페마 장관은 농업인출신으로 어려운 농가를 직접 발로 걸으며, 방문하고 그들의 애환을 달래는 유명한 인물이다. 교통수단은 있지만 농민들과 그 고통을 함께 하고자 한 것이라 여겨진다.

부탄의 낙후 농가 연평균 수입이 100만원 정도인 것은 우리나라 1960년대 수준이다. 이젠 우리도 어려운 국가의 생활을 조금 도와 그들이 자조,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 주는 것이 진정한 글로벌 세상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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