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철학사상(哲學思想)(2)
중국의 철학사상(哲學思想)(2)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05.05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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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웅/한국국제대학교 국제한국어교원학과 교수·지리산막걸리학교 교장

‘인자인야(仁者人也)’의 방식으로 출발된 도덕론은 ‘행(行)’을 강요하고 있다. 지선행후설(知先行後設)·지행합일(知行合一)설·행선지후(行先知後)설·지이행난(知易行難)설·지난행이(知難行易)설 등은 모두 행동의 실천에다 표준을 두었던바 행동이 곧 지식시 되거나, 혹은 행동이 지식보다 중요시 되었다. 말하자면 윤리 문제는 중국철학의 중심 문제가 되었다. 이런 면에서는 중국철학은 주관적인 유심론보다는 실재론(實在論) 경향이 강한 것을 알 수 있다. 윤리 문제에 부수되는 또 하나의 전체적인 경향은 공·맹(孔孟)을 비롯해 대학·중용의 신독(愼獨)과 입성(立誠), 정·주(程朱)의 지경(持敬), 왕양명의 치양지(致良知), 불가의 명심견성(明心見性), 도가의 절성기지(絶聖棄知)와 허정론(虛靜論) 등 일련의 수양(修養)문제다.


중국사상의 관념에 대한 편향성이나 정체(停滯)성은 장기적인 전제체제에만 그 원인을 돌릴 것이 아니라 윤리와 수양의 필요가 물려준 현상이랄 수도 있다. 그러나 윤리 때문에 중국철학이 퇴폐하거나 단절되지 않은 채 지금까지 유지된 사실도 소홀시할 수 없다. 중국 철학사 속에는 윤리나 수양 외에 꾸준히 등장된 주제가 있었으니, 그것은 성선설·성악설 ·성선악혼합설·성선정악(性善情惡)설 ·성정합일설·성가선가악설 등 일련의 인성론(人性論)이었다. 정치·사회·법률·교육·예술사상 등은 모두 여기에 기초를 두고 발전했으니, 역시 인간과 생명의 문제가 철학의 주제임을 재확인 해준다.

끝으로 중국철학 전반에 노출되고 있는 태도는 중용적(中庸的)인 것과 무위(無爲)적인 것이다. 유가가 예악을, 법가가 법·세·술을 주장함으로써 적극적인 입세(入世)를 주장하지만, 그 태도는 항상 앞뒤를 고려했었고, 겸손하고 유약했었다. 이는 바로 중국사상의 중요한 내용이 유가와 도가의 흐름임을 말해준다.

공자의 것을 현실주의라고 한다면, 노·장의 것은 낭만주의랄 수 있다. 공자가 도시적이며 일하는 자세라면, 노·장은 전원적이며 유희(遊戱)의 자태랄 수 있다. 공자주의와 노·장 주의를 왕래하고, 그 부침이 반복되는 동안, 중국인은 행운 속에 득의(得意)연할 때엔 공교도(孔敎徒)가 되었었고, 패배를 당할 제면 노·장교도가 되었던 것이다. 글자 하나도 모르는 모든 중국인의 뇌리엔 유가와 도가사상이 그만큼 깊이 침투되어 있다.

중국의 인성(人性) 철학은 애(愛; Philein)·지(智; Sophia), 즉 종교적인 신앙이나 논리·지식을 추구하는 서양철학과는 달리 ‘철학’이기 전에 사상으로서 생활 속에 침투되어 감정을 수반하면서 개척한 학문이었다.
결국 중국철학의 바탕에는 유가의 현실주의건 노장의 낭만주의건 그들이 목표하는 것은 오직 현실의 실천을 전제(前提)로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교육철학에 있어서도 무엇보다도 실천궁행(實踐躬行)을 위한 이론을 전개해왔다.

우선 교육의 평등을 교육의 최고이상으로, 군자나 성인의 인격양성을 교육의 최고목적으로 하는 공자는 구체적인 교육방법, 교재, 교육의 순서 등을 제시했다. 경험과 깊은 사유(思惟)의 병행을 한다거나 “옛것을 정리하면서 그 저력으로 새것을 개척하자”는 이런 방법들은 학문을 결코 공상에 빠뜨리거나 학문을 목전의 현실에 급급하지 않도록 했다.

육예(六藝, 군자가 갖춘 여섯가지 기본 枝藝)를 교육 입문(入門)의 필수과정으로 하면서 육행충신(六行忠信)을 병행과목으로 했고, 덕행(德行), 언어(言語), 정사(政事) 문학(文學) 등을 전문가 중심으로 교육시키면서, 공자는 교육의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했다. 그것은 모두가 군자적인 행동배양이나 그 개성을 위한 내용들이다.

한편 행동실천을 전제로 하지 않는 공리공담(空理空談)의 학문은 철저히 배제했다. 결국 학문이란 행동(行動)의 후차적(後次的)인 순서요, 설령 교육을 받았다 할지라도 효(孝), 제(弟), 충(忠), 신(信)을 이룬 자(者)에게만 비로소 교육을 받았다고 할 정도로 행동(行動)우선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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