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을 때 다리 저리다면 '척추관 협착증' 의심
걸을 때 다리 저리다면 '척추관 협착증' 의심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09.04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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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유식/새움병원 척추신경외과 원장

“천천히 좀 가!” 경기도에 사는 김영자(64·가명)씨는 친구들과 마트에 가서 쇼핑을 하고 맛있는 것을 먹으면서 이야기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수개월 전부터는 걸으면 다리에 통증이 와서 가다가 쉬어야 하고, 심한 경우엔 앉아야 통증이 사라진다. 다른 사람이 보면 앉아서 하는 행동은 전혀 이상이 없어 꾀병처럼 보이기도 한다.최근에는 더 심해져 서 있기만 해도 다리로 전기가 오는 것처럼 저리고 불편해서 근처 병원에서 물리 치료를 받고 있는데 증상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전문 병원을 찾아 정밀 검사를 한 결과 그동안 괴롭혀 오던 증상의 원인이 척추관 협착증인 것을 알게 되었다.


척추관 협착증은 척추 후방을 지나는 신경 다발의 통로인 척추관이 여러 원인으로 좁아지면서 이를 통과하는 신경이 눌려 여러 가지 증상을 유발하는 병이다. 선천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개는 나이가 들면서 척추의 퇴행성 변화를 동반하여 척추가 불안정해지고 신경을 싸는 인대가 두꺼워지면서 신경을 압박하게 되어 다양한 증상을 유발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보행 시 다리가 저리면서 허리를 굽히거나 앉으면 증상이 완화되는 신경학적 간헐적 파행이다. 오래도록 방치하면 하지의 위약이나 이상감각, 심하면 마비로 진행되기도 한다.일반적으로 척추관 협착증의 진단은 역동적 척추 단순 촬영과 MRI, CT 등의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현재는 신경과 추간판의 상태까지 정확하게 볼 수 있는 MRI가 가장 유용한 검사이다. 그러나 일부 혈관 질환의 경우, 척추관 협착증과 유사하게 증세를 호소해 의사의 좀 더 정확한 진단이 요구된다. 구별이 매우 어려운 경우엔 혈관 초음파 검사까지 하게 된다. 치료는 먼저 보존적인 치료를 시행한다. 보존적인 치료는 안정과 운동제한을 하고, 약물 치료로는 소염진통제, 근육이완제 등을 투여하게 된다. 열 치료, 초단파 치료, 마사지, 견인 치료 등의 물리치료법도 있으며, 급성기 증상이 완화된 후에는 등척성(근육의 길이변화 없이 긴장만을 주는) 굴곡 운동과 과신전 운동 등의 운동요법이 도움이 된다.

그러나 보존적 치료에 호전이 없거나 근력 저하, 척수손상의 증상, 마미총 증후군 등이 생길 경우 현미경을 이용한 미세 신경 감압 수술을 시행한다. 요추의 경우 감압술은 두꺼워진 황색인대, 후관절 돌기 내측, 추간판 등을 충분히 절제하여 감압시켜주는 것이다. 신경근병증 소견이 있을 때에는 추간공 확장술을 충분히 하여 신경근이 눌리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절제술 후 척추 불안정이 염려될 때는 추체간 또는 후측방 골 유합술을 시행해야 하고, 여러 가지 금속 내고정 장치를 이용하면 척추의 안정도를 높이고 변형을 교정할 뿐 아니라 골 유합율을 높이고 조기 보행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협착증 치료에 비수술적 치료인 경막외 감압 신경 성형술이 좋은 결과를 보여 과거에 수술적 치료로 해결하던 환자의 상당수를 비수술적 치료로 해결하고 있다. 이 방법은 꼬리뼈를 통해 가는 관을 삽입하여 좁아져 있는 신경사이로 진행시켜 유착을 박리하고 염증성 반응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짧은 입원기간과 조기에 직장 및 생활에 복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척추관 협착증은 대부분 퇴행성 변화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조기 진단 및 치료로 후유증을 남기지 않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최신의 방법이 효과적일지라도 신경 증상이 많이 진행이 된 경우에는 치료의 결과가 떨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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