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올바른 역사교육이 절실하다
대한민국은 올바른 역사교육이 절실하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05.21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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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선태/경상대학교 축산학과 교수

얼마 전 MBC에서 방송되고 있는 무한도전이란 프로그램에서 연예인을 대상으로 한국사에 대해 묻는 퀴즈코너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조선시대에 일본으로 건너가 한국 문물을 전파했던 외교사절단의 이름을 묻는 질문에 모 아이돌 가수가 ‘정신대’라고 답을 썼기 때문이었다. 자랑스러워야 할 조선통신사(朝鮮通信使)의 역사가 가장 치욕적인 모습으로 바뀌는 것을 온 국민이 지켜보면서 허탈한 웃음보다는 깊은 한숨을 품어내었다.


근래 우리는 극우로 치닫는 일본의 역사왜곡을 보면서 분노하고 있다. 또 중국이 공공연하게 자행하고 있는 동북공정을 보면서도 우려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이나 중국의 고조선과 고구려 역사에 대한 억지에 가까운 새로운 주장은 우리의 국가적 위상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일본이나 중국의 역사의 왜곡과 역사관의 편향은 그 어느 것 하나 쉽게 풀릴 것 같지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런 와중에 며칠 전에는 국내 극우사이트를 대표하는 일간베스트(일베)에 518에 대한 역사왜곡이 기승을 부렸고, 이로 인해 또 다시 한국사회가 둘로 나뉘어 싸우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그리고 실제로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장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할 것이냐 합창할 것이냐를 놓고도 심각한 분열이 일어났다. 그래서 혹자는 이렇게 역사를 놓고 다투는 지금의 대한민국을 보면서 마치 구한말의 시대로 돌아가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고 말한다. 아마도 대한민국의 현대사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역사관이 달라지고 흔들렸기 때문일 것이다.

어느 시대나 그 시대의 역사적 진실은 하나였다. 역사는 하나이지 둘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 대한민국의 역사는 둘로 나뉘어서 고집스럽게 흘러가고 있다. 보수우파의 입장에서의 역사와 진보좌파의 입장에서의 역사가 한 치의 양보 없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형국이다. 이 둘이 공존하면서 조화를 이룬다면 다행이겠지만 현재 우리나라 역사는 정권의 성향에 따라 마치 쿠데타를 일으키듯 뒤바뀌는 것이 문제다.

확실히 우리나라는 역사교육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 보수우파의 성향을 가진 교사나 진보좌파 성향의 교사가 가르치는 역사가 달라서는 역사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대한민국에서는 역사가 교사들의 정치적인 성향에 따라 보수우파 역사가 따로 있고, 진보좌파 역사가 따로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역사가 둘로 나뉘어서 교육되다보니 어느 역사가 진실인지 헷갈리는 것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대한민국 사회가 분열되고 통합하기 어렵게 된 것은 사필귀정처럼 느껴진다.

그러므로 대한민국은 우선 역사관과 역사교육을 바로잡아야 한다. 좌편향 교사나 우편향 교사, 그 누가 가르쳐도 변함없이 똑같이 가르치는 역사를 만들어야 나라가 바로 서게 된다. 우리는 역사가 바로 서지 못하면 불행했던 과거의 역사를 다시 반복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일본이나 중국이 역사를 부정하고 있다고 비판하기에 앞서 먼저 우리의 역사부터 제대로 세우고 가르쳐야 한다는 말이다.

한 나라의 역사가 분열되면 그 나라 국민은 당연히 분열되게 되어 있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역사가 분열되어 있으니 일본이나 중국이 우리나라를 얕잡아보고 자국의 이익만을 위하는 망국적인 언사로 역사를 왜곡하고 나서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그들의 역사왜곡을 허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반성을 해야 한다. 일본이 망언으로 역사 부정을 밥 먹듯이 해도, 북한이 핵으로 위협하고 미사일을 쏘아대도 우리는 분열되어 있는 역사로 인해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반성을 해야 한다.

현재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대통합을 외치고 있다. 그런데 국민대통합은 목소리만으로 외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국민대통합을 이루려면 먼저 분열되어 있는 현대사를 하나로 통합하는 일부터 이룩해야 한다. 역사가 분열되어 있는데 어떻게 국민대통합이 이루어질 수 있겠는가? 박근혜 정부는 21세기 대한민국이 어느 방향으로 향하여 가고 있는지를 냉정하게 판단하고, 대한민국의 정체성에 위배되는 역사들은 몰아내고 바른 역사를 세우고 가르치는 일에 우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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