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사태 초래한 밀어내기 영업의 문제와 방안
자살사태 초래한 밀어내기 영업의 문제와 방안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07.24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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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화/편집부국장

 
대기업의 대리점 주주들의 자살 사태를 불러온 강압적인 물량 밀어내기는 우리 사회의 그릇된 단면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갑과 을의 관계로 얽혀진 불평등한 먹이사슬이 서민들에게 그대로 피해를 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불공정한 영업행태가 대기업인 남양유업 영업사원의 욕설파문으로 확인된 데 연이어 제기됐다는 점에서도 대리점 주주들에 피해를 끼치는데 뿌리가 보통 깊은 게 아님을 보여준다. 밀어내기라는 용어가 익숙하지 않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밀어내기식 영업 관행은 과거에도 물론 존재하였으며, 향후에도 계속 존재할 것이다.
왜 이런 밀어내기식 영업이 사라지지 않고 힘없는 대리점주주들 뿐 아니라 힘없는 영업사원까지 피해를 보는 것일까? 이것은 대기업들의 영업 전략에서 원인이 되며, 과잉생산이 이 밀어내기의 원인 이자 출발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회계에는 재고자산 이라는 게 존재한다. 이 재고 자산은 판매가 되지 않고 있는 자산을 칭하며, 향후에도 판매가 불가능할 경우에는 모든 재고자산은 감가상각해서 처리를 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제품들 중에서도 소비가 침체되거나 유행이 지나가 버린 제품, 또 유통기한이 얼마 되지 않는 음료나 유제품들, 시장에서 밀려나 브랜드 가치가 하락한 제품들은 밀어내기로는 영업이 불가능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현장대리점이나, 최종 판매업자들은 관행적으로 이런 재고 제품들을 판매하거나 판매되지 않은 제품을 스스로 손실 처리해야 하는 것이다. 본사에서 모든 것을 재고정리를 하여 제품을 제로화 시켜야 하는데, 정작 이러한 문제점을 알고 있음에도 본사에서는 최소한 원 재료비라도 건지기 위해서 강제적으로 땡처리 시장으로 내보내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소비시장은 한정되어 있는데, 더 많은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의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준다. 그런데 생산현장과 판매하는 시장 간의 괴리를 기업의 수뇌부는 인정하지 않는다. 간단히 생산부서는 더 많은 제품을 생산해야 하고, 영업부서에서는 생산한 제품을 완전소진 시켜야 하는 의무가 있는 것인데, 이런 것들이 불일치되고, 또는 시장에서 제품의 인기가 급격히 낮아질 때 기업들은 밀어내기 식 영업을 하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인간은 어느 한 제품을 계속해서 먹는 걸 원하지 않는다. 지루하고 지겹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엔 소비자의 변덕이 잘나가는 시장을 완전히 무너뜨리게 된다는 것이다.

밀어내기 관행을 깨기 위하여 국회에서 법을 만들어서 제재하고자 아우성이다. 과연 이런 것이 법으로 규제한다고 되는 문제일까. 규제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규제를 완화해야 하는 유통기한을 좀 더 현실화하여 과잉생산 되는 제품을 줄이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음료나 유제품, 식품의 유통기한이 짧은 이러한 제품들은 제품 수명이 길지 않기 때문에 그 만큼 밀어내기 유혹에 넘어가기가 쉬울 뿐더러, 땡처리 시장으로 나오게 되면 시장을 또 어지럽히게 되는 것이 문제가 발생하게 되므로, 정부가 선제적으로 유통기한 현실화를 위한 제도개선 부터 시작해야 하는 방법도 한 가지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다.

이런 문제를 법으로 해결될 문제였다면, 예시당초 시작도 하지 않았을 것이 바로 밀어내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따라서, 정부의 현명한 대체방안과 문제해결로 앞으로 대기업들의 이런 강제적인 판매로 인해 서민들의 피해가 없어져야 할 것이며 앞으로도 갑과 을의 관계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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