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로운 보훈선양을 위해
명예로운 보훈선양을 위해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05.16 19:27
  • 15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기원/진주보훈지청 이동팀장
“적이 공격하면서 포격을 뚫고 올라오면 전우들이 참호에서 뛰어나가 적을 사살하기를 계속해 고지를 사수했고… 날이 밝아 소대원을 살펴보니 대원 35명 중 24명이 전사하고 11명만 살아남았어요” 이렇게 술회하면서 태극무공훈장을 목에 걸고 당당한 자세로 서있던 베티고지의 영웅 김만술 대위의 모습이 그리운 요즘이다.

전쟁기념관에서는 6·25전쟁 당시 베티고지에서 1개 소대병력으로 중공군 2개 대대를 섬멸한 김만술 대위를 올해 5월의 호국인물로 선정했다. 김만술 대위는 경남출신으로 6·25 전쟁이 발발하자 평양탈환 전투 등에 참전해 지휘능력을 인정받았고 1953년 소위로 임관해 경기도 연천의 베티고지에 투입됐다.소대원 35명과 함께 베티고지를 지키고 있던 김소위는 야음을 이용해 인해전술로 공격해오는 중공군 2개 대대를 맞아 13시간 동안 적과 19차례의 공방전을 벌여 적 314명을 사살하고 450명을 부상시키는 혁혁한 전과를 세웠다.

베티고지가 빼앗기면 국군 2군단 방어선이 적에게 그대로 노출되는 긴박한 상황이었다. 청사(靑史)에 빛나는 이 전공으로 그는 태극무공훈장과 미국의 십자훈장을 받은 전설적인 우리의 영웅이다. 태극무공훈장은 미국의 명예훈장과 프랑스의 레종 도뇌르 훈장과 같은 최고의 무공훈장이다.

미국은 명예훈장을 받은 군인의 장례식에는 대통령이 참석해 그의 공을 기린다고 한다. 대통령의 거수경례를 받으며 장엄하게 치러지는 장례식 광경을 보는 그 군인의 가족들이 얼마나 많은 감동을 받을까. 이렇게 함으로써 그 유족들이 자연스럽게 나라를 사랑하는 역군이 되는 것이다. 다민족 국가인 미국이 왜 세계를 선도하는 초강대국이 되었는가는 알려주는 비밀이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보훈이란 감동으로부터 시작되어 고귀한 명예를 부여함으로써 완성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여기 조국을 위해 숨진 한 병사가 있다’ 라는 쓰여 있는 묘비가 파리의 개선문 아래에 서있다. 금싸라기 같은 땅인 파리의 한 복판에 무명의 병사 한 사람의 묘비를 국립묘지로 이장하지 않고 이곳에 놓아두는 이유가 뭘까. 프랑스가 나라를 위해 희생한 용사를 얼마나 명예롭게 예우 해주는가를 전 세계인들에게 보여줌으로써 자국의 국격(國格)을 높이는 한편 국민에게 나라사랑정신을 불러일으키게 하기 위함일 것이다. 이처럼 보훈이란 사람들에게 잊혀진 그 이름을 국가가 불러주고 그 명예를 국가가 찾아서 높여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우리는 북한의 핵 위협이 계속되고 있는 오늘의 긴박한 안보상황에서 김만술 대위와 같은 국가유공자의 공훈을 가슴에 새기고 그 이름을 나라사랑의 표상으로 삼아 이 난국을 극복해야 할 것이다. 국가유공자의 공훈이 최상의 가치라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심어줌으로써 국가유공자가 존경과 추앙의 대상이 되도록 우리 함께 노력해야 하는 이유는 그 분들의 행복이 곧 우리 대한민국의 행복이기 때문일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