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의 정체성
건강의 정체성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05.20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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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경/다움생식 회장·이학박사

한 달 전, 현직 교장선생님인 초로의 여성과 만나 췌장암에 대한 대화를 나누면서 참으로 오랜만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이분은 췌장암 진단과 몇 번의 방사선 검사를 끝낸 후, 현대 의학적 치료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그 후, 나름대로의 방법을 찾아 병을 고치든지 아니면 죽든지 한다는 생각으로 주변을 깔끔하게 정리한 분이었다.


이분을 통해 배운 것은 첫째 죽음에 대한 생각이었다. 당신은 의사가 자신의 췌장암에 대해 하는 말들을 100% 신뢰하지 않는다고 했다. 암을 완벽하게 고치는 방법을 찾아낸다면 노벨상은 따논 당상이겠지만 아직까지 그 방법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은 언젠가는 죽게 됨으로 죽음을 너무 두려워하지 않고 담담히 받아들이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지금까지 열심히 살았고 익은 감만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생감도 떨어지는데 60여세까지 살았으니 좀 이르긴 해도 별 아쉬움이 없다는 것이었다. 말은 그렇게 해도 속마음까지 태연할 수는 없는 법. 그럼에도 표현만이라도 그렇게 할 수 있는 정신력은 가히 본받을 만하다.

그날, 많은 대화를 나눴지만 필자가 그 분에게 했던 말을 요약하면 이렇다. 암이 생기는 가장 큰 원인 중의 하나는 분노와 미움이므로 지금까지 누구를 향해 분노를 가진 적이 있다면 용서로 화해하라는 것. 미움이 있었다면 그것 또한 용서로 마음을 내려놓으라는 당부였다.

말로만 하는 얘기가 아니다. 내가 분노했던 일, 미워했던 일들이 있다면 아무도 보지 못하는 자기만의 이력서를 쓰는 동안 완전히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한다. 왜일까? 분노나 미움보다 자기 자신을 상하게 하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말이다. 오뉴월에 서리가 내린다는 것, 참 무서운 말이다. 분노와 미움은 이렇게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리게 할 만큼 상처를 준다. 현대 생명공학과 의학에서는 분노를 활성산소의 온상이라 하고, 대표적인 발암요소로 꼽는다. 하지만 우리 조상들은 오랜 옛날부터 화내지 말고, 미워하지 말라는 말을 대신해 ‘오뉴월 서리’라는 표현을 썼던 것이다. 오죽하면 화병이라는 병명이 한글로 세계의학계에 등재가 되었겠는가.

감사하게도 그분은 그날로 비밀의 자기 이력서를 쓰고 분노와 미움을 털기 위해 모든 것을 용서하고 마음의 평정을 얻겠노라고 고백했다. 과학적인 방법으로 인정을 받지는 못했지만 전통 쑥뜸이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충고도 해드렸다. 암세포는 섭씨 43도 이상에서 사멸하는데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전통 쑥뜸이 몸 안에 불을 때는 방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분은 그 역시 실천하겠노라는 약속을 했다. 마지막으로 생식을 하라는 조언을 해드렸는데 그마저도 지금까지 착실하게 실천하고 있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있다.

생사를 초월했다고 하면서도 스스로의 노력으로 암을 이겨보려는 의지를 갖고 여러 가지 방법들을 실천하는 그분의 확실한 자기 정체성을 확인하면서 수십년간 대체의학으로 섭생을 지도해온 필자로서는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질병의 원인은 다양하다. 그러나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본인의 잘못된 삶이 질병을 가져온다는 사실만은 부인할 수 없다. 왜냐하면 유전적 소인이나 돌발적 사고가 아닌 한 자기 삶의 결과가 질병으로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자신의 삶을 조명하려는 정체성 없이 어떻게 병을 고칠 수 있겠는가. 오늘날 정체성의 결여로 인해, 자신의 탓이 아닌 남의 탓으로 돌려 병을 낫게 할 기회를 놓치고 한탄하는 사람들을 의외로 많이 보게 된다.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다.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정체성을 확립하여 고치든 못 고치든 질병으로부터 해방되는 분들이 많아지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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