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종교사상(宗敎思想)(Ⅱ)
중국의 종교사상(宗敎思想)(Ⅱ)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06.02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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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웅/한국국제대학교 국제한국어교원학과 교수

 
고대 원시신앙의 구상(具象)적인 대상은 매우 다양하여 하나의 부족은 어느 자연계의 물상을 미신한 나머지 그 부족의 조상이 어떤 토템에서 근원했다든지 혹은 거기에서 화신(化身)했음을 믿는 것이다. 뱀·양·곰·소 따위를 자기 부족의 신으로 삼는바 중국 상고에 있어서도 그런 문헌의 기록을 살필 수 있거니와 은(殷)대의 동기(銅器)에 조각되어 있는 각종 짐승의 다리·배·머리 등으로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중국에 있어 동물숭배는 특수하다. 북방민족이 곰·이리를, 남방민족이 사자·호랑이·악어 등을 일반적으로 숭배하는 외에도 십이진(十二辰)을 열두 가지 동물과 자(子)는 쥐, 축(丑)은 고와 같이 짝하기도 하거니와 봉황·기린·용·거북 등으로 길운과 수명을 상징(象徵)하는 데서 족히 그 연원을 내다볼 수 있다. 자연과 군신에 대한 숭배는 모두 제사의 의식에 의하여 표현되었다.

첫째 일월(日月)에 대해서는 우순(虞舜) 때부터 해·달·별·강·바다·산 등 육종(六宗)에게 지내는 제사를 비롯하여 3대 때에는 교제(郊祭)를 통하여 백신(百神)의 왕인 일월을 숭배했고, 둘째로 산천에 제사하는 망제(望祭)와 나무 위에 짐승을 태워 연기로써 풍우의 은혜에 보답하는 유료사 등이 있는가 하면, 셋째로 토지신[社]과 오곡신(五穀神 ; 稷)에게 춘추로 지내는 사제(社祭), 넷째로 가내에 지내는 오사(五祀), 다섯째로 하느님과 귀신의 관념을 융합한 군신의 총위로 백신제(百神祭)를 지냄으로써 만민의 유화를 기도했으니, 이들은 모두 자연과 인간 사이의 가장 직접적인 교통이요 기원이었다.

때문에 제사의 방식은 대부분 높은 언덕에 올라 섶나무를 태우며 불길을 하늘에 올리며 제사지내는 번제(燔祭), 또는 시제(柴祭)·재제(載祭)·교천(郊天) 등의 방식이었다.

한편 강신(降神)을 기도하기 위하여 무용과 주술을 외는 남녀 무당, 즉 무격과 길흉(吉凶)화복을 점쳐 주는 복서(卜筮)에 의하여 천지신명께 기원을 알리거나 천지신명의 뜻을 전달받기도 했으니 특히 거북껍데기[龜甲 ; 卜]와 톱풀[蓍草 ; 筮]에 의한 운명의 진단이 성행한 것은 문헌을 통해서나 1928년 하남성 소둔촌(河南省少屯村)에서 발굴된 갑골편(甲骨片)에 새겨진 수십만 조각의 복사(卜辭)에서 짐작할 수 있다.

주(周) 대의 공주옹대(共主擁戴) 시대에 이르러서는 부족국가만의 별개의 자연신앙만으로 집체의 유대를 갖기가 어려운바 공동의 상징과 공동의 사전(祀典)이 필요했으니 바로 정치와 종교의 일체화된 시대가 되었다. 이에 공동의 신, 즉 하늘, 혹은 하느님을 성정케 되었으니 중국 토착 종교사상의 커다란 연진(硏眞)이랄 수 있다.
구상(具象)의 경배는 다신신앙이지만 한계가 있고, 초구상적인 제천숭배(帝天崇拜)는 한계가 없는 진실의 최고 표현인 것이다.

천(天)과 제(帝)는 다 같이 인간의 힘을 초월한 위치에서 이 우주를 주재하는 권능을 인정하는바 같이 통용되는 것이다. ‘상서(尙書)’홍범(洪範)에 기자(箕子)의 주 무왕께 행한 보고에서도 천과 제는 같이 주재자의 뜻으로 통용되었으며, 동시에 능동적으로 경천(敬天)을 하여야만 은혜를 입고 배천(背天)을 할 때엔 징벌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능동적으로 경천할 때 은혜를 받기도 하지만 하늘은 백성을 사랑하고 돕는다는 천민상인(天民相因) 관계로 발전되는 것이다. 따라서 천과 제에 대한 신앙이나 숭배는 씨족집단의 수령들이 공주(共主)를 옹대하는 정치적 과정과 서로 배합된다. 하늘은 바로 최고의 수령으로써 백성을 통솔하고 상제(上帝) 즉 하느님을 보좌하는 상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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