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정체성을 찾아야할 시기
문화의 정체성을 찾아야할 시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07.1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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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욱/진주경찰서 수곡파출소 순찰팀장 경위

 
우리는 지금 다변화의 시대에 살고 있다. 하룻밤 사이에 세상이 달라지고 무수히 많은 이야기들이 거침없이 쏟아져 나와 문화를 만든다.

최근에는 드라마를 비롯한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세계적으로 히트를 치는 등 한류문화가 세계 곳곳에서 뿌리를 내리고 있다. 이렇게 반가운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우쭐한 마음이 생긴다. 하지만 대부분 연예부문에 그치고 있어 유구한 우리민족의 정신적 혼을 바탕으로 빚어진 문화의 정체성을 알리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때 가정, 직장, 사회에서 지니고 있는 정체성을 살릴 수만 있다면 번영된 국가를 만들 수 있고 일류문명의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사회는 정체성을 찾기보다는 무인도에서 떠도는 난파선과 같다는 느낌이다.

인터넷문화의 발달로 인해 정체성을 알 수 없는 불분명한 매체들이 판을 치고, 오랜 역사를 통해 계승되어 온 풍습과 도덕이 무너져 혼란스럽다. 사회구성원들은 이해관계에 얽혀 갈등과 반목으로 분열되어 있고 남에게 피해를 주고도 미안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 상식이 실종된 사회에 살고 있다.

사회분위기가 더 악화되기 전에 문화를 구성하는 요체인 언어, 풍습, 도덕, 종교, 학문, 예술 및 각종 제도에 대한 관심과 점검이 필요하고, 전문가 집단의 사회적 책임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시점이다.
21세기 들어서부터 세계는 하나의 지구촌을 이뤄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외국의 문화 또한 급속히 유입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우리의 문화적 특성을 잘 갖추고 있어야만 무분별하게 들어오는 외국의 문화를 잘 갈무리 할 수 있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 새로운 문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사회의 현실을 둘러보면 외국문화에 대한 거름망 역할을 하고 있는 장치가 거의 없어 외국문화를 선진문화인양 착각하게 만들고, 이것이 자칫 우리의 문화를 구시대적 문화로 퇴락시킬 우려가 있다.
문화는 국민들의 의식 속에서 본질적으로 살아 숨 쉬는 삶의 특성으로 그 시대의 구성원들에 의해 습득 공유되어 후세에 전달되는 것이며, 그 과정에서 물질적, 정신적 특성이 표출되어 전통문화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만약 잘못된 문화를 바로 잡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문화의 정체성을 잃을 수 있고, 나아가서는 국가의 정체성마저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바람직한 문화를 형성하는 일이야말로 그 나라의 정체성을 알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되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다민족이 모여 사는 나라이지만 대다수의 국민들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품격 높은 배려문화를 형성해 부강한 국가를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파티문화가 발달되어 사교적 격이 아주 높은 국가이다.
그런데 우리의 문화 속으로 미국의 잘못된 문화가 유입되고 있어 경계해야 할 때다. 그중 하나가 미국에서 들어온 이태원의 클럽문화이다. 이태원의 클럽문화는 미국에서도 소수만이 즐기는 하류문화에 속하며 미국인들도 좋지 않은 문화로 취급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이태원의 클럽문화가 마치 미국의 격 높은 파티문화에서 비롯된 선진문화로 착각한 나머지 앞 다투어 따라하고, 연예 프로그램 등에서도 ‘클럽’ 운운하며 버젓이 소개하고 있어 청소년들의 정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실정이다.

좋은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지 못한 것은 냉정하게 배척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문화를 소중히 가꾸고 지킬 줄 아는 책임의식이 따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문화에 대한 인식과 의식전환이 필요하다.

이젠 물질만능주의에 빠져 돈만 있으면 다된다는 식의 생각에서 벗어나 효를 바탕 으로 가정의 정체성을 찾고, 정과 배려 속에서 사회의 정체성을 찾아 위대한 우리문화를 엮어 갔으면 한다.

21세기 선진국의 잣대는 경제규모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의 복지와 문화의 수준에 따라 평가될 것이며, 그렇게 될 때 국민의 삶의 질이 나아지고 행복지수 또한 높아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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