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열차와 한반도의 우기(雨期)
폭염열차와 한반도의 우기(雨期)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08.28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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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주/경남환경연구원장

 
올 여름은 폭염과 열대야의 극치를 느끼며 우리는 이제야 기후변화를 피부로 절감한 것 같다. 가뭄과 홍수, 기록적인 최고온도와 인체온도를 훌쩍 넘어 40도를 오르내리는 이상기후를 맛 보았다. 여러가지 기상현상에‘기록적’‘유사이래’라는 꼬리표를 붙이며 그것을 기후변화 탓이라고 믿고 있다.
우리는 이상 기상이 아닐지라도 기후변화는 이미 진행 중이고 인간의 힘으로 되돌릴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섰을지 모르며, 21세기는 인간의 마지막 세기가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싸여 기후문제에 포기를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현재의 상황은 아닐지라도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환경이 극단적으로 변화한 상황을 배경으로 한‘투모로우, 불편한진실, 설국열차’등의 영화가 미래의 수많은 가능성 있는 일 중의 하나라도 발생할 수 있는 상황설정으로 극화해 기후변화에 대한 대중적인 경각심을 더하는데 일조를 한다고 볼수도 있다. 하지만 기후변화문제가 피부와 와 닿는다고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영화 중 지구온난화로 지구의 온도가 너무 높아지자 세계정부는 급속 냉각제를 우주에 쏘아 올려 지구온난화현상을 막아 보려고 하지만 냉각제로 인해 지구는 새로운 빙하기를 맞게 되는 내용으로 극화 된 설국열차를 1000만 명에 가까운 국내 관람객이 몰리면서 동시에‘폭염열차’타고 달리고 있었다.
이제 '기상이변'은 더 이상 '이변'이 아닌 시대가 되었다. 한반도의 우기(雨期), 한국형 스콜(Squall)이라는 신조어가 생길만큼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 10년간 자연재해로 약 700여명이 숨지고 직접적인 재산 피해만 20조원에 육박했다. 한반도의 급격한 기후변화는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되었지만 이에 대한 자연재해 방지대책은 기후변화의 속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옛말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고 했다. 재난 뒤에야 허둥지둥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행동이지만 소를 잃고 나서도 외양간을 고치지 않는 것은 더욱 큰 문제이다. 앞으로도 더욱 심화될 한반도 기후변화와 자연재해에 대한 충분한 대비책이 준비 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 들어 지구온난화로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면서 바다 에너지가 태풍에 전달돼 그 위력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태풍은 자연재해의 6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우리에게 큰 피해를 주는 기상현상이다. 이 같은 열대성저기압은 세계 여러 지역에서 발생하는데 인도양에서는‘사이클론’, 동아시아에서는‘태풍’, 북아메리카 카리브해에서는 ‘허리케인’,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윌리윌리’, 필리핀에서는‘바기오’라고 부른다. 1~2일에 걸쳐 한반도를 지나가는 태풍은 우리의 생명을 앗아가기도 하고 평생 일군 삶의 터전을 폐허로 만들어 버린다. 태풍은 해상수온이 26.5℃이상 되는 곳에서 주로 발생하는데 바닷물이 증발해 수증기가 되면 하늘로 올라가 작은 물방울이나 얼음 알갱이로 변하면서 열을 방출한다. 이 열로 대기는 더욱 따뜻해지고 바다에서 만들어진 수증기는 하늘로 올라가 커다란 비구름을 형성하게 된다. 이런 현상들로 태풍이 만들어 지다보니 지구가 더워지면 태풍의 강도도 세질 수밖에 없다. 최근 10년(2002~2011년)간 일어난 태풍은 한해 평균 22~23개에 달한다. 이중 2~3개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다. 지난해에는 4개의 태풍(카눈·볼라벤·덴빈·산바)이 한반도에 상륙했는데 1962년 이래 한 해 동안 가장 많은 태풍이 한반도에 영향을 준 것으로 기록됐다.
지난여름 중국의 3분의 1 지역이 연일 40도를 오르내리며 인명과 산업피해를 일으킨 폭염사태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분석 되고 있는데 지구온난화 영향도 크지만 환경을 고려치 않은 성장 일변도식 경제정책에 의한 지구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대기 기류에 이상이 생겨 사상 최악의 폭염을 만들어내고 있다. 또한 자연 현상만이 아닌 '자동차와 산업단지에서 배출되는 배기가스가 인공 열을 만들어내면서 중국 전역에 열섬(heat island)이 조성되고 있는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되고 있다. 현재의 지구는 용광로형 폭염과 게릴라형 집중호우, 싹쓸이 태풍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이유가 지구온난화라는 진단을 받은 지 오래며 특히 한반도는 아열대성 증후군으로 이미 '한국형 폭염열차'가 달리고 있다고 진단됐다. 피부암을 유발시키는 오존층 문제와 더불어 한국형 폭염열차 그리고 지구의 설국열차를 멈추게 하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충격요법이 절실한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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