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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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07.25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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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교대부설초등학교 교사
해마다 우리 학교는 두 차례의 교생 선생님을 맞이하여 예비 선생님들의 중요한 교육현장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1학기에도 우리 반에는 진주교육대학교 4학년 교생선생님 8명이 배정되어 2주간 매일 2시간씩 교과수업과 학교생활을 배우는 시간으로 보냈다. 교생선생님들은 훌륭한 교사가 되기 위해 힘들게 공부하고 어렵게 임용고사를 치르고 발령을 받아 선생님이라 불리우게 되기까지 수많은 과정을 거치며 갈고 닦아야 한다.
교생실습을 시작하기 전 주의 금요일 6시 30분, 교실에서 교육실습에 관한 실습 안내를 실시한다. 뒷 출입문을 살며시 열고 들어서는 상기된 얼굴은 지도교사로서가 아니라 교육현장의 선배로서 반갑기만 하다. 하지만 엄숙하게 시작되는 실습 안내는 긴장감을 돌게 한다. 먼저 자기소개를 특징적이면서 자세하게 하고, 좌우명, 좋아하는 낱말과 그 이유도 말하게 하였다. 그런 다음 돌아가며 ‘무명교사 예찬’을 낭독하고, 이어 ‘소년을 얕보지 말라’라는 시 한 편을 읽는다. 모두들 긴장하여 숨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마음에는 설레임과 해내야겠다는 각오로 가득찼을 거라 생각한다. 이렇게 2주간의 실습은 전 주의 금요일 저녁부터 시작된다. 교생선생님들은 자기에게 배당된 과목의 수업을 하기 위해 수업계획을 하고 수업과정안을 작성하여 일요일까지 지도교사의 메일로 보낸다. 월요일에는 학급수업협의회를 거쳐 좋은 아이디어를 모아·수정하여 수업과정안을 완성하게 된다. 그리하여 수업 하루 전에 연구부에 제출하고 수업 자료 준비를 한다. 하지만 자료를 준비하는 동안에도 계획은 그대로 실천되지 못할 때가 많아 수업 준비를 하면서 다시 계획은 수정된다 . 이런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조금씩 길을 찾아가며 잘 보이지 않는 좋은 수업에 가까이 다가가려고 노력한다.
개인별 2~3시간 수업을 위하여 교생선생님들은 밤잠을 설치고, 입맛마저 잃게 된다. 아이들의 새까만 눈동자에서 뿜어져 나오는 호기심 앞에서 교사는 너무나 작아지기만 한다. 그렇게 준비를 많이 했건만 그 순간에 머릿속은 백지가 되고 수업을 진행할 수가 없는 경험을 하게 된다. 2주일을 시간과 전쟁을 하듯 잘 짜여진 계획에 의해 잠시의 틈도 없이 하루하루를 보낸다.
4학년 교생선생님들은 마지막 교육실습이라 아쉬움을 남기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면서 최선을 다한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지도교사의 마음은 흐뭇하기도 하지만 안쓰럽기도 하다. 힘든 과정을 겪으면서도 언제나 웃음과 희망을 잃지 않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운데, 내년에는 모두 함께 교육 현장에서 같이 근무하며 ‘처음처럼’의 마음을 실천할 수 있을까. 초등 현장에서 젊은 후배 선생님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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