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축제, 사회자본에 주목하라
지역축제, 사회자본에 주목하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05.29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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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규/언론학 박사·대장경축전 홍보마케팅팀장

최근 사회자본(Social Capital)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퍼트넘(Putnam)이 제시한 사회자본은 돈 같은 물적 자본과 마찬가지로 사회적 관계가 중요한 자본이 될 수 있다는 개념이다. 즉 사회자본은 한 사회가 갖고 있는 신뢰의 총합이라 할 수 있으며 이는 수평적인 네트워크, 태도, 소통, 신뢰, 규범 등을 통해 측정된다. 퍼트넘은 이탈리아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연구를 통해 지방정부의 정치경제적 성공이 그 지역사회가 지닌 사회 자본에 의해 좌우됨을 증명하기도 하였다.


사회자본을 형성하고 축적하는 데에 지역축제는 유용한 장이 된다. 지역축제는 주민간의 교류, 주민과 지자체의 협력은 물론이고 전국, 나아가 세계와의 우호적 관계를 이끌어내는 종합적 네트워킹이기 때문이다. 지역축제를 통한 사회자본 형성은 지역주민들의 지역행사에 대한 인지도와 찬성도가 높을수록 용이해지며 주민들의 자발적, 능동적 참여를 통해 지역사회 발전과 연결될 수 있다.

우리 경남도의 경우 경남도와 시군의 크고 작은 축제를 더하면 100여개에 이르며, 전국적으로 246개 각급 자치단체에서 매년 1200여개의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축제의 갈래도 문화예술축제, 전통민속축제, 생태자연축제, 레저스포츠축제, 지역특산물축제, 주민화합축제 등으로 다양하다. 지방자치의 활성화와 더불어 지역발전을 위한 자구적 노력이 경주되는 가운데 지역축제가 그 대안의 하나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 축제는 하나같이 지역의 브랜드 가치를 향상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실질적인 경제적 효과와 브랜드 가치 향상보다는 추상적인 연구보고서나 경제적 영향 측정만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

지역축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역주민들에게 가시적인 경제적인 보탬이 되어야 한다. 또한 우리 고장을 알릴 수 있는 차별화된 콘텐츠와 교통여건이 구비되어야 한다. 나아가 숙박의 편리함과 먹을거리의 독특함과 풍성함도 성공 축제의 필수요건이다. 결국 축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소재의 독특함과 주변 여건, 그리고 주민참여가 중요한 요소이다. 그런 측면에서 강원도 화천군의 산천어 축제를 눈여겨 볼만하다.

산천어축제는 인구 2만4000명인 화천군이 주최가 되어 축제를 벌이는데, 매년 평균 94만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으며 2011 문화체육관광부 우수축제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이 축제에는 산천어 등(燈)달기 행사가 마련되는데 군청 일자리창출사업에 참여할 노인들이 5개 읍면에 설치된 산천어 공방에서 직접 등을 제작, 월 30만원의 급여를 받고 있다. 또 행사장 가게들도 임대료 없이 지역주민들이 입점하여 장사를 통해 경제적 이득을 취하고 있다. 나아가 화천군은 15억원을 투입하여 지역민들에게 산천어를 계약 양식하게 하고 이를 전량 다시 매입하여 축전장에 방류하고 있다. 주민은 축제에서 주요 소득원을 얻고 군청은 주민 소득 향상과 화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효과를 거두고 있으니 군청과 지역주민이 서로 윈윈(win-win)하는 셈이다. 사실 지역축제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세금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세수를 목적으로 하기보다는 지역주민들의 참여와 일자리 만들기 계기로 삼아야 한다. 세수를 목적으로 한다는 것은 이중과세에 해당하기 때문에 지역주민들에게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화천군의 산천어축제는 지역민들의 자발적 능동적 참여와 우호적 지역사회 관계망을 형성하는 사회자본 축적의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지역의 대학축제도 지역주민과 소통하고 사회 약자를 돕는 행사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대학이 지역사회와 동반성장하겠다는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는 대학이 추구하는 사회자본 축적의 한 형태라 할 수 있다.

지역축제 역시 지역민의 사랑을 기반으로 참여하는 축제, 사회자본을 탄탄히 쌓아가는 장으로 거듭나야 한다. 지역축제의 코페르니쿠스적 일대 변화를 기대한다. 정답은 사회자본 축적에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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