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와 삶의 영역
영어와 삶의 영역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05.30 09: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배병택/동진초등학교장
한 나라의 주권이 미치는 지리적인 범위를 영역(領域)이라 하며 영역은 영토, 영해, 영공으로 이루어진다. 어떤 나라든지 영역의 크기, 모양, 특성은 매우 중요하다. 영역 중에서도 영토는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다. 영토 없이는 영해, 영공이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삶이 특정 국가라는 영역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정치, 경제, 사회의 변화와 과학의 발달로 삶의 영역이 국가 영역 밖으로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다른 국가와의 교역, 교류, 다른 국가 영역에서의 삶의 영위, 무한한 사이버 영역의 확대 등 우리에게 가능성이 열려있고, 도전의 기회가 주어져 있다.

사고의 유연성이 있다면, 우리의 삶의 무대가 곧 우리의 영역이요, 영토라고 볼 수 있다. 삶의 터전, 영역의 확대를 위한 노력은 어느 시대건 있어왔다.

조선 세종대왕부터 성종대에 걸쳐 영토확장을 위해 평안도·함경도 지역에 정책적으로 백성을 이주시키는 사민정책을 썼고, 역사상 국가간의 많은 전쟁들이 영역의 확대를 위한 것이었다.

독도문제나 간도문제, 동북공정 등은 우리와 직접 관련된  진행형의 영역문제들이다. 오늘날의 세계에서는 전통적 의미의 영역이나 영토의 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적극적으로 활동 무대를 넓히는 것이 더 의미 있는 일이다.

현 정부 초기 오렌지는 틀렸고, 아린지가가 옳다는 코미디, 몰입학습 논쟁, 해외 어학연수, 조기 유학, 기러기 아빠, 영어공화국 등등 영어와 관련된 논쟁이 벌어지는 것은 우리 삶의 영역확장이라는 관점에서 살펴본다면, 이해가 가기도 한다.

우리의 지나친 교육열, 왜 영어에 이처럼 목을 매는가. 중고등 학생쯤 되면, 왜 공부를, 왜 영어를 해야 하는지 알 나이지만 실제는 그렇지 못한 것같다.

우리의 삶의 터전은 넓은 국토, 풍부한 자원, 관광자원을 가진 풍요의 땅이 아니다. 우리는 해외로, 해외로 진출해야하는 경제적으로 수출주도형 국가이다.

삶의 길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해외로 가상공간으로 우리의 꿈을 펼치고, 활동무대를 넓혀가려면, 모국어 외에 하나 이상의 외국어를 구사할 수 있어야한다.

그러나 이를 느끼는 학생들은 많지 않다. 특별히 영어이어야만 한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이들의 치열한 삶이 펼쳐지는 곳이 곧 우리의 영역이다. 이제 농어촌에서도 외국인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다문화가정이라는 용어가 꼭 필요한지 모르겠다. 이들은 우리의 큰 자원이다. 눈을 크게 뜨고 세상을 본다면 왜 우리가 영어 아니 외국어를 공부해야하는지 느낄 수 있다.

어느 기업인의 말처럼 세상은 넓고 할일은 많기 때문이다. 영어가 “고향으로 돌아가라”고 말하고 싶은 고통스런 공부가 아니라, 우리의 꿈을 자극하고, 성취동기를 강화하는 영어되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