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가 하는 일과 조건들②
피가 하는 일과 조건들②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05.06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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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경/다움생식 회장·이학박사

아무리 우수한 능력을 가지고 있더라도 일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추어져야 그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은 동서고금의 진리이다. 피 역시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려면 피로서의 기본 조건을 잘 갖추어야 함은 자명한 일일 터. 그 조건들을 살펴본다.


첫째, 피는 깨끗하고 맑아야 한다. 심장에서 출발한 피가 전신을 돌자면 대동맥, 소동맥, 모세혈관, 소정맥, 대정맥, 심장 순으로 끊임없는 여행을 해야 한다. 재미있는 것은 모세혈관의 굵기와 적혈구의 크기에 있어 모세혈관보다 적혈구의 크기가 오히려 크다는 사실이다. 모세혈관의 직경은 3-5 미크론인데 반해 적혈구의 크기는 오히려 5-7미크론으로서 산술적 계산으로는 적혈구가 모세혈관을 통과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적혈구가 산소와 영양을 보자기에 싸듯 오므려서, 군대 용어로 낮은 포복 자세로 움직이기 때문에 적혈구가 모세혈관을 통과할 수 있는데 이때 만일 피가 깨끗하지 못하거나 혈관 벽에 지방질인 콜레스테롤이라도 끼여 순환을 방해하게 되면 큰일이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둘째, 피는 잘 돌아야 한다. 세상의 피는 돈인데 세상살이에 돈이 잘 돌지 않으면 낭패이듯 체내의 피는 곧 세상의 돈과 같다. 세포 하나하나는 피가 공급하는 영양과 노폐물 청소라는 과정 속에서 생명을 지탱하기 때문에 피가 돌지 않으면 제대로 된 삶을 지탱하기가 불가능하다. 피가 안돌면 몸에서는 항상성(homeostasis)이라는 것을 발현하게 되는데 떨림, 마비, 아픔, 무감각, 쥐남, 경련, 구토, 멀미, 경련 등의 현상들이 나타난다. 이러한 신호는 다름 아니라 지금 피를 받아야 하니 어서 피를 보내 달라는 신호인 것이다.

셋째, 피는 튼튼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튼튼’이란 ‘잘 훈련된 군인처럼’ 이라는 말과 같다. 외부에서 쳐들어오는 적을 물리치려면 피의 상태가 기합 빠진 군인 같아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백혈병은 백혈구가 없는 것이 아니라 백혈구가 무제한으로 증식되어 무장해제당한 군인처럼 되기에 적군을 물리칠 능력을 상실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군인은 숫자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얼마나 정예화 된 병사냐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일당백’이라는 말은 피에도 적용되는 말인 것이다.

넷째, 피는 넉넉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인체에서 차지하는 피의 양은 체중의 약 1/13 정도로 보는데 이는 단순한 양을 말하는 것이고 피 속에는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모든 성분들이 골고루 들어있는데 그러한 양들이 제대로 과부족 없이 들어있어야 된다는 말이다. 피 검사를 하기 전에 소변 검사를 먼저 하는데 소변은 피 성분의 1/100 정도의 내용물을 지니고 있어 소변 검사 결과를 놓고 그 내용에 의심이 가면 그보다 100배 성분을 지닌 피를 검사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콩팥에서 피를 거를 때 99%는 회수하여 다시 쓰고 나머지 1%만 오줌으로 만들어 몸 밖으로 내 보내기 때문에 오줌은 피 보다 1/100 정도로 묽다고 보는 것이다. 적혈구 숫자가 남자는 500만개, 여자는 450만개라고 하는 것도 피의 내용물을 가지고 말하는 것이다.

각자의 피가 위에서 얘기한 것처럼 깨끗하고, 맑고, 잘 돌고, 튼튼하고, 넉넉하여 배달부 역할, 청소부 역할, 군인 역할, 정보원 역할, 그리고 체온 유지를 잘해 준다면, 건강 문제로 고생하는 사람이 있을까?

동물의 피, 식물의 피, 세상의 피 이렇게 3가지를 놓고 본다면, 사람은 물론 모든 동물들의 피가 가지는 조건과 역할은 같을 것이고, 식물의 피는 엽록소인데 좋은 엽록소를 통해 식물이 광합성 작용을 잘 하게 되면 식물 또한 건강하게 될 것이다. 세상의 피인 돈이 깨끗하고 잘 도는 세상이라면 살맛나는 세상이 될 덧은 물론이요, 건강한 세상이 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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