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의 반성
어른들의 반성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05.07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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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금인산 여래암 주지

지상에서 가장아름다운 것은 사랑의 향기가 가득한 어머니의 거룩한 눈동자다.


부모는 자식을 위한 일이라면 어떤 희생도 마다하지 않고 한평생을 살아오신 태양과 같은 사랑의 저수지이다. 고독, 슬픔, 피로함, 불평불만 그 어떤 것도 어머니의 따뜻한 미소와 손길 앞에서는 모두 눈 녹듯 사라진다. 인간은 빵만 먹고 사는 동물이 아니라, 사랑을 먹고사는 동물이기에 부모로부터 사랑받고 산 날이 가장 밝은 한낮이며 부자(富者)이고, 부모님이 떠나신 날은 가장 어두운 한밤이자, 절망이며, 사랑에 굶주린 가난뱅이가 되는 것이다.
사람에게 사랑이라는 정신적 양식이 고갈되는 날이면 몸, 마음, 성격까지도 병들게 된다.

누구라도 부모님과 함께 오순도순 살 때가 가장 행복한 시절이다. 자식은 어려서는 어머니의 젖을 먹으며 두 팔의 짐이 되었다가 커서는 부모의 재산에 의지하며 낮에 난 도깨비처럼 부모 마음을 뒤집는 짐이 되는 수도 있다. 사람은 부모에 대한 권위와 존경, 자녀에 대한 사랑과 친화, 형제자매간의 우애와 협동, 서로 믿고, 아끼고 위하는 애정과 신뢰의 공동체 삶 속에서 건전한 성격이 형성된다. “집안사람의 허물이 있거든 마땅히 몹시 성내지 말 것이며 가볍게 여기지 말고 그 일을 말하기 어려우면 다른 일을 비유하여 은근히 깨우치라. 오늘에 깨우치지 못하거든 내일을 기다려 다시 경계하라. 봄바람이 언 것을 풀듯, 화기(和氣)가 얼음을 녹이듯 하라. 이것이 바로 가정의 규범이다”

자식 된 자는 부모의 흉을 보거나 비방하지 말라. 결국은자기 자신을 천하게 만들어 되돌아오는 화살이 된다. 사랑과 활기 넘친 가정이 건설될 때 비로소 사회도 국가도 건전해질 수 있다. 그래서 건전한 가정건설이 부모의 첫째의무이다. 요즘은 날이 갈수록 부부간의 신뢰가 무너져가고 이혼 가정이 늘어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부부간에는 비밀이 없어야한다.

통장, 휴대폰, 메일, 문자내역 등을 서로에게 망설임 없이 공개할 수 있어야한다. 부부간에 서로 감추어야할 비밀이 많을 때 대화가 단절된다. 그러면 서로 못 믿고 눈치 보며 비난과 상처를 주고받으며 찬바람이 불게 된다. 이런 가정에는 애정이 고갈되어 질서가 붕괴되고 협동이 무너진다. 병든 가정에서는 절대로 건전한 인격이 형성될 수 없다.

파괴된 가정에서 문제아이가 생겨난다. 우리사회에는 문제아이가 있는 게 아니라, 문제 가정과 문제 부모가 있을 뿐이다. 자식의 잘못은 모두 부모의 책임이다. 그래서 도둑의 때는 벗어도 자식의 때는 못 벗는다하였다. 그동안거머리처럼 끈덕지게 인간 생활의 밑바닥까지 달라붙어 있는 사행심, 투기심, 불법, 탈법, 반칙, 새치기 이런 것들을 청산하지 못한 어른들의 책임이 크다. 그 결과 불신사회로 변하여 우리 모두가 욕되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젊은이들에게 미안한 생각이다. 어른들은 어버이날을 맞아 가슴에 꽃 달고 음식대접에 용돈 받는 것도 미안하다. 그래서 오늘의 어른들이 지난날을 얼마나 떳떳하게 살아왔든가 되돌아보는 하루가 되어보고자 한다. 젊은이들은 책임감을 갖고 혼신의 노력으로 의식수준을 높여나가 선진한국을 건설하여 후세들께 물려주도록 하라.
자식들은 부모가 살아온 인생을 그대로 따라 배운다. 아들은 아버지를, 딸은 어머니의 걸음걸이, 목소리, 성격, 습관, 잠자는 모습까지 보고배운 그대로 쏙 빼닮아버린다.

오늘도 부모마음을 섭섭하게 한 자식이 있다면 그것 또한 그 부모의 책임이다.
우리 모두 서둘러서 가족 간의 신뢰를 회복하고 화합하자.

그리고 자녀들에게는 옳고 그른 판단능력을 길러 주는 훈련을 강재라도 시켜나가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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