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일선(一日一善) 일일십소(一日十笑)
일일일선(一日一善) 일일십소(一日十笑)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07.28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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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갑석/시인ㆍ전 배영초등학교장
가정에는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니 정신일도하사불성(精神一到何事不成) 등의 가훈이 있고 학교에는 ‘꿈을 열어가는 미래교육’ ‘인성과 창의성을 다지는 학교교육’ 등의 교훈이 있고 회사에는 회사 나름대로의 사훈을 내걸어 놓고 사회집단 구성원으로서의 전통의 보전과 영속적인 발전과 긍정적인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대체적인 모습이다.
나는 오래전부터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되어 새로울 것이란 전혀 없을 듯해 보이는 ‘일일일선, 일일십소, 일일백서, 일일천독, 일일만보(一日一善, 一日十笑, 一日百書, 一日千讀, 一日萬步)라는 말을 거울        삼아 전 시민들이 시훈(市訓)으로 삼아놓고 실천했으면 어떨까 싶어 평소에 경험한 일들을 글감으로 삼아 무딘 글을 써서 조그만 제안을 하는 바이다. 하루에 한 가지씩의 좋은 일을 한다는 것은 밥 먹듯 쉬울 듯 하면서도 녹록한 일이 아니다. 아침에 운동을 하기 위해 집을 나서거나 친구를 만날 약속이 있을 때 그 밖에 무료한 시간을 달래고 싶을 때  딱히 오늘은 어떤 좋은 일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는 일은 거의 없다. 물론 우리 주위에는 김성기 조인규 강삼수 조재구 등 하루하루의 꽉 짜인 일과 속에서 여러 분야에서 크고 작은 봉사활동을 하는 훌륭한 친구들이 여럿 있지만 분별없이 길을 가다가도 두 눈 동그랗게 뜨고 가만히 들여다보면 좋은 일 할 일은 거리에 골목마다 부지기수로 널려있는 듯하다.
시내버스를 제대로 타지 못해 애태우는 노인을 도운다거나 몰상식한 사람들이 함부로 버린 담배꽁초 몇 개를 줍는다거나 도로 쪽으로 비스듬히 고개를 내민 가로변의 화초를 제자리로 되돌려 놓는다거나 삐죽이 들고일어나는 보도블록을 살짝 다듬어주는 일은 대단하다고는 할 수 없을지 몰라도 그냥 그대로 일일일선이 되는 일이라 여겨진다. 동방예의지국(東方禮義之國)과 적선지가 필유유경(積善之家 必有有慶)을 애써 언급하지 않더라도 우리 겨레는 예절이 밝고 이웃을 배려하는 문화민족이라 자타가 인정하고 있으니 결심하기에 따라서는 실천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고 본다.
아침에 일어날 때 전날 과로하였거나 세월이 깊어진 사람들은 흔히 “아야, 아야”를 연발하며 일어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에도 “하하하” 웃으면서 일어난다면 좋을 법하다. 하루에 열 번 정도 웃을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갖고 거울 앞에서 웃고 가족들과 웃음을 나누고 친구와 이웃사람들, 등산길에서 만나는 낯선 사람과도 웃음을 주고받을 수 있다면 이 아니 좋은 일이겠는가.
인터넷 시대에 매일 글 100자를 쓴다는 것은 난감한 일인지도 모른다. 짧은 시 한 편의 글자 수가 대개 100자 내외이니 편지글이나 수필도 좋고 가족이나 친구간의 메시지 전달 등도 좋을 것이라 여겨진다. 요즘은 주위에 쌓이고 밟히고 부딪히는 게 읽을거리이다. 신문 잡지 홍보물 월간지 전문서적 등 읽을거리와 책이 없어 못 읽는다는 건 새빨간 거짓말이다. 갈수록 서점이 줄어들고 작가들은 배가 고파 글 쓸 의욕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천성이 게으른 탓에 근육이 허약하고 골골거리기 일쑤지만 친구들의 권유로 오르기 시작한 산행 덕분에 야트막한 산 정도는 이제 헐떡거리지 않고 따라 다니게 되었다. 우리 고장 진주는 사방이 아름다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복 받은 시민으로서의 긍지를 가져도 좋으리라.
담당 공무원들과 시민들의 정성으로 다듬어진 등산로 탐방로와 이름도 생소한 올레길과 둘레길은 걸으면 걸을수록 생활의 활력소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으니 이 아니 좋을쏜가.
하루에 10000 걸음을 걷는 일도 무척이나 힘든 일이다. 걸으면서 좋은 일 하고 스트레스 날리며 크게 웃고 덤으로 가져온 메모지에 시 한 수를 적어본다거나 책 한 페이지를 읽을 수 있다면 만사형통(萬事亨通)하는 하루가 되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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