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생각해보면 모범답안과는 거리가 멀지 싶다. 여기의 인재상은 자연을 사랑하고, 전문적인 능력을 가진 가슴이 따뜻한 사람을 찾는데, 이런 말 한 마디 없이 그저 열심히 하겠다니. 하지만 얼떨결에 한 대답은 아니었다.
“예, 저는 작년 한 해 동안 여기 인턴으로 있으면서 제 시급 4000원을 항상 생각했습니다. 그만큼의 일만 하고 퇴근하는게 아니라, 나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더 많이, 쉽게 일을 하도록 도와주어 어떻게든 그 시급 이상의 값어치를 하려고 했습니다”
지하철에서 사람들이 천원짜리 물건을 살 때, 단지 단돈 천원이라고 덥석 돈을 내지는 않을 것이다. 그 물건의 가치를 생각해서, 자기에게 천원 이상의 쓸모가 있을 경우에만 돈을 내는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회사에서 사람을 뽑을 때, 같은 임금으로 더 많은 일을 하고, 함께 일하는 것이 즐거운 사람을 선호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타산지석(他山之石) - 남의 산의 하찮은 돌도 나의 인격을 수양하는데 도움이 된다. 다른 사람의 장점은 물론이고, 단점에서도 배울 게 있는 것이다.
자리이타(自利利他)- 나의 성장이 다른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게 한다. 시너지 효과란 말이 있잖은가. 사필귀정(事必歸正) - 모든 일은 제자리로 돌아오니, 꼼수를 부리지 말자. 조금 바쁘다고 대충 파악해서 본부에 제출했더니, 웬걸, 동료들까지 힘들게 만들었다.
아 세 가지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간 ‘밥값을 한다’는 말뜻을 오해했던 것 같다. 나 하나만 잘 하면, 내가 받은 월급 이상의 성과만 내면 되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다.
나 혼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값어치 이상의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배려해 주는게 진짜 밥값하는 것임을 오늘에서야 알게 되었다. 분명 면접관들도 나 하나의 성실성보다는, 동료들에게 얼마나 도움을 줬었고, 그러한 마음가짐을 가졌느냐, 그것에 더 후한 점수를 줬을 것이다.
입사한 지가 얼마되지 않지만 직장에서 하나씩 배워 나가고 조금씩 깨우쳐 나가는 일상이 즐겁다. 앞으로 10년후에 내모습이 어떻게 돼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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