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과 도리를 지켜야만 미래가 있다
약속과 도리를 지켜야만 미래가 있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08.08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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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욱/하동경찰서 악양파출소 순찰팀장 경위

 
삼라만상 인연에 의하지 않은 것이 없고 그 인과 연은 우연에서 온 것이 아니라 무언의 약속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약속(約束)’이란 단순한 언어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우주 탄생의 근원인 빅뱅의 비밀이 숨겨져 있고 음과 양의 표본이 된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말과 글자, 덧셈 뺄셈, 이 모든 것 또한 사회 구성원들의 약속에 의해 만들어져 통용되는 것이며 열차시간과 버스시간도 서로가 지키기로 약속되어 불편 없이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약속이란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생명체와 같은 존재이며 우리가 살아가면서 꼭 지켜야할 도리이다.

하지만 우리사회는 지금 약속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고 있을까. 대다수의 여론에 따르면 약속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단순하게 약속시간을 어기는 것에서부터 질서를 지키지 않는 행위, 상대방에게 피해를 입히는 행위, 타인의 물건을 탐내어 훔치는 행위 등 약속의 기본질서를 파괴하는 반칙행위가 비일비재 일어나고 있다.
사회생활은 서로가 질서를 지켜 하나의 공동체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며 약속은 공중질서의 제일 기본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사회의 단면은 그렇지 못해 아쉽고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기보다는 남의 탓으로 돌려버리는 변명의 귀재가 되어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래서는 안 된다. 약속은 무명실의 양쪽을 잡고 매듭을 묶는 것처럼 어느 한쪽이 아닌 양방관계에서 맺어지는 상대성의 관계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간의 신용이 바탕이 되어야 하고 신용 속에서 신뢰를 쌓아가는 모습이야말로 약속의 기본이 되는 것이며 제대로 지켜질 때 비로소 신용사회가 만들어 지는 것이다.

선진국일수록 공중질서에 대한 의식이 높고 약속을 생명처럼 소중히 지켜 나간다. 하지만 후진국의 경우 국가의 법규마저 지켜지지 않아 약탈과 무질서가 판을 치고 약속을 헌신짝처럼 취급하는 사례가 많다. 우리의 현실은 어떨까. 선진국의 모습일까 아니면 후진국의 모습을 닮아 있을까? 안타깝게도 후진국의 모습과 흡사하다는 느낌이 든다. 이러한 현실 앞에서 자존심이 크게 상한다.

사회적 약속에 대한 우리나라의 통계를 살펴보면 교통현장에서는 신호무시, 과속질주, 무단횡단, 끼어들기 등 교통질서가 무너져 올 상반기 현재 10만 3500여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하여 2340여명이 사망하고 15만 6440여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생활주면에서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주취자의 고성방가, 쓰레기 방치, 노상방뇨, 공공장소 흡연, 새치기 등 기초질서를 위반하는 행위가 매년 40여만 건이나 발생하여 일본의 40배에 달한다고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정치권을 들여다보면 약속이란 단어가 사라진지 이미 오래되었고 사기꾼 수준으로 전락되었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독도영유권문제, 개성공단문제 등 국가적으로 해결해야할 일들이 태산처럼 쌓여 있는데도 여당과 야당은 당리당략에만 치우쳐 약속했던 정치현안을 팽개치기 일쑤고 정치적으로 불리하면 국민을 들먹인다.

그런데 불리할 때 국민을 들먹이는 정당치고 국민의 목소리에 제대로 귀 기울이는 정당은 거의 없는 것 같다. 특히 법규를 만드는 국회의원이 법 위에 군림하려 들고 변명과 막말정치로 국가를 병들게 하는 사례를 우리는 종종 봐오고 있다. 이러한 행위야말로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법질서를 혼란에 빠트리는 몰지각한 행위가 아닐까.
경제규모 세계 10위권 내에 들어 있고 올림픽과 월드컵, G20을 치른 위대한 국민성을 지닌 국가인데도 세계의 시각은 아직도 우리나라를 후진국으로 보고 멸시와 냉대를 보낸다고 한다. 이 모든 것이 국회의원 등 사회지도층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데서 비롯된 결과이며 국민 또한 책임이 있다.

이젠 더 이상 국민들이 분열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되며 사회적 약속을 지키지 않아 후진국이란 불명예를 받아서도 안 된다. 그리고 나(我) 한사람으로 인해 국민 전체를 욕 먹이고 체면을 구기는 일을 해서도 안 된다. 왜냐하면 약속과 도리를 지키는 일만이 미래가 보장되어 있고 선진국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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