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의 긍정적인 활용
DMZ의 긍정적인 활용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06.1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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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인숙/진주보건대학교 관광계열 교수

올해 들어 남북한 관계가 긴장상태로 지속되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6월마다 전쟁과 관련된 행사와 기념일이 있어왔지만 올해의 6월은 남다르게 느껴진다.

최근 아시아 12개국 대학생 국내초청 계획안을 만들어 국립국제교육원을 다녀왔다. 이는 아시아 저개발국가의 대학생들에게 10일 동안 우리나라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우리 대학에서는 외국 대학생들에게 우리나라의 최첨단 기술뿐 아니라 세계문화유산등재 문화재, 음식문화, 국내 대학생들과의 교류 등 다양한 형태를 제공하는 계획을 세워보았다. 그러나 계획안 중 가장 먼저 보여주고 싶은 곳은 바로 DMZ(비무장지대)이었다.

올해는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 60주년이 되는 해이다. 60년 전 그 때 전쟁의 폐허 속에서 기반시설이나 거주지도 없고 심지어 부모도 잃고 아수라장이었던 우리나라는 지금 경제대국의 반열에 올라 기적을 만들어 냈다.

지난 달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 방문 때 발표한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은 다 잃고 전쟁과 분단의 상처투성이로만 여겨졌던 DMZ의 이미지를 완전히 정반대로 탈바꿈시킬 대단한 계획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은 바로 나라의 상처를 극복하고 전쟁에 참여한 외국들에게도 자긍심을 심어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우리의 경제성장을 보여 줄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 수 있는 계기라고 본다. 우리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앞만 보고 달려오던 수준에서 벗어나 이제는 세계를 동참시킬 정신적인 여유를 가지는 수준으로 발전한 것이다. 이러한 계획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몇 가지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관광은 크게 주체, 객체, 그리고 매체로 구분될 수 있다. 이 중 세계평화공원의 관광주체는 당연히 대한민국이다. 그러나 6·25전쟁에 참여했던 나라들을 동참시킨다면 주체의 범위도 확대되고 세계 공동의 장을 펼칠 수 있을 것이다. 가령, 국내외의 전쟁참여자들에게 홍보와 교육을 담당할 기회를 제공한다면 후손들도 실감나게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전쟁세대가 아니기 때문에 그 시대의 사진만으로는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도 많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객체는 국내외 관광객뿐만 아니라 한국전에 참여한 당사자들과 가족, 그리고 내전과 이념의 종교전쟁을 겪고 있는 제 삼 세력들이 되어야 한다. DMZ 세계평화공원은 단순한 관광지의 개념 이상으로 평화를 기원하는 상징물이기 때문이다. 분단의 또 다른 사례인 독일의 베를린 장벽은 평화를 위해 담장을 넘어오던 매개물이 아니라 평화의 상징물로서 유명한 관광지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관광매체는 서부에서 동부로 허리띠처럼 둘러있는 DMZ 지역이다. 지도상으로는 일정한 선으로 나타나 있으나 본질적으로 서부, 중앙지역, 그리고 동부를 들여다보면 지형, 자연생태계, 문화 등 매우 다양한 형태의 특성들이 나타난다. 이러한 다양성에 맞게 체험활동, 자연보호구역 등을 고려한 개발이 이루어진다면 전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관광자원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각 지역별로 전시회와 같이 크고 작은 행사들을 열어왔으나 다양성과 체계성을 구비한 세계평화공원이 만들어진다면 그 규모와 의미는 범세계적으로 확대될 것이다. 더욱이 전쟁으로 인한 분단의 상처를 긍정적인 면으로 승화시켜 우리 민족의 저력과 발전가능성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또한 DMZ 세계평화공원은 국내로는 전쟁세대가 아닌 후손들에게 좋은 교육의 장이 될 것이며, 국외로는 우리의 평화에 대한 염원과 포용력을 상징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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