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자(墨子)의 진정한 사랑론
묵자(墨子)의 진정한 사랑론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07.27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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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웅/한국국제대학교석좌교수
지리산 막걸리학교 교장
기원전 390년경 만들어진 책은 어지러운 세상에 겸애(兼愛), 비공(非攻)을 제창하고 동분서주하였던 묵가를 위한 실천 강령. 전국 시대에 유가에 대항한 묵자의 언행을 모은 것이기도 하다.
모두 71편으로 이루어졌고, 상현(尙賢)ㆍ상동(尙同)ㆍ겸애(兼愛)ㆍ비공(非攻)ㆍ절용(節用)ㆍ절장(節葬)ㆍ천지(天志)ㆍ명귀(明鬼)ㆍ비악(非樂)ㆍ비명(非命)의 10대 주장이 있고 묵자의 인물상을 전한 공륜(公輪), 후기 묵가의 논리학적 사유인 경(經)ㆍ경설(經說), 수(守)의 법 등 53편이 현존한다.
묵자의 이름은 적(翟: 기원전 5세기 중엽~기원전 4세기 초엽). 전국 시대 초기의 사상가이다. 묵은 자자형(刺字刑, 얼굴이나 팔이 살을 뜨고 거기에 먹물로 죄명을 써 넣는 형벌)으로 도형수(徒刑囚)를 의미 한다. 세상 사람들이 이를 멸시하여 묵이라고 이름 붙였는데 이것이 학파의 이름이 되었다는 설이 있다. 그는 노나라에서 태어났다. 처음에 유학을 배웠지만, 얼마 안가서 유가의 예악(禮樂) 존중주의에 불만을 갖게 되어 독자적인 사상 체계를 세웠다. 그의 사상은 겸애주의(兼愛主義)로 요약된다. 유가가 주창했던 인은 우선 자기의 아버지를 사랑하고 그 사랑을 가족과 타인에게 미치게 하면 사회질서는 보장된다는 것이지만, 그는 이것을 별애(別愛: 차별애差別愛)라고 배척하고 평등 무차별의 애(愛:겸애兼愛)를 주장했다. 사람들의 행동을 감시하여 상벌 화복을 주는 천제(天帝)와 귀신의 존재를 믿고 하늘의 뜻을 받드는 일종의 종교적 계급 정치를 이상으로 삼았다.
혈통에 의한 왕후 귀족의 정치 지배를 인정하지 않고, 빈부 귀천에 관계없이 도덕적이고 재능 있는 훌륭한 사람이 사회의 지배적 지위에 올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利)를 중시하여 인류 전체의 이익이 되지 않는 것은 모두가 유해한 것으로 여겼다. 근로와 절약을 강조하여 절장과 비악(節葬과 非樂 :후장(厚葬), 구장(久葬)에 반대하고 음악을 부정함)을 주장했다.
이것에 대하여 유가로부터, '묵자는 실용성을 중시한 나머지 장식성을 잃었다', '겸애설은 부모를 무시하는 금수와 똑같은 사상이다'라고 비난받았다. 그러나 귀족의 부패 정치, 세습제, 유가의 예악 존중, 비행동성에 대한 비판이 사회의 하층으로부터 지지를 받아 급격히 신봉자가 늘어나 유가와 대항하는 세력을 형성했다.
“묵적의 굴뚝은 검게 되지 않는다”는 말도 있듯이, 묵자는 단지 이상만 말한 것이 아니라, 실천 궁행에 철저하여 삼백 명을 거느리고 대국의 침략 저지를 위하여 일어선 일도 있다. 그의 전투적인 평화주의는 오늘날 중국에서도 높이 평가된다.
묵가는 전국 시대가 끝날 무렵에 급속히 쇠퇴하여 한 대에 유교가 국교로 정해지면서 사상계로부터 완전히 말살되는 비운을 맞았다.
 이 책에 나오는 명언들로는 ①신(神)으로 다스리는 자는 중인(衆人)이 그 공(功)을 알지 못하고, 밝은데서 다투는 자는 중인이 이를 안다. 이 말의 뜻은 성인의 다스림은 중인의 눈에 보이지 않는 모습으로 행해진다. 따라서 거의 공적이 알려지지 않는다. 그러나 명예심에 사로잡힌 사람은 자신이야말로 구국의 영웅이라고 하여 그 공적을 선전하고 돌아다니기 때문에 나라 전체에 이름이 알려진다. 말없이 힘써 행하는 묵자의 술회이다. 초(楚)의 침략을 막아낸 묵자가 송(宋)의 성에 귀환했을 때, 도리어 위병(衛兵)에게 내쫓겼던 고사에 뿌리를 둔다는 것이다.-공수편(公輸篇)
②힘 있는 자는 신속하게 타인을 도와주고, 재산 있는 자는 열심히 남에게 나누어주고, 도(道)있는 자는 타일러서 남을 가르친다. 즉 힘이 있는 사람은 남을 돕고 재력이 있는 사람은 남에게 나누어주고, 학문을 익힌 사람은 남을 가르친다. 이렇게 하여 각각 사회에 공헌하는 것이 본연의 사회상이라는 뜻이다.-상현(尙賢) 하편
③관(官)에 영원한 존귀함이란 없고, 민(民)에 영원한 비천함이란 없다. 이 말은 귀족이 항상 귀족일 리 없고, 대중이 항상 비천할 리도 없다. 결국 세습적 귀족 정치에 대한 비판의 글이다.-상현 상편
④만든 것이 사람에게 이로우면 교(巧)라 하고, 사람에게 이롭지 못하면 졸(拙)이라 한다. 이 말은 공수자(公輸子)가 대나무와 나무를 깎아 장난감 까치를 만들었다. 날려 보니 3일 동안이나 계속 날았다. 이 때문에 그가 자만했던 것에 대하여 묵자가 했던 말로써 “까치를 아무리 정교하게 만들었다고 해도 대공(大工)이 수레의 쐐기를 만든 것만 못하다. 대공은 3촌짜리 나무를 깎아 50석의 무게에도 견디는 쐐기를 만든다. 곧 사람을 이롭게 하는 기술이 <교(巧)>이고 그렇지 못한 기술은 <졸(拙)>이다.”라는 뜻이다.-노문편(魯問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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