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빛을 담아내는 사람
영혼의 빛을 담아내는 사람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07.09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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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걸/울산 새부산 콘크리트 회장·한국문인협회 회원

 
예술인의 고뇌는 언제나 외로우며 비가 오는 날 비를 맞는 사람, 바닷가에서 파도를 벗 삼듯이 끝없이 혼신의 힘으로 바다 속의 생명하나 살려내 듯 진통을 한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고 하지만 신의 경지에 가까운 작품이 태어나기까지 인고와 세월의 성상은 삶과 죽음의 난간에 서서 애처롭고 눈물겨운 설움 없이는 명작으로 태어날 수 없다.

인간의 감동을 감성의 먹이로 승화시키는 그 과정은 눈이 멀고, 귀도 멀고, 서러운 손발의 핏빛을 바쳐, 오로지 불후의 명작을 태어나게 했으리라. 귀한 것도 보배가 되고 천한 것도 혼이 담기면 보물이 되는 것이 예술이다. 외길인생 길을 가다보면 남는 것은 모두 떠나고 있어야 할 것도 사라지고 가지고 싶은 것은 너무 멀리 있다.

남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예술혼과 살다보니 자기 자신은 무명초처럼, 고독한 바위섬처럼 홀연 바람과 친구 되어 구름이 모이고 흩어진다. 인생 배낭을 메고 방황하는 여행자 가 앉은자리, 누운 자리마다 돛단배 같고 가고가도 수평선을 손잡을 수 없고 먹는 물이 떨어지면 이슬이나 받아먹지 호사스러운 트집도 아니고 밥만 먹는데 매진한다면 모래성이 무너진다 해도 두렵지 않은 사람들이 예술가이다. 아무리 밝은 빛도 무겁지 아니하고 거친 회오리바람도 그물망에 가둘 수 없음이니 누가 뭐라고 해도 예술 혼과 싸움하는 능력자가 바로 예술인이다. 가치는 자기만족이요. 자기완성을 해내는 것이 예술작품이다. 인간한계작품을 보고 신의 조화처럼 영원한 것을 보고 우리는 불후의 명작이라고 이름표를 붙인다. 자기가 쓴 시를 모두 암송하는 시인은 없으며 자기가 그린 그림을 모두 벽에 걸 수는 없기에 낙관을 찍는다. 영감과 예술혼은 인간승리일 뿐이지 후세사람들의 감성의 공감에 있다.

풀피리 소리도 똑같이 불 수 없고 똑같은 도자기 빛이 나오지 않는다. 귀와 눈이 혼돈 될 뿐이다. 그러나 혼을 다 바친다면 무궁무진한 작품은 생명을 띠고 살아난다. 청산의 푸른빛이 영원하고 밤하늘의 별빛도 변함없음이요. 쪽빛하늘도 영원 할진데 불후의 명작도 영원하도다. 개나 말, 소가 벽화를 그리지 않았다. 우리 인간은 예술의 흔적을 남긴다.

문화와 예술은 인간의 유산이다. 영원하게 남아있는 인간유산이다. 욕심을 모두 버리고 그 분야의 예술에 매달려 한 평생을 살아 온 위인들이 남긴 유산이야 말로 생사고의 고뇌를 뛰어넘은 가르침이다. 문화유산이 있는 곳에 아이들이 소풍가고 석굴암에 수학여행을 가는 것은 세계문화유산인 부처님의 조각상을 보고 불국사의 다보탑, 석가탑을 보는 것도 신라시대의 불교문화의 아름다움을 보고 느끼게 하는 것이다. 시대의 정신이 있고 우리 민족의 역사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역사문화를 계승하고 민족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하여 인간문화제를 발굴, 육성하고 음식문화, 발효음식, 우리의 춤과 노래, 기와집과 초가집, 제례종묘도 모두 우리 민족 혼이 담긴 민족 문화예술이기에 대한민국의 혼빛이 될 것이다. 무형문화제를 계승하게 하는 것도 예술의 가치를 이어가기 위한 대업이다.

문화와 예술은 같은 뿌리에 있다. 각 분야의 예술인들이 우리 고유의 문화예술을 다듬어가고 있다. 정말 아름다운 사람들이다. 우리의 신토불이 정신문화와 예술은 우리가 영원히 지켜가야 할 우리의 참 모습이요. 우리 모두의 뿌리정신이다. 의식주의 생활 속에 문화와 예술이 숨 쉬고 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는 말이 새롭지 않은 지금, 우리가 우리의 것을 지켜야한다. 문화와 예술은 그 민족의 영속성이요. 인간의 본성을 가르쳐 주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 다른 나라의 우수한 문화유산도 지구인의 유산이다.

아무리 인간문명과 과학발전이 되어도 인간을 위한 사랑과 가르침은 인간의 미래에 공존해 있기 때문이다. 범종소리는 평화의 상징이요. 자유가 노래하는 우리의 울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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