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금계포란의 산세를 품은 월여산
거창, 금계포란의 산세를 품은 월여산
  • 한송학 기자
  • 승인 2013.07.11 13: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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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를 피해 가벼운 마음으로 떠나는 여행

찌는 듯한 더위가 연일 이어지면서 무더위를 피해 가벼운 마음으로 떠날 수 있는 거창 월여산 산행에 나서보자. 또한 월여산은 민족의 비극, 한국전쟁의 아픔을 간직한 지리산과 덕유산을 품은 서부경남의 산자락에 자리하고 있어 의미있는 여행이 될 것이다.


△월여산
거창군 신원면 구사리 원만마을에 위치한 월여산은 해발 802m로 그 품이 한눈에 들어올 만큼 아름다운 산세를 간직하고 있다.

월여산은 옛날 달맞이를 했다하여 월영산, 또는 산의 봉우리가 3개가 있어 삼봉산으로 불리며 마고할미의 외동딸인 월여가 살았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옛날 가뭄이 들면 산꼭대기에 올라 기우제를 지냈으며 무학대사가 이 산에 금계포란설이 있다고 하여 풍수가들이 많이 찾아 들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금계포란이란 그 생긴 형상이 금닭이 알을 품고 있는 형상으로 이곳에 묘를 쓰거나 산 아래에 집을 짓고 살면 부자가 된다는 풍수지리에서 명당의 자리로 꼽히는 형상이다.

신기마을에서 월여산으로 오르는 중턱에 7형제바위가 옹기종기 모여 있으며 정상을 오르면 기암괴석의 아름다운 바위덩어리에 감탄이 저절로 난다.

바위를 딛고 사방을 둘러보면 북쪽에는 거창의 안산인 감악산이 우람하게 펼쳐져 있고 남쪽으로는 철쭉으로 붉게 물든 황매산, 동쪽은 재안산, 서쪽으로는 할미산이 그 품을 감싸고 있으며 북동쪽으로는 푸르게 흐르는 합천호가 보인다.

월여산은 튼실한 밤을 가득 맺은 밤나무와 봄이면 붉은 철쭉이 화려한 모습으로 등산객을 맞이하며 사방으로 두릅나무가 있어서 등산객들의 손을 즐겁게 한다. 또한 이 산에는 더덕이 많아 산을 오르다보면 더덕의 향기가 코끝을 자극한다.

월여산 아래 신기마을은 마을 담장의 벽마다 각기 다른 주제의 아름다운 벽화가 그려져 있어 산을 찾는 이들에게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월여산은 거창군 신원면 구사리 신기마을 입구에서 원평마을을 거쳐 등산로를 따라 정상까지 4㎞ 거리로 약 2시간30분 정도 시간이 소요된다.

△거창사건추모공원
거창군 신원면은 지리산의 끝자락인 감악산, 덕갈산, 철마산, 보록산, 소룡산 등으로 둘러진 오지 중의 오지로 민족의 비극적 사건인 한국전쟁 중에 죄 없는 양민이 처참하게 죽어갔던 거창양민학살의 현장이 있는 곳이다.

신원면은 웃동과 아랫동으로 나눠지며 웃동에는 와룡리, 대현리, 과정리, 중유리, 청수리, 덕산리 등 6개 마을이 있으며 아랫동에는 구사리, 양지리, 수원리 등 3개 마을로 이 중 웃동인 6개 마을이 엄청난 아픔을 겪었다.

신원면은 지역 특성상 지리산에서 덕유산을 거쳐 북쪽으로 향하는 지름길로 한국전쟁 당시 공비들은 덕유산으로 이동하기위해 이곳에 숨어들어 낮이면 한국군의 관할이 되고 밤이면 공비의 출몰로 인해 밤낮으로 불안한 나날을 보냈다.

1950년 12월 공비토벌을 위해 11사단이 창설됐으며 이듬해 2월 신원면 과정리에서 공비의 습격으로 전투가 벌어져 양쪽에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해 웃동 6개 마을은 큰 혼란에 빠졌으며 공비협력자 색출과 주민을 피난시킨다는 명목으로 719명이라는 양민이 집단 사살이 되는 사건이 발생하게 됐다.

통비분자라는 오명으로 구천을 떠돌던 영혼들은 1995년 12월18일 국회 본회의에서 '거창사건 등 관련자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 조치법'이 통과되어 박산골에 합동묘역이 조성됐으며 일주문, 위패봉안각, 위령탑, 부조벽, 위령묘지, 역사교육관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이제는 그 오명을 모두 벗어버리고 저 하늘에서 편안하게 내려다 볼 수 있는 그러한 역사의 공간으로 기억되고 찾아주는 곳으로 자리한 신원면의 거창사건 추모공원이 이곳에 있다.

여름 무더위에 지친 일상을 떠나 금계포란의 산세를 품고 있는 월여산 산행으로 나태해진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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