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에서 싹튼 인류문명
물가에서 싹튼 인류문명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07.29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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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주/환경부 환경교육홍보단·경남환경연구원장

 
인류의역사가 물과 더불어 시작되었듯이 인간은 물을 떠나서는 잠시도 살 수 없으며 물은 모든 생물의 근원이자 바로 '생명'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인류의 문명발상과 국가가 일어난 곳은 아프리카의 이집트, 아시아 서남부의 메소포타미아(지금의 이라크), 인도의 서북부, 중국 북부의 네 지역이다. 이들 지역은 각각 나일 강, 티그리스·유프라테스 강, 인더스 강, 황하와 같은 큰 강이 흐르는 곳이다.

나일 강 상류지방은 많은 비가 오기 때문에 중류나 하류지방은 매년 큰 홍수가 나 상류에서 떠내려 온 기름진 흙이 강변에 쌓였다. 그래서 나일 강 하류지방의 땅은 기름지고 기후도 따뜻해 일찍부터 농업이 발달하게 됐다. 그리스의 유명한 역사가 헤로도투스는 “이집트는 나일 강의 선물”이라고 했는데, 사실 나일 강이 없었다면 이집트 문명은 발생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인디아의 서북쪽에 인더스 강 유역을 중심으로 문명의 꽃이 피었는데 기원전 3000년경의 일이다. 이 지역에서 발견된 도시 유적은 현대인이 보아도 놀랄 만큼 훌륭한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중국에는 황하와 양자강이라는 두 개의 큰 강이 흐르고 있는데 처음 문명이 싹튼 곳은 황하유역인 화북지방이었다. 이 지방의 땅은 기름진 황토로 이루어져 있어 농사에 알맞았기 때문이다. 기원전 2000년경에 토성으로 둘러싸인 큰 도시가 생겼다. 이들 도시는 주위의 작은 마을과 어울려서 차츰 도시국가 형성됐다. 나라(國)라는 한자의 모양이 토성으로 둘러싸인 도시모양을 본 떠 만든 상형문자를 봐도 알 수 있다.
이집트와 거의 같은 시기에 지금의 이라크 땅인 메소포타미아 평원에서도 문명이 일어났다. 세계의 4대 문명의 발상지는 모두 큰 강을 끼고 있다는 점은 우연이 아니다.

인간의 역사는 물과의 싸움의 역사라고도 할 수 있다. 경쟁자의 단어인 라이벌(rival) 어원은 라틴어로서 강을 의미하는 river에서 생겨 난 말로서 ‘같은 강을 둘러싸고 싸우는 사람들’에서 지금의 ‘경쟁자’의 뜻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알 수 있듯이 인류가 강가에 모여 살다보니 홍수를 만나고 이 홍수에 대항하기 위해 모여 사는 사람 모두의 힘을 모아야만 했으며 여기에 동원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이 필요하게 되었다.

삼국 시대에는 홍수를 대수(大水), 대우(大雨)로 기록했는데 ‘삼국사기’에 기록된 대수, 대우 또는 수해를 일으킨 폭우가 모두 40여회에 달하고 있다. ‘고려사’를 살펴보면 대수가 19회, 대우가 85회로 총 104회나 된다. 고려조 474년 동안 매 5년에 한 번 꼴로 대홍수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조선 시대의 ‘승정원일기’, ‘조선왕조실록’에 의하면 정종 이후(1400년 이후) 약 450년간 서울을 중심으로 발생한 홍수는 총 176회에 달했다. 인명 및 재산 피해가 컸던 것은 순조 때(1823년 7월 5일) 낙동강 대홍수로 3800여 호나 떠내려갔고 64명이 희생되었다. 그 해에는 전국적으로 7671호나 떠내려갔고, 압사자가 293명에 달했다. 수리 시설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당시의 실정으로 볼 때 엄청난 참상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최근 세계적으로 홍수로 인한 큰 피해는 2000년 2월 아프리카 모잠비크에서 100만 명의 수해자를 낸 대홍수, 1999년 12월 베네수엘라 대홍수로 인해 2만50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되었고, 같은 해 11월 베트남 중부에 1년 동안의 강수량에 필적할 만한 집중 호우가 단기간에 발생하여 6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한다. 2011년 1월 중순 호주의 퀸즐랜드주 전체를 휩쓴 100여 년 만의 대홍수, 지난 6월 6000여명의 사망·실종과 1000만의 이재민이 발생한 인도 북부의 홍수, 7월 중국 쓰촨성 250여명의 사망·실종과 350여만 명의 이재민 발생 등 이와 같이 홍수 피해는 해가 갈수록 더 심각해지는데 이는 분명 진구의 온난화 질병이 분명하리라 생각된다. 재해를 줄이기 위해 홍수 예방시스템과 치수방안의 연구ㆍ개발과 동시에 지구보전을 위한 환경보호가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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