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親)환경과 반(反)환경
친(親)환경과 반(反)환경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07.10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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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주/환경부 환경교육홍보단·경남환경연구원장

 
‘親’자가 붙은 말 중에서 우리가 가장 흔히 쓰는 말 중의 하나가 ‘친환경적(親環境的)’이라는 말이 아닐까 한다. ‘환경친화적’이라는 표현으로 바꿔 쓰기도 하지만 친환경개발, 친환경농업, 친환경 하천정비, 심지어는 술이름에 까지 환경을 연상하는 그린(Green)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세상이다.

친환경적이라는 표현이 자주 쓰이는 만큼 우리의 환경도 눈에 띄게 개선되었으면 좋으련만 아직은 그렇지 못한듯하여 아쉽기만 하다. 매년 장마철만 되면 단 한차례의 국지성의 게릴라 호우로 수십 명의 사람이 실종·사망하는 사실만 봐도 그렇다. 내리 몇 년째 똑같은 유형의 수해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근본적인 대책이 어려운 것은 난개발(亂開發)에 따른 누적된 후유증이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것을 잘 말해주고 있다. 그간 지역발전이라는 명분아래 지속적으로 자행된 난개발은 이제 그 예고된 후유증을 자연재앙(自然災殃)이란 모습으로 우리 앞에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사실 우리는 그동안 생명의 원천인 소중한 자연자원을 개발하고 이용하는 데만 급급했지, 이를 지키고 가꾸는 데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난개발은 환경에 대한 배려가 없는 그래서 환경과 친하지 않는 ‘反 환경적’인 개발을 말한다.

반면 자연을 친구처럼 환경을 친형제처럼 생각하면서 이뤄 가는 것이 '親 환경적'인 개발이요 지속가능한 발전이다. 일상의 삶에서도 친하지 않고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기 십상인 것처럼 자연도 마찬가지이다. 사람이 모여 만든 사회라면 어디에나 있을 수밖에 없는 경쟁(라이벌-Rival)의 어원이 바로 강(리버-River)에서 유래된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사람이 물을 지배하기 위한 치열한 싸움을 시작했듯이 생존을 위해 가장 중요한 물과 자연을 지배하기 위해 경쟁을 했으며 자연을 지배하기 위해 자연을 함부로 난개발을 했던 것이다. 이에 대한 대가는 자연재앙이라는 모습으로 우리 앞에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자연에 대항하고 외면하면 결국은 자연도 우리를 외면하게 된다. 장마, 태풍철이 되면 매년 반복되는 풍수해 등 자연재해를 염려하는 것도 우리가 자연에 대항 할 수가 없기 때문인 것이다. 그래서 자연재앙을 줄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바로 자연과 친해지고 자연을 형제자매처럼 아끼고 가꾸어 가는 것이다.

우리 조상들의 친환경적 실천사상은 아무리 생각해도 경이롭다. 까치밥과 고수레, 땅속의 버러지와 날짐승과 농부를 위해 한구멍에 콩 세알을 심으며 사람과 동물이 더불어 살아가는 야생동물보호정신, 재(회-灰)와 인분(人糞)을 버리는 자에게는 장을 쳐서 다스리는 재활용정신의 ‘기회자장삼십 기분자장오십(棄灰者丈三十 棄糞者丈五十)’이라는 재활용 사상, 음식쓰레기로는 가축의 사료활용, 창포와 녹두가루로 대용한 천연세제, 쪽풀을 이용한 천연염색재료, 개울과 여울에 방죽을 설치하여 아랫물 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물챙이 등 물과 쓰레기, 동물사랑, 천연재료, 주택문화, 생활용품을 환경친화적으로 활용해온 사상은 현대의 과학으로도 따를 수가 없을 정도이다. 

친환경적 문화가 소중한 이때 지방자치단체에서 개최하는 각종 축제는 대부분 강과 하천·자연공원등지에서 개최되는데 우리 진주에서 개최하는 전국규모행사인 남강유등축제, 개천예술제, 시민의날축제, 코리아드라마페스티발 등의 대형축제의 분위기 고조를 위한 축포사용으로 환경훼손의 민원이 야기되는 등의 문제 지적이 일고 있는 실정이다.

즉 사람들의 이기적인 문화생활을 위하여 자연환경이 몸살을 앓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활동과 문화생활을 위하여 자연개발과 자원활용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겠으나 난개발을 피한 친환경적 개발,활용을 자연생태 복원과 병행하는 사회생활이 제일 중요하다 하겠다. 환경경제 즉 신토불이(身土不二)이듯이, 환경과 경제개발이 하나인 환경불이(環經不二)가 가장 효과적인 것이다.

‘자연이 살아야 우리가 산다’ 내가 하는 업무나 일상생활이 과연 친(親)환경적인지 아니면 반(反)환경적인지를 그때그때 생각하면서 살아간다면 자연으로부터 축복받는 행복한 삶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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