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결만이 능사일까?
청결만이 능사일까?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08.26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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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경/다움생식 회장·이학박사

입에는 침, 코에는 코털과 콧물, 눈에는 눈물, 귀에는 귀액과 귀젖, 피부에는 땀, 여자들의 질(膣)에는 분비물이 있다. 여자들에게만 있는 질 분비물을 제외한 다섯 가지 액체를 5액이라 하는데 그 기능은 모두 다르다.

침은 흔히 소화효소가 포함된 소화액으로만 알지만 강력한 항균력을 가지고 있다. 콧물과 코털은 외부 세균 출입을 막아주고, 귀에서 나오는 귀액 역시 외부 세균이나 먼지를 만나면 뭉쳐서 귀지가 되는데 그래야 불필요한 것들을 귀 밖으로 내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땀은 체온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지만 피부에 쌓인 노폐물을 몸 밖으로 내 보내 주는 기능을 담당하기도 한다.
이런 다섯 가지 액이 몸을 외부 세균이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는 막강한 일들을 한다는 사실을 잘 모를 때가 많다.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여자들의 질에 흐르고 있는 분비물을 단순한 윤활 기능만을 가진 액체로 해석하는데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해부학적으로 질은 몸 안의 내부기관이 아니고 외부기관이기 때문에 질을 통해 무수한 세균들이 체내로 들어올 수 있다. 그래서 질액은 외부세균을 박멸하는데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다.
옛날에는 휴지가 없어 아무것이나 가지고 용변후 처리를 했다. 그러던 것이 고급 휴지가 일반화되면서 여자들의 소변후 처리가 뒤를 닦는 문화로 바뀌었다. 양변기와 비데가 일반화 되면서, 여자들의 질 분비물이 지니는 기능을 인위적으로 없애 버린 셈이다. 자궁을 보호하는 보호 장치가 사라졌다는 말이다. 고급 식당이나 고급 골프장 같은데 가보면, 구강 세척제라는 이름의 약물들이 상비되어 있어 그것으로 입을 헹궈야 입이 깨끗한 것처럼 유도하고 있다.
여름에 필자의 집에 손자들이 온다고 하면, 서울서 파리 한 마리, 모기 한 마리 구경도 안하던 아이들을 어떻게 보호해야 하느냐가 큰 문제이다. 농촌에서는 모기에 물리면서 사는 것이 생활이라 물려봤자 잠시 가렵다 그치는데 반해 모기에 물려 보지 않은 아이들은 물리자마자 크게 부풀어 오르면서 염증을 일으키곤 하기 때문에 비상이 걸리는 것이다.
인간도 먹이사슬이라는 생명현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 사슬을 이기고 살아남으려면 스스로의 방어기전을 갖추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가 없게 되어 있다. 내 안에 설치되어 있는 최고 최상의 방어 기전이 과학이라는 이름, 약이라는 이름 앞에 아무 소용이 없는 것처럼 잘못 포장된 세상을 보면 답답한 생각을 금할 길 없다.
몇 년 전, 눈물이 안 나와 인조 눈물을 넣고 사는 사람을 본적이 있다. 얼마나 힘든 삶인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는 것이 그분의 얘기였다. 약이 아무리 좋다고 하나 몸이 몸을 보호하기 위해 창조주가 사람을 만들 때부터 만들어 준 기능을 감히 능가할 수 있을까? 인위적으로 잘 쌓은 둑이 제대로 잘 쌓여졌는지 아닌지는 큰 홍수가 나 봐야 안다는 진리가 있다. 무조건 청결만이 능사는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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